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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려고 총신 왔나"
학생들 "재정 비리 의혹 밝히고 사퇴하라"…김영우 총장 "양심에 떳떳하다"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6.11.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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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총장은 즉각 사퇴하라!"
"금품 비리 즉시 해명하라!"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총신대학교 학생들이 김영우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장시간 시위를 벌였다. 11월 8일 오전 11시 20분께 종합관 1층 로비에 모인 학생들은,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김영우 총장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김 총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부총회장 후보가 될 수 있게 해 달라며 박무용 당시 총회장에게 2,000만 원을 뇌물로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9월 20일 박무용 전 총회장은 김 총장을 배임증재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다른 한 가지는 기숙사 신축 문제다. 총신대학교는 올해 기숙사 신축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법인 이사들로 구성되어야 할 5인 건축위원회가 학교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재단 이사회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숙사 신축을 강행하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 '행복기숙사' 사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도, 이를 신청하지 않은 점도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종합관 로비에서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은 약 1시간이 지나고 2층 총장실 앞으로 몰려갔다. 총장에게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서다. 이들은 총장실 앞 복도에 줄지어 앉아 구호를 외쳤다. 시위는 기도회로 바뀌었다. 총신의 회복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하고 찬송을 불렀다.

시위를 시작한 지 약 2시간 30분이 지난 후 드디어 총장실 문이 열렸다. 김영우 총장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짧게 답하고 들어갔다. 한 학생은 "우리가 1분짜리 대답 들으려고 지금까지 시위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이 총장실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김영우 총장은 양심에 어긋난 짓은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총장 차에 학생 발 밟혀…김 총장 묵묵부답

일부 학생은 총장실 안으로 몰려가 제대로 된 해명을 요구했다. 총장실 안 집무실 문 앞에서 다시 구호를 외쳤다. 김영우 총장과 함께 있던 몇몇 목사가 학생들을 제지했다. 학생들이 "목사님들은 누구냐. 학생들은 학교의 주인이다"며 소리를 높였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집무실 문이 열렸다. 김 총장은 동료 목사들과 함께 학생들을 뚫고 총장실을 빠져나왔다. 학생들도 이들을 뒤따랐다.

김영우 총장 일행은 종합관 앞 주차되어 있는 차로 향했다. 학생들이 차를 에워쌌다. 학생들은 오전부터 외치던 구호를 반복했다. 의혹 해명과 총장직 사퇴다. 그러나 김 총장은 차 안으로 들어가 문을 열지 않았다.

차에 시동이 걸리더니 학생들을 조금씩 밀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때 비명 소리가 났다. 한 학생 발등이 차 뒷바퀴에 밟힌 것이다. 학생들이 손으로 창문을 두드리며 "사람이 밟혔다", "차를 빼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차는 잠깐 후진하더니 다시 전진하려 했다. 흥분한 학생들이 차를 둘러싸고 앞을 가로막았다. 김영우 총장은 여전히 차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구급대원과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발을 다친 학생은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이송됐다. 학생들은 총장이 탄 차가 학생 발을 밟았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출발하려 했다고 경찰에게 진술했다. 운전수는 학생들이 차를 둘러싸서 경황이 없었다고 말했다. 총장은 계속해서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지난한 대치가 계속됐다. 차량은 시동을 켠 채 종합관 앞에서 대기했다. 학생들도 그 앞에서 "총장 OUT", "김영우 총장 사퇴하라", "내가 이러려고 총신 왔나"라고 적힌 피켓을 차창 앞에 보였다.

한 학생 발등이 김 총장이 탄 차 뒷바퀴에 밟혔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김영우 총장은 차를 타고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려 하자, 학생들이 이를 제지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두 시간 동안 질의응답…서로 다른 입장 반복

오후 3시 40분께, 김영우 총장이 차에서 내렸다.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제대로 답하라는 학생들 요구에 응한 것이다. 내리기 전 김 총장은 총학생회장에게 질문을 종합해 서면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총학생회장이 창문 틈으로 질문지를 총장에게 건넸다.

질문을 굵직한 내용 위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박무용 총회장에게 2,000만 원을 건넸는지 △2,000만 원 출처는 어떻게 되는지 △왜 기숙사 신축을 강행하는지 △올해 초 강호숙 교수가 해임된 이유가 무엇인지 △왜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학생들을 피하는지 등이다.

학생들과 김영우 총장 간 문답은 종합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됐다. 학생 300여 명이 김영우 총장을 둘러쌌다.

학생들과 김영우 총장은 2시간 동안 대화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김 총장은 학생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정 비리 의혹에 자신은 "양심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퇴할 의사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직 법적으로 자신이 죄를 저질렀는지 그렇지 않은지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기숙사 신축 문제도 김 총장은 학교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학교 이익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투명성을 위해 건축위원회에 학생을 포함해 달라는 요청은 거절했다.

강호숙 박사가 해임된 이유를 밝히라는 질문에는 자신도 몰랐다며 인사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문답은 두 시간 동안 계속됐다.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김영우 총장은 의혹을 부인하거나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쪽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종합관 로비에 남아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교육부에 감사를 요구하거나, 언론에 학교 문제를 알리는 등 여러 얘기가 오갔다. 총학생회는 가까운 시일 안에 예장합동 김선규 총회장을 만나 총회가 나서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계속해서 학생들 의견을 모아 김영우 총장 사퇴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자리에 있던 몇몇 교수도 학생들과 뜻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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