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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YWAM 최재선 선교사, 20대 여성 성폭행 의혹
피해자 "'아빠'라며 따랐는데 강제 성관계"…최 선교사 "강제성 없는 연인 관계"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6.11.3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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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탄자니아YWAM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20대 여성 봉사자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탄자니아 말로 '아빠'라는 뜻의 '바바'에 선교사의 성(姓)인 '최'를 붙여 현지인들에게 '바바초이'라고 불리는 최재선 선교사(64)다.

최재선 선교사는 탄자니아 두 지역에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교육하는 '뉴비전스쿨'을 운영 중이다. 사건은 최재선 선교사가 2015년 개척한 지역에서 발생했다. 최 선교사 부인은 기존 사역지를 담당했고, 최 선교사는 새 개척지를 담당했다. 사역지는 한국인 스태프 15명, 현지 스태프 15명이 일하는 정도의 규모였다. 피해자 A는 2015년부터 이곳에서 1년간 봉사했다.

"아내는 레아, 너는 라헬"

사건이 발생하기 전, A는 탄자니아에서 9개월간 별문제 없이 생활했다. 2015년 10월 24일 밤, 감기에 걸린 최재선 선교사가 A를 자기 방으로 불렀다. 현지 캠프는 가족적인 분위기라, 최 선교사가 아프면 스태프들이 그의 방에 가서 부항을 떠 줄 때가 있었기 때문에 A는 별생각 없이 최 선교사에게 갔다.

A는 최 선교사가 방으로 들어온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입을 맞췄다고 진술했다. 최 선교사가 바지를 벗겨 성폭행하려고 했지만 A가 완강히 거부해 미수에 그쳤다고 했다. 

당황한 A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궜다. 다음 날, 최재선 선교사가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왔다. 최 선교사는 회개하는 꿈을 꿨고 예수님이 십자가 보혈로 자신을 씻어 주었다며 A에게 용서를 구했다. A는 지난밤 일로 충격에 휩싸인 자신에게 십자가의 보혈로 씻김 받았으니 용서해 달라는 최 선교사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이 용서했다는 그 다음 날, A는 최재선 선교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했다. 이후 두 달간 A는 최 선교사가 밤낮없이, 하루에 2~3번 찾아올 때도 있었다며, 횟수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원치 않는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했다. 최 선교사는 아내와 함께 있을 때도 아내가 잠들면 자신을 찾아왔다고 했다.

A는 두 달간 최재선 선교사에게 몇 가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들었다. 부인과의 성관계는 만족하지 못하는데 A에게는 만족한다면서, 아내를 '레아'에 A를 '라헬'에 비유했다. 아내가 죽으면 A를 아내로 삼겠다고도 했다. 또 자신이 음란물을 즐겨 봤고, 50대 때 자신의 집에서 청소 일을 했던 현지인 2명을 성추행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최 선교사는 A에게 성폭행으로 A의 우울증이 심하게 되었다는 말을 아내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성경 구절 녹음해 보내기도

A는 지난해 말 탄자니아에서 돌아왔다. 한국에서 정신과와 한의원 치료를 병행했다. 최재선 선교사와 떨어져 있었지만 충격에서 헤어나기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성폭행 피해자가 보이는 반응이 나타났다. 자신이 더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고 폭로하지 않아 사건이 발생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책과 비난이 깊어 갔다.

최재선 선교사에 대한 양가감정도 있었다. 성폭행 후 A는 최 선교사에게 분노했다. 'Daddy'라고 저장했던 그의 번호를 이후 '최재선', '살인자'라고 바꿨다. 반면, 성폭행 전 9개월간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 줬던 그에게 고마움도 느꼈다. 고마움과 분노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혼란스러웠다. 양가감정은 가까이 지낸 사이에서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 중 하나다. 

A는 이 문제를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 6개월간 마음 앓이를 했다. 최재선 선교사는 계속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매듭을 지어야겠다는 마음에 A는 2016년 6월 한 달간 탄자니아로 갔다. 하지만 최 선교사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다시 생겼을 뿐, 성폭행 피해는 해결하지 못한 채 귀국했다.

A가 한국으로 돌아와도 최재선 선교사는 꾸준히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을 '아빠'라고 호칭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잠은 잘 자는지 일상을 물었다. 항상 잊지 않고 기도하고 있다며 사랑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성경 구절을 읽어 주거나 A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녹음해 음성 메시지로 보내기도 했다. A는 최 선교사의 성폭행으로 자기 인생이 망가졌다고 답했다. 그만 연락하라고 했지만 최 선교사의 문자메시지는 계속 이어졌다.

최재선 선교사는 메시지로 A에게 수차례 사과했다. A가 인생을 망쳤다고 답하자, 최 선교사는 그러면 자신도 망하겠다고도 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는 마가복음 말씀을 인용하며 자기가 지옥에 가겠다고 했다.

A에게 자주 메시지를 보내는 최재선 선교사의 행동은 아내의 의심을 샀다. 최 선교사는 A에게 올해 10월 말 "성폭행 때문에 네 우울증이 심하게 되었다는 말을 (아내에게) 차마 못 했다"며 자신과의 성관계는 아내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며칠에 걸쳐 "전심으로 근신과 회개를 철저히 하고 너의 아픔을 깊게 이해하겠다", "나의 거짓된 사랑, 거짓된 약속, 거짓된 꿈으로 너를 속이고 성욕만 채우는 데 급급했다", "내가 교도소로 간다 해도 기꺼이 순종하겠다"며 A에게 잘못했다고 고백했다.

