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목사가 새로운 예배 처소를 마련했다. C교회와 400m 떨어진 곳이다. 예배 중인 건물 3층에 불이 켜져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인과의 불륜 스캔들로 교회에서 쫓겨난 인천 C교회 A 전 담임목사가 인근에서 별도 모임을 시작했다. C교회와 400m 떨어져 있는 곳이다.

지난 주말 A 목사는 C교회 일부 교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기쁨의 집(Joyful House Fellowship)'이라고 명명한 임시 처소에서 주일 오전 예배와 새벽기도회, 수요 저녁 예배, 금요 기도회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문자메시지에서 "일부 교인들에 의해 고발된 총회(기독교대한감리회) 재판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으며, 한 가지 혐의만(D 권사와의 불륜 의혹)으로 출교 판결을 받았으나 이마저도 효력 정지 가처분을 받아 지난 10월 18일 담임목사 자리가 회복되었다. 그러나 재판 결과를 부정하고 교회 출입을 방해하며, 불의(不義)하게 강행된 인사구역회로 현재 예배를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는 11월 27일 임시 처소 '기쁨의 집'을 찾았다. 얼마 전까지 한 장로교회가 임대해 사용하던 건물에 입주했다. 내부에서는 텅 빈 공간에 의자와 악기 몇 개만 가져다 놓고 수십 명이 예배 중이었다. 강대상에 선 A 목사는 통성 기도를 인도하고 있었다.

잠시 후 기자를 알아본 교인들은 "나가라"며 끌어냈다. 교인들은 기자를 "우리 사유지이니 허락없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내쳤다. 일부 교인은 "(우리 목사님을) 그렇게 해 놓고도 예배드리러 왔느냐. 당신 교회 다닐 권한이 없는 사람이다. 염치도 없다. 뻔뻔스럽다. 낯짝 두껍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모임을 시작했는지 물었지만, 교인들은 "아무것도 물어보지 말라. 당신 양심에 따라서 하라"며 대답하지 않았다. "이런 말까지 기사 쓴다"며 더 이상 대꾸하지 말라고 제지하는 교인도 있었다.

교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좌)와 ㅇ병원 원장의 확인서(우). 지난주 ㅇ병원에서 예배했다가 병원장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처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ㅇ병원 원장은 병원 이용자들을 법정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 주 전 11월 20일 주일, A 목사는 C교회 인근 한 병원에서 예배를 했다. 자신을 지지하는 C교회 교인들을 불러 병원 환우들과 별도 모임을 연 것이다. A 목사는 최근 자신을 반대한 교인들이 C교회에 출입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그는 병원에서 진행한 예배 사진을 이 소송 증거 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알고 병원장은 격분했다. 순수한 예배가 아니라, A 목사 지지 교인이 많음을 보여 주는 자료에 ㅇ병원 환우들이 이용됐다는 이유에서다. 병원장은 자필 확인서에 "위 사진 대부분은 저희 (병원) 이용자들이며, C교회 교인은 15~20명에 불과하다"고 썼다. 병원장은 "저희는 왜 이러한 사진이 찍혀 법원에 제출되었는지도 모르겠으며, 우리 이용자를 법정 다툼에 볼모로 이용하는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A 목사는 교회를 떠나면서 이 지역에서 계속 목회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9월 25일 담임목사 자격으로 오른 마지막 주일예배에서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부름받았다. (중략) 나는 이 지역에 부름받은 목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 지역에서) 주의 일들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A 목사의 임시 거처는 개척이라기보다는 C교회에 복귀하기 위한 전초 기지로 보인다. 그는 최근 국내 7위권 대형 로펌을 선임해 교회와 교단을 상대로 C교회 복귀를 위한 각종 소송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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