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2010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독립한 순복음강남교회(최명우 목사)가 시끄럽다. 한때 2만 명이 출석했던 강남 초대형 교회는 1,500명으로 뚝 줄었다. 최근에는 담임목사 학위 사칭, 재정 횡령 논란을 빚고 있다. 교인 70~80명은 사실상 최 목사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순복음강남교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올해 2월 17일 수요 예배 시간. 순복음강남교회 장 아무개 장로회장은 최명우 목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최 목사가 '교회성장학' 연구 논문으로 목회학 박사 학위(D.min)를 취득한 것을 축하했다. 교인들은 꽃다발이 전달될 때 박수쳤다. 최 목사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늦깎이로 공부를 하게 돼서 쑥스럽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조용기) 원로목사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축하해 줘서 감사하다. 더욱 열심히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최명우 목사는 미국 뉴커버넌트대학(NEW COVENANT UNIVERSITY)와 일본신학교(JAPAN THEOLOGICAL SEMINARY)가 수여하는 공동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복음강남교회 최명우 목사의 박사학위 논란이 불거졌다. 한 장로는 학위 사칭 혐의로 최 목사를 고발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연구 논문 본 사람 아무도 없어"

9개월이 흐른 뒤, 최 목사가 취득한 박사 학위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월 21일 기자를 만난 순복음강남교회 A 장로는 뉴커버넌트대학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자료로 제시하며, 최 목사가 교인들을 기망했다고 말했다.

"미국 뉴커버넌트대학에 직접 문의한 결과, 최 목사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실이 없으며 다른 대학과 교류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쪽에서 New Covenant International University도 있다고 해서 확인해 봤다. 역시 최명우 박사가 누군지 모른다고 하더라. '일본신학교'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세 번이나 확인했다."

A 장로는 11월 중순경 최명우 목사를 '학위 사칭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는 "최 목사가 쓴 연구 논문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도, 최 목사는 박사 학위를 앞세워 강연과 설교를 다닌다. 교인들을 현혹하는 등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최 목사가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사칭하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2만 명이 넘던 교회는 2008년 최 목사 부임 이후 갈수록 줄고 있다. 지금은 1,500명밖에 안 된다. 최 목사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 제기되니까 거짓 박사 학위를 내세워 국면 전환을 시도한 거다."

순복음강남교회는 1983년경 여의도순복음교회 제2성전으로 출발했다. 한때 2만 명 넘게 출석할 정도로 크게 부흥했다. 2010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독립한 이후 교세는 점차 감소했다고 한다.

몇몇 교인은 교회가 쇠퇴해 가자, 6월경 교단 총회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원로목사 앞으로 탄원서를 전달했다. 교회에 문제가 많으니 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A 장로는 "내막을 알게 된 총회장님과 원로목사님이 최 목사에게 사임을 권유했다. 하지만 최 목사는 일부 교인의 중상모략이라며 맞섰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 "정당한 방법으로 박사 학위 취득"
담임목사 학위, 재정 문제로 순복음강남교회가 시끄럽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A 장로는, 최 목사가 업무추진비·선교지원금 명목으로 매월 600만 원씩 총 5억 원을 받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회에 사용 내역과 증빙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학위 의혹만 있는 게 아니다. 최 목사는 횡령 혐의로도 고발당했다. A 장로는 최 목사가 지난 7년간 교회 돈 12억 원을 임의로 썼다는 주장이다.

또 2010년 이후 교회 창립 기념일마다 1억 원씩 받았다고 했다. A 장로는 "7억이나 받았는데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알 길이 없다. 창립 기념행사에 썼다고 해도 액수가 너무 크다. 여러모로 의문투성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최명우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최 목사는 앞서 한 일간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입장을 짧게 밝혔다.

최 목사는 몇 해 전 일본 나고야 소재 신학교에서 목사들과 함께 공부했고, 올해 정당한 방법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것. 증빙 자료도 있다고 했다. 교회 공금은 내부 감사와 재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사용했으며, 교인 감소 문제는 한국교회 전반적인 추세라 주장했다.

문제를 제기한 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목사는 교인을 사회 법에 맡길 수 없어 자제하고 있을 뿐 모두 명예훼손과 무고에 해당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향후라도 최 목사가 입장을 밝혀 오면 이를 적극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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