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1년 이전 기사를 검색하기 원하시면 + 버튼을 눌러 주세요.
떠오르는 1인 시사 방송인, 미국 대선을 뉴욕에서 중계하다
[인터뷰] 쥐픽쳐스 '절대 존엄' 국범근 씨
  • 유영 (young2@newsnjoy.us)
  • 승인 2016.11.15 16:13
  •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뉴스 M (뉴욕) = 유영 기자] 1인 미디어 시대다. 아프리카TV, 유투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1인 미디어가 그야말로 대세다. 흔히 말하는 '먹방' 등도 원래 1인 미디어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이제는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시사'라고 부르는 영역도 1인 미디어 언론인들이 활약하는 시대다. 새로운 플랫폼 계정을 만들고,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찾아 보도한다.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복잡한 시사 주제를 설명하고, 함께 고민하며 대화하는 방송도 늘었다.

타임스퀘어에서 박근헤 퇴진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 국범근 페이스북

그런데 최근 트럼프가 당선된 미국 대선도 1인 미디어 언론인의 보도 대상이 되었다. 트럼프 당선자와 힐러리 클린턴의 본거지가 있는 뉴욕시를 찾아와 페이스북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1인 미디어 '쥐픽쳐스(G Pictures)' 운영자 국범근 씨다.

"미국의 다양한 욕구와 평가가 드러난 중요한 선거였으니 꼭 직접 와서 보고 싶었어요. 타임스퀘어에서 확인하면서 직접 보도했어요. 제 보도가 한국 언론보다 빨랐지요. 새벽 2시까지 제 방송 접속자가 7만 명은 되었던 것 같아요. 트럼프가 당선될 줄은 몰랐는데, 충격이 크네요."

미국 대선 결과를 풍자한 이미지를 제작해 올리기도 했다. 사진 국범근 페이스북

이제 막 20살이 된 젊은 언론인이 미국 대선을 보고, 확인하기 위해 자비로 뉴욕까지 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선 당일에 도착해 시차 적응도 못하고 바로 현장을 찾는 열심에 감탄했다. 

간략하게 국범근 씨의 영상 제작 경력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영상을 제작해 왔다. 당시엔 'UCC'라고 불리는 자체 제작 영상이었다. 그때 제작한 영상들은 한국의 고등학교가 주 무대였다. 학교 생황을 '디스커버리채널'에서 방송한 '베어그릴스의 Man vs. Wild'를 패러디한 'Man vs. School'이 그 시작이다.

이후 학교 생활과 정치 풍자, 여행기 등을 제작해 올리기 시작했다. 여러 UCC 공모전에도 출품했다. 그중 '한국 역사 인물 랩 배틀'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역사 속 인물들이 자신의 주장을 랩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신선한 시도에 사람들은 크게 호응했고, 유투브에서만 한 회당 30만 뷰 이상을 기록했다.

그랬던 그가 어느 날 <범근뉴스>로 시청자들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 총선이 있기 전, '새누리당 예비후보 조은비, 청년의 친구일까 아닐까'가 첫 주제였다. 당시 영상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로 확산했는데, 빠른 전개와 재미있는 편집으로 제작한 영상 뉴스는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시대 가장 핫한 스무 살 언론인 국범근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었다. 그는 짧은 미국 방문 일정에 방송하고, 여행하기 바쁘고 피곤한 가운데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었다. 빡빡한 스케쥴에 비집고 들어가느라 밤 10시가 되어서야 간신히 만날 수 있었지만 말이다. 자유의여신상을 보고 왔다는 그를 맨해튼 한인타운에서 만났다.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온 그에게 레모레이드 한잔을 건넸다.

밤늦게 인터뷰를 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반쯤 감긴 눈은 시차 때문이라며 거듭 괜찮다고 손사래를 친다. 미국 대선 중계와 그 결과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더니 점점 눈이 정상으로 돌아와 반짝거렸다. 그의 젊음과 열정이 이 인터뷰를 끝까지 이끌어 주리라 굳게 믿고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다음은 국범근 씨와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유명한 1인 미디어 언론인이다. 다른 이들과 달리 '시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영상을 만들다가 의미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제작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원래 관심이 많았던 시사 이슈를 선택했다. 그렇게 <범근뉴스>를 올해 2월부터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본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시사 이슈에 관심을 두게 된 국범근 씨는 불합리한 상황을 보여 준 5·18이 마치 공포영화 같았다고 말한다. <뉴스 M> 경소영

- 시사 이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기억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일이다. 5·18 민주화 운동을 그린 '화려한 휴가'를 보고 처음 시사 이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 비상식적이었다. 국민의 군대가 국민을 향해 발포하고 시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싸우는 모습이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중학생이 되고, 5·18 민주화 운동을 알게 되면서, 점점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자각하게 됐다.

- 나이 상관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방송한다. 준비는 어떻게 하는가.

모을 수 있는 자료와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실제로는 인터넷에서 회자하는 이슈를 정해 정보를 수집한다. 보통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다음으로 이러한 정보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한다.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 확실해지도록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 호응이 좋았던 회차가 궁금하다.

