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현 앞 바다에서 최근 규모 7.4 강진이 발생했다. 외신은 90여 차례 여진이 추가 발생했고 제2의 원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일본 내 불안감이 고조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원전 사고, 과연 일본만의 문제일까. 원자로 25기를 운영 중인 한국은 안전할까. 11월 24일 저녁 7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있는 광화문 KT빌딩 앞. 탈핵을 주장하는 기독교인 30여 명이 기도회를 열었다. 추운 날씨라 각자 두꺼운 외투, 털모자, 목도리를 착용하고 자리를 찾았다.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핵그련)가 주관하는 이번 기도회에 평소 탈핵에 관심 있는 목회자와 기독교인이 참석했다. 기도회 장소 주변에는 '잘 가라 핵발전소'와 '탈핵 NO'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울진, 삼척, 영덕 등에서 현재 가동 중인 25기의 원자로를 표시한 노란 지도도 눈에 띄었다.

"인간의 탐욕이 핵 만들었다"

기도회는 도상민 전도사(한신대 신학대학원 사회부장)의 기도로 시작했다. 도 전도사는 인간의 탐욕이 핵발전소를 만들어 냈다고 회개했다. 그는 "하나님 용서하여 주옵소서. 인간은 자연이 우리를 위해 있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수없이 자연을 탈취하며 살았습니다. 그 탐욕이 우리 주변에 있는 자원, 자본, 문화를 독식했고, 결국 '핵'이라는 결정체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자연의 선하고 아름다움을 파괴하는 이 괴물을 우리는 어떡해야 합니까"라고 기도했다.

이병일 목사(강남향린교회)는 대안이 있든 없든 당장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집행위원 이병일 목사(강남향린교회)가 '제대로 보고 듣고 말합시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탈핵 정책을 펼치는 전 세계 흐름과 반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제 전 세계는 핵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습니다. 후쿠시마 사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핵발전소는 전 세계를 향한 테러입니다. 모두가 위험성을 깨닫고 탈핵의 길을 가는데, 우리 정부만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이미 원자로 25개가 가동 중인데 더 많은 발전소를 짓겠다고 합니다. 이들은 국민과 모든 생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원자력을 둘러싼 핵 마피아와 자본을 지키기 위해 존재할 뿐입니다."

이 목사는 원자력을 미화하고 있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원전을 둘러싸고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일 중 하나가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친원전적으로 바꾸자는 겁니다. 핵발전소를 배경으로 한 해수욕장 사진을 들어가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고리원자력발전소의 좋은 점을 교과서에 넣어 달라고 합니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라고 탄식했다.

그는 당장 탈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나면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파괴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탈핵하자고 하면, 꼭 대안이 있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대안을 묻는 건 한가롭고 아둔한 질문입니다. 우리는 전력과 전기가 부족해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대안이 있든 없든 핵발전소는 맘춰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탈핵에 관심 있는 기독교인이 현장에도 방문해 제대로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자고 당부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탈핵 연합 기도회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마다 진행된다. 다음 기도회는 12월 28일(목) 저녁 6시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열린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 보전과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바라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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