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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직에서 내려오라"
연세대 신학과 교수들 "세월호 7시간 밝혀라"…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 교수들도 시국 선언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6.11.10 17:24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시국 선언이 계속되고 있다. 연세대 신학대 교수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 교수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연합신학대학원 교수들은 11월 9일 "더 이상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 말고 책임지고 하야하라"고 했다. 세월호 사건 직후 묘연한 7시간 행방도 국민 앞에 명명백백 밝히라고 했다.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학(대전신대·부산장신대·서울장신대·영남신대·장신대·한일장신대·호남신대) 교수들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만큼 국민 대다수의 신뢰를 잃었다. 그 직에서 내려와 참회하라"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연합신학대학원 교수 시국 선언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는 못 한다" (마태복음 6:24)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는 못 한다"고 성경은 가르친다. 한쪽을 더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가볍게 업신여기는 까닭이다. 가난한 자가 복되다고 하시는 '하나님'을 섬기면서, 재물의 귀신 '맘몬'을 몰래 섬길 수는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출된 권력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함께 국민에게 두 주인의 행세를 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자신이 사이비 종교나 사교(邪敎)에 빠지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러나 대학에서 기독교 신학을 가르치는 우리들은 다르게 판단한다. 한국을 떠도는 사악한 귀신은 많기도 하여 군대라는 이름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맘몬'이라는 돈 귀신은 정직한 노동보다는 정경유착의 뇌물과 특혜가 얼마나 더 유력한 지름길인지 보여준다. '몰렉'이라는 인신 공양 귀신은 헬조선의 불구덩이에 내던져진 청춘들에게 대학 입학과 군 복무의 특혜도 실력이니 잘못 만난 네 부모를 원망하라고 말(馬)한다. 

청와대를 드나드는 귀신의 왕 '바엘세불'은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의 권력 순위를 1위부터 3위까지 다시 그려 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국민의 언로를 꽉 막아 버린 '벙어리 귀신'이 내어 쫓겨나 언론이 숨쉬기 시작하고 거리의 돌멩이들조차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청와대에서 굿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하는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 직후 7시간의 묘연한 행방에 대해서는 아직도 해명이 없다. 이것 역시 국민 앞에 명명백백 밝혀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마음이 아프다고 하지만, 국민의 마음은 더 아프다. 대통령의 불행보다 국민의 불행이 더 깊고 엄중하다. 앞으로도 대통령은 재차 대국민 성명을 통해 사과하겠지만, 국민은 사과가 아니라 정의를 원한다. 이제 국민은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일사(一死)를 각오한 사람의 말이 아니면 들을 여력조차 없다. 밝혀진 진실에만 뒤늦게 고개 숙이는 정치인의 사과는 오히려 국민을 부끄럽게 할 뿐이다. 

국민은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주체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통치를 위임받은 대리인이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은 국민의 권력을 자신과 몇몇 측근을 위해 사유화한 것에 대한 책임의 주체이다. 국민은 공정하지 않은 재산의 축척, 불의한 권력의 남용, 반칙으로 이루어진 교육 특혜를 단호히 거부한다. 특권과 반칙으로 국민의 뼈와 살과 피와 눈물을 팔아먹은 범죄자들은 처절한 반성과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을 낮추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 말고 책임지고 하야해야 한다. 국정 농단에 대한 대통령의 개인적 반성이나 정치권의 단계적 퇴진론을 참고 용인해 주기에는 국민의 살림과 생존이 너무나 곤고하고 엄혹하다. 국민은 대통령의 사과나 2선 후퇴가 아니라 정의를 원한다. 몇 사람의 관계자 처벌과 개각으로 민심을 돌리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혹자는 내치와 외치를 나누자고 하지만 과연 현 대통령이 국민을 외교적으로 대변하고 군사적 위협에 단호하게 행동할 결단력과 신뢰를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미봉책으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귀신 하나를 쫓아내었더라도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와서 형편이 전보다 더욱 심하게 될 수 있는 것이 불의한 세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물어야 하는 엄혹한 지금, 국가의 치료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해야 한다.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정의로운 국가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정의로운 대통령이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은 의롭게 사는 사람,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 권세를 부려 사람의 재산을 빼앗는 일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는 사람, 손을 흔들어 뇌물을 거절하는 사람, 측근의 음모에 귀를 막는 사람, 악을 꾀하는 것을 볼 수 없고 용인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이러한 국민적 명령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고 내려와야 한다. 

전대미문의 길,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우리 국민은 걷고자 한다. 난국 수습을 하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너무 늦었고 너무 멀리 갔다. 그러나 국민은 대통령보다 더 지혜롭다. 국민은 역사의 비참함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직시하고자 한다. 난국 수습은 국민이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다. 그렇기에 국민은 정치인보다 앞서 걷는다. 얼핏 연약해 보이지만 국민은 시대의 가장 민감한 한숨이며, 시대의 가장 정직한 양심이다. 정치인은 정파적 손익을 셈하기를 그치고 국민의 걸음을 따르라. 

