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사탄 마크와 스타벅스 컵을 합성한 사진. 오른쪽은 2016년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컵.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기독교발 괴담. 이번에는 대형 커피 체인 스타벅스를 향했다. 스타벅스는 과거에도 동성 결혼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기독교인들의 비난을 산 적이 있다. 이번에는 스타벅스가 올해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컵의 새 디자인이 루머 대상이 됐다.

11월 10일경 기독교인들이 모이는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스타벅스가 사탄을 찬양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새로운 컵에 사탄 형상을 새기고 이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것. 메시지에는 슐츠가 기자회견에서 했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기독교를 파괴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사명이다. 우리는 어둠의 주인인 사탄의 디자인이 이 나라에 시행되는 것을 보기 원하며, 이 컵으로 어둠의 왕에게 충성을 외치기를 원한다. 루시퍼 만세!"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타벅스 CEO가 기자회견에서 정말 저런 말을 했을까. 메시지는 영어로 된 기사 페이지 링크를 소개했다. 링크를 따라가 보면, 인터넷 매체 <바빌론비> 기사가 뜬다. 기사 내용은 한국어로 번역된 메시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스타벅스가 '사탄 컵'을 출시하고 슐츠가 사탄을 찬양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것.

<바빌론비>는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보이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을 위한 풍자 뉴스 사이트다. 기독교인이 관심을 보일 만한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지만 모두 허구다. 가장 최근 올라온 기사 제목을 보자. "조엘 오스틴의 성경이 학대하는 주인으로부터 탈출을 감행했다", "유명 학자가 신약성경 주요 내용을 영화 '매트릭스'에서 훔쳐 왔다고 증언하다" 같은 내용이다.

한국 일부 기독교인들은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잘못된 내용을 마구 퍼 나르고 있다. 거짓된 정보가 올라온 카톡방에서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글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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