최 선교사는 11월 10일, A에게 다섯 가지를 약속했다. △아내와 두 딸에게 죄를 고백한다 △탄자니아YWAM에 고백한다 △후원 교회에 사실을 알린다 △모든 사역과 선교사 직분을 내려놓고 일반인으로 돌아간다 △성범죄 형사법에 의해 모든 법적 처벌을 받는다고 했다. 세 번째 약속을 이행할 때 한국에 오겠다고 했다.

결국 최재선 선교사 아내도 최 선교사가 A에게 한 짓을 알게 됐다. 최 선교사 아내는 A에게 문자와 메일을 보내면서 용서를 구했다. 아내는 "이런 일은 다 상대방 잘못이야. 너가 원한 것은 아버지의 사랑이었고 따뜻한 부모의 사랑인데 이렇게 된 것은 전적으로 너의 잘못이 조금도 아니다. (최 선교사가) 완전 사단이 씌였다"고 했다.

"성폭행 아닌 사랑하는 관계"

최재선 선교사는 11월 23일 입국해 현재 한국에 있다. 최 선교사는 11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탄자니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파송한 한국예수전도단 측에 사실을 말하고 권고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직접 만나 입장을 듣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도 응했다. A에게 한 다섯 가지 약속 중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물을 참이었다. 그러나 만나기로 한 날 아침, 최 선교사는 갑자기 만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이후 한나절 기자의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응답하지 않다가, 밤늦게 다음 날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최 선교사는 30일 아침 7시 30분경 기자에게 '고백'이라는 장문의 글을 보내왔다. 그는 동역자였던 A에게 사랑하는 감정이 생겼고, 2015년 10월경 첫 성관계를 맺었다고 했다. 피해자가 본인의 방에 찾아오거나 본인이 피해자에게 찾아가는 등 A가 떠나기 전까지 수차례 성관계를 지속해 왔다고 주장했다. 아내가 있는 자신이 A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죄스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A가 12월 초 한국으로 돌아가고, 본인과 A는 그리움 속에 거의 매일 연락하면서 서로가 사랑하는 연인 관계임을 확인하곤 했다. 올해 3월 말 한국에서 A가 찾아 놓은 칸막이 카페에서 만나게 됐고, 그날 또 성관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재선 선교사는 3월 방문할 당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와 A와 미리 약속한 꽃구경과 여행을 가지 못했다며, A가 자신에게 배신감과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깊은 외로움에 빠지게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가족, 동역자, 한국 후원 교회에 알렸고 사역과 선교사 직분을 내려놓았다. 부인과 두 딸에게 깊이 사죄하며 마지막으로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최재선 선교사는 글에서 성폭행이 아니라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30일 아침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성적인 접촉이 처음 있던 10월 24일에도 애무를 하고 사랑의 감정을 나눴을 뿐, 성폭행을 시도했던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 선교사는 "상대가 거절하면 내가 억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피해자가 받아 줬다"며 서로 합의한 상태임을 강조했다. 본인이 피해자에게 '성폭행'을 시인하는 문자를 보낸 이유에 대해서는 "성폭행이라는 말은 피해자가 사용했기 때문에 (나도) 썼다"고 짧게 답했다.

A는 최재선 선교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10월 24일 아버지처럼 여기던 최 선교사가 자신을 강제추행했고, 절대 연인 관계가 아니었다고 했다. A는 "'아빠'라고 부르는 60대 남성과 어떻게 연인 관계가 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최재선 선교사 전화번호를 'daddy'라고 저장한 A. 시간이 지나고 이름은 '살인자', '최재선'이라고 바뀌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한국예수전도단과는 관계없다"

<뉴스앤조이>는 최재선 선교사를 파송한 한국예수전도단 대표간사 박석건 목사에게 연락했다. 11월 23일 사건을 처음 들었다는 박 목사는 이틀 뒤 피해자에게 사과문을 보냈다. "소속 선교사를 잘 지도하고 돌보지 못한 단체의 책임이 크다.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11월 28일에는 직접 최재선 선교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건 목사는 YWAM 시스템상 한국예수전도단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했다. 최재선 선교사를 파송하기는 했지만 이후 관리는 탄자니아YWAM이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 선교사는 한국예수전도단 초창기 파송 멤버로, 단체가 도의적 책임을 느껴 징계위원회를 꾸리고 피해자에게 사과문을 보냈을 뿐"이라며, 이번 사건은 선교사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 했다.

박 목사는 11월 29일 징계위원회를 꾸리고 최재선 선교사를 엄중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예수전도단은 최 선교사에게 △한국예수전도단 파송 선교사 자격 상실 △단체 내 직위 박탈 △단체 이름으로 모금 활동 불가 △전문 상담가와의 치료 △범죄 사실이 있을 시 자수하고 법적 처벌 감수를 제안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석건 목사는 아직 징계 혐의가 불분명하다고 했다. 피해자 이야기와 달리 박 목사는 최 선교사가 범법 행위를 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최 선교사가) 성폭행이라고는 하지 않고 A와 성관계를 맺어 왔다고 했다. 들은 내용만 보면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 선교사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며, 이번 일로 단체 내 충격이 크다고 했다.

박석건 목사는 최재선 선교사가 한국예수전도단의 권고안을 따르고 탄자니아 사역에서 사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최 선교사가 사역을 그만둘 경우, 선교지 재산에 대해서는 "그것 역시 탄자니아YWAM이 관할하는 문제다. 땅이나 건물 재산이 개인 이름으로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개인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사역 후 나올 때 탄자니아YWAM으로 명의를 돌리고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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