대한민국의 신학자인 우리들은 과거의 무관심과 무력함을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회개하며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하나님은 의인을 보호하시고 악한 세력을 심판하신다. 정의로운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예수께서는 십자가와 부활로 저항하셨다. 우리 기독인 교수들 역시 주님을 따라 순종하며 저항할 것이다. 억울한 현실의 어둠, 참지 못할 불의에 대한 저항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우리 신앙의 양심이다. 소금은 제 몸을 녹여야 부패의 악취를 몰아내고, 등불은 제 몸을 태워야 어둠의 귀신을 물리친다. 

오, 하나님. 대한민국을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 국민을 도우소서!

2016년 11월 9일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 연합신학대학원
참여 교수: 권수영, 김동환, 방연상, 손호현, 유상현, 이대성, 임성욱, 전현식, 정미현, 정석환, 정재현, 정종훈, 조재국, 한인철 (가나다 순)

현 시국에 대한 우리의 참회와 선언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 유린"과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에 즈음하여 온 나라와 백성들이 참을 수 없는 분노와 허탈감, 그리고 깊은 수치심에 아파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또한 우리의 잘못을 참회하며 현 시국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은 '권력'과 '악한 영'이 사람들을 억압하고 우롱하며,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사라졌고, 마치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악의 권세가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을 위협할 때 개인적 피해를 염려하며 침묵한 죄를 참회한다. 또한 우리는 이 역사의 고통 속에 함께 신음하시는 성령의 탄식을 듣지 못하고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주권을 용감하게 선포하지 못하였음을 참회한다. 

특히 기독교의 일부 지도자들과 단체들이 그 악의 실체를 분변하지 못하고 그들과 영합하여 국가를 어지럽히는데 기여했음을 고백한다. 교회는 "오직 정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행하라."(미 6:8)고 명령을 받았기에, 불의와 탐욕을 묵인하고 동조한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며 통렬히 회개한다.

이제 우리는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 (행 2:18)라는 말씀에 의지하여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정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손을 잡고 더 용감하게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위탁받은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탐욕을 채우는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의 사건이며, 이 나라 이 백성을 사랑하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역사 개입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만큼 국민 대다수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그 직에서 내려와 참회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우리는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전말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힐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대통령을 포함하여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들이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을 앞 둔 시점에 벌어진 이 사건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시대의 징표이다. 이는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한국사회를 정의롭게 하라는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이자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이 시대의 십자가임을 고백한다. 죄와 사망에서 우리를 건지신 분이 우리 민족을 일제에서 해방시키시고 전쟁과 독재에서 구하셨던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오로지 진리를 선포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따라 행할 것을 다짐한다.

2016년 11월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교수 일동

현시국에 대한 우리의 신앙고백 서명 참가교수 명단

1. 장로회신학대학교(13:35분 현재)
강아람, 고원석, 고재길, 김경은, 김경진, 김도일, 김문경, 김민정, 김석주, 김성중, 김영동, 김운용, 김은혜, 김  정, 김정민, 김진명, 김태형, 김효숙, 류은정, 박경수, 박보경, 박성규, 박재필, 배정훈, 배희숙, 성석환, 손은실, 신옥수, 유선희, 이만식, 이미숙, 이병옥, 이상억, 이상일, 이수연, 이은우, 이지현, 이창호, 이치만, 임희국, 장신근, 정경은, 정기묵, 최진봉, 하경택, 한국일, 현요한 (총 47명)

2. 서울장신대학교
정병준, 송인설, 안택윤, 윤동녕, 이상은, 최경순, 장석종, 권광은, 허  림, 류호성, 안명숙, 김세광, 최영철, 박은미, 심우진 (총 15명)

3. 대전신학대학교
임채광, 정원범, 정창교, 조현상, 최현준, 허호익 (총 6명)

4. 호남신학대학교
강성열, 박일연, 신재식, 오현선, 홍지훈, 김금용, 김진영, 김형민, 김선종, 유승주, 박종화, 송인동, 최광선, 김병모, 박응수, 박용법, 최상도, 박흥용 (총 18명)

5. 부산장신대학교
김경양, 김정훈, 김형동, 최중하, 민경진, 배현주, 심석순, 이인숙, 주연수, 박종균, 박명화, 왕인성, 장보철, 탁지일, 황홍렬, 손영진, 차명호, 박  만 (총 18명)

6. 영남신학대학교
김규식, 김명실, 김승호, 김영호, 신문궤, 안승오, 오규훈, 송용섭, 김한성, 김양일, 이혜정, 고영은, 조지용, 김성룡, 유재경, 김수정, 황금봉, 오택현, 장순애, 이은혜, 최윤영 (총 21명)

7. 한일장신대학교
강정희, 김태훈, 김  인, 김웅수, 김은주, 김양이, 김윤이, 김상이, 남연희, 이남섭, 이영기, 이승갑, 이종록, 이혜숙, 양윤서, 윤매옥, 박영호, 박원선, 박형국, 배성찬, 백상훈, 신혜순, 소성섭, 주연숙, 조은실, 전낙표, 차명제, 차정식, 최영현, 홍세화, 최혜정 (총 3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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