설리 인스타그램 논란을 이야기한 회차 호응이 뜨거웠다. 공감하는 사람도 많고,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세월호 2주기 기념 영상은 조회 수를 떠나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 한국 사회문제 중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무엇인가.

성 평등 이슈에 관심이 많다. 한국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화두인 이슈라고 생각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드러났다. 한국에서 논란이 된 낙태를 범죄화하려던 것에서도 여전히 여성 인권, 성 평등은 멀었다고 느꼈다.

- 성 평등 이슈에서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가.

우선 기본적인 성 상식부터 전달하고 싶다. 나도 2년 전까지 이러한 상식에 무지했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생각이 대부분 성차별과 잘못된 성 편견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많이 배웠다. 지금도 여전히 점점 깨닫고, 배우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도 보여 주고 싶다.

지금도 성평등은 요원한 상태다. 여성은 여전히 일상 속에서 위험을 느낀다. 유리 천장은 여전하다. 남성들은 여전히 모른다. 일상에 녹아진 편견과 차별, 고정관념을 서서히 깨 주고 싶다. 내 콘텐츠가 성 평등에 기여할 수 있기 바라며, 제작해 갈 생각이다.

- 이번에 미국에 와서 대선 결과를 보면서 무엇을 느꼈나.

암담했다. 솔직히 이런 결과는 예상 못 했다. 사실 내가 힐러리 클린턴 자식도 아니고 그 사람이 당선되든 말든 이해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정말 아니라는 생각에 힐러리를 지지했다. 어쨌든 트럼프는 약자와 소수자 차별, 혐오의 상징 아닌가.

아무래도 그 사람의 세계관 자체가 그런 것 같다. 전략이 그렇더라도 하면 안 되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 앞으로 4년, 혹은 8년 동안 세계를 아우를 패러다임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다. 젊은이로서 어떻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나 의아하다.

선출된 국가권력이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유용되었다는 것이 문제다. 국가의 민주적 시스템을 무너뜨린, 헌법을 유린한 권력이 잘못이다. <뉴스 M> 경소영

- 힐러리가 됐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나.

아직 보편적 민주주의 가치가 죽지 않았다는 걸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은 나보다 어린 세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착하고 바르게, 정직하게 살라고 하는 말이 미래 세대에게 의미가 있을까.

- 힐러리가 낙선한 것을 보고, 여성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처럼 나라가 망한다고 지적하는 이야기도 있다.

절대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박근혜가 여성이라는 이유나 아줌마라서 욕먹는 게 아니다. 비선실세 최순실이 누구 표현대로 '저잣거리 아녀자'라는 게 비판의 본질이 아니다. 선출된 국가권력이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유용되었다는 것이 문제다. 국가의 민주적 시스템을 무너뜨린, 헌법을 유린한 권력이 잘못이다.

실제 박근혜가 생물학적 여성일지 몰라도 성평등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 유리천장을 깨도록 도왔는가. 그런것 없다. 심지어 박근혜는 박정희 후광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불평등을 심화했다. 과연 이 사람에게 여성 대통령으로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 한국에서는 앞으로 계속 집회가 일어날 텐데, 어린 학생과 젊은 세대가 계속 거리로 나온다. 어떻게 보는가.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거리로 나와 국민의 권리를 주장했으면 좋겠다. 집에서 뉴스로만 보는 것과 전혀 다르다. 경험은 가장 좋은 민주주의 공부라고 생각한다. 현실이 이러한 상황인데, 눈감고 있는 건 민주주의 교육이 아니다.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거리에 나와 직접 느끼고 보아야 한다. 시민 정치를 배우는 좋은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을 바꿔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 지금도 훌륭한 언론인이지만, 더 전진하고 싶은 꿈이 있을 것 같다.

내공이 더 쌓이면 좋겠다. 어떤 주제든 더 좋은 전달자가 되고 싶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이야기 말고, 나만의 관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더 공부하고 싶다. 개인 방송은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뉴스를 올리는 시스템을 우선 고민할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자주 방송하고 싶다. 정기적으로 올리려면 함께 방송할 사람이 필요하다. 많이도 필요 없다. 제작 기획을 함께 고민할 사람 1명, 제작을 도와줄 사람 1명이면 충분하다. 라이브 방송 콘텐츠도 더 많이 올릴 수 있도록 연구할 계획이다.

국범근 씨는 지난 11일 맨해튼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집회에 참석해 영상을 촬영하고, 미국인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뉴스 M> 경소영

유영 / <뉴스M> 기자
본보 제휴 <뉴스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앤조이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제작됩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http://www.newsnjoy.or.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영의 다른기사 보기

추천기사

line "종교인 과세 형평성·투명성 보완" 국무총리 발언에 교계 반발
line 문대식 성범죄 사건, 내년으로 선고 연기 문대식 성범죄 사건, 내년으로 선고 연기
line 종교개혁 500주년, 분열로 얼룩진 교계 종교개혁 500주년, 분열로 얼룩진 교계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