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미국과 캐나다 지역 신학교에 재학 중인 신학생도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온라인에서 서명을 받아 11월 9일 138명을 확정했다. 신학생들은 "국민과 함께 분노하며 먼 타국에서나마 함께 촛불을 들려 한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 신학생들은 박근혜 정권이 그동안 "세월호 침몰과 졸속적 위안부 합의, 국정교과서 강행, 사드 배치 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종북'이라는 이름과 함께 '내가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원수들'로 낙인찍어 버렸으며,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던 의로운 농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최순실 사건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신학생 138명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빨리 퇴진하고 △검찰은 성역 없이 모든 비리를 명명백백히 수사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한 몸인 새누리당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권력을 비호해 온 '자칭' 기독교 세력은 회개하고 자신을 개혁하라고 제안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내가 왕 됨을 원하지 아니하던 저 원수들을 이리로 끌어다가 내 앞에서 죽이라" (누가복음 19장 27절)

온 국민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실상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 북미 한인 신학생들은 이에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며 먼 타국에서 나마 함께 촛불을 들려 한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한다. 먼저 우리는 최순실 세력과 함께 국정을 사유화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한 박근혜 대통령과 박근혜 정권을 규탄한다. 현 사태에서 우리는 최순실에 의해 박근혜가 조종당했다는 박근혜 피해자 프레임을 경계한다. 오히려, 공공성, 사회정의, 주권재민이라는 헌법적 질서와 민주공화국의 기초에 근거해 볼 때, 박근혜와 박근혜 정권이야말로 국정 농단의 주체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배신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한 자들에게 단 하루도 국정을 맡길 수 없다.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비유가 있다. 어떤 귀인이 하루는 자신의 종들을 불러 상당한 돈을 주면서 "이 돈으로 장사를 하라"고 명령을 하고는 왕위를 받으러 먼 나라로 떠난다. 왕위를 받고 돌아온 귀인은 종들을 불러 지금까지 어떻게 장사를 했는지 묻는다. 주인의 돈으로 10배의 이윤을 남긴 첫 번째 종은 10 고을을 차지하고, 5배의 이윤을 남긴 두 번째 종은 5 고을을 차지하는 횡재를 누린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주인은 부재 중 재물을 축적했고, 종들은 종의 신분에서 권세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주인의 돈으로 이윤을 남기기를 거부한 사람이 있었다. 세 번째 종은 주인이 준 돈을 그대로 내 놓으며 그것을 수건으로 고이 싸두었던 이유가 "당신이 무서워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당신은 두지 않는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나이다." 이 말에 분노한 주인은 그 돈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내가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원수들을 끌어내 죽이라"고 명한다.

이 이야기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기 전, 하나님의 나라가 곧 임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던 사람들에게 하셨던 말씀이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들으며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비유에 등장하는 주인으로 이해했을지 모른다. 그런 메시아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예수님은 이 비유가 말하는, 즉 헤롯이 보여 주었던 왕의 모습이 아닌 세 번째 종이 보여주었던 고발자의 모습으로 부당한 권력에 저항했고, 기존 체제와 맞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삶의 방식을 제시했고, 그 대가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최근에 드러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바라보며 예수님의 이 비유가 더욱 생각나는 것은 정의의 개념을 상실한 주인과 부당한 권력의 비호 아래 이득을 챙기려는 종들로 가득한 한국 사회를 목도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은 세월호 침몰과 졸속적 위안부 합의, 국정교과서 강행,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종북"이라는 이름과 함께 "내가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원수들"로 낙인찍어 버렸으며,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던 의로운 농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최순실 사태 이후 뒤늦게 발표한 담화문에서도 대통령은 권력자의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음을 보여 주었다. 국민들은 당신이 대통령이기를 더이상 원치 않으며, 새누리당을 비롯한 당신의 비호 세력들이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거부한다. 박근혜 정부와 현 정권이 권력의 자리에 앉아 헌법을 유린하고, 그들과 다른 의견을 가진 국민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재물에 눈이 멀어 부정의를 정의로 포장하는 한, 우리는 우리의 주님 되신 예수님의 뒤를 따라 부정의에 대항할 것이며 예언자적 역할을 다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박근혜는 온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대통령직에서 사퇴하라!
검찰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성역 없이 모든 비리를 명명백백 밝혀내라!
박근혜 정권과 한 몸인 새누리당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지라!
권력을 비호해 온 "자칭" 기독교 세력은 회개하고 자신을 개혁하라!
우리의 최종 목표는 대한민국 사회의 혁명적 변화임을 위대한 국민들께 제안한다!

"주여!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나라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서명자

강민휘 강병희 강선구 강선아 강신원 곽여진 김강산 김경래 김경중 김광일 김규현 김대경 김동성 김동성 김백희 김보미 김선빈 김성란 김성래 김성우 김성혁 김신명 김영중 김영화 김완중 김윤경 김윤정 김은영 김은주 김재은 김지훈 김지훈 김진석 김진숙 김취운 김태완 김현선 김현우 김형철 나수아 나혜민 남궁화경 남요셉 남지선 류재성 류헌조 문성일 민기욱 석진철 설재록 신은향 박경준 박덕렬 박은주 박정은 박치호 박한별 박현호 박형규 박혜인 박혜진 배신철 백용석 엄재호 오병우 유승리 유승현 유재훈 윤만근 윤이실 이경목 이경훈 이경희 이동우 이민창 이민형 이병호 이보람 이상규 이상현 이성문 이성호 이성환 이새벽 이소명 이순재 이원광 이재욱 이정재 이정철 이지성 이태웅 이형주 전대혁 전선희 전성복 전찬용 정다혜 정대경 정대준 정동현 정성은 정수진 정유진 정재웅 정희영 조내연 조성래 조영광 조요한 조용현 채홍락 최미선 최사라 최우로 최우영 최유신 최찬영 최찬익 최한성 한수현 한우리 함승복 허석헌 허현 홍성진 홍진영 홍혜빈 황용연 황현웅 Andrew Kunyoung Lee, Euihyun Chung, Eugene Lee, Heeyoung Chung, Joseph Kwon, Kwan Byung Chae, Luke Park, Myounghun Yun

서명자들의 소속 학교

American Baptist Seminary of the West, Asbury Theological Seminary, Baylor University, Boston University, Brite Divinity School, Chicago Theological Seminary,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 Claremont School of Theology, Columbia Theological Seminary, Columbia University, Dominican School of Philosophy and Theology, Drew University, Eden Theological Seminary, Emmanuel College, Emory University, Fuller Theological Seminary, Garrett-Evangelical Theological Seminary, Graduate Theological Union, The Jesuit School of Theology at Santa Clara University, Lutheran School of Theology, McMaster Divinity College in McMaster University, Nazarene Theological Seminary, Pacific School of Religion, Perkins School of Theology,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Saint Andrew’s College, Saint Michael’s College, Saint Paul School of Theology,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 Toronto School of Theology,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Union Theological Seminary, University of Chicago, University of San Francisco, University of Toronto, Vanderbilt University, Wesley Theological Seminary, Yale University

총 북미 38개 학교의 한인 신학생 13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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