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스웨덴 루터란 교회를 방문했다.

[미주 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500년 전 가톨릭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종교개혁을 기념하기 위해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웨덴을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스웨덴 루터란 교회 방문은 지난 1517년 마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이 시작된 이후 500년 가까이 분열되어 왔던 두 교회의 화합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는 평을 받고있다.  

예수회 잡지인 <아메리카>의 바티칸 통신원인 제러드 오코넬은 "교황의 스웨덴 방문은 가톨릭과 루터교 양측이 종교개혁 당시 범했던 잘못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는 것이다. 가톨릭은 스스로의 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루터 측은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하고 밀어붙인 측면이 강했다"라며 "교황이 종교개혁을 함께 기념하기 위해 참가한 이번 방문은 가톨릭과 루터교 사이의 관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고 평했다.

교황은 이번 방문 이전에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에 대해 '위대한 개혁가'라는 칭송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한때 가톨릭교회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되었던 루터에 대해 "마틴 루터는 탐욕과 권력욕으로 타락한 교회에 반기를 든 당시 최고의 지성이자 위대한 개혁가였다. (하지만) 오늘날 가톨릭과 개신교는 (여전히) 마틴 루터 당시와 같은 주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신학자는 교리를, 교회는 일치를"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보여 온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해 왔다. 교황의 이러한 행보는 1960년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추진된 교회 일치를 위한 대화를 시작한 가톨릭의 결정과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교황은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에 존재하는 교리적 논쟁에 대해서도 "신학자들이 이러한 차이를 좁혀가는 동안, 두 교회는 가난, 이민, 난민, 기독교 박해 등과 같은 이슈에 대해 함께 공조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교리를 뛰어 넘어 교회 일치가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스웨덴 루터란교회 방문 중에도 교황의 바람과는 달리 여전히 교리적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개신교와 가톨릭은 '교황 제도', '만인제사장설', '성만찬 논쟁'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주요 교리 논쟁을 가지고 있다.

교황의 이번 방문 중 양측 교회에 가장 난감한 주제는 '성만찬'이었다. 바티칸과 루터란 교회 모두 "성만찬을 나누는 문제는 두 교회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라는 것을 인정했다.

'성만찬' 문제가 두 교회의 연합에 주요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과거 '성만찬' 문제에 대해 보여 준 결정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교황은 1년전 로마에 있는 루터란교회를 방문했을 때 "만일 양심이 허락한다면 가톨릭 남편과 결혼한 루터란 여성은 남편 교회(가톨릭)에서 성만찬에 참여해도 좋다"는 진일보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루터란세계연맹의 총비서인 마틴 융어(Martin Junge) 목사는 이러한 교황의 입장에 동조하는 평을 전하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두 교회가 식탁 주변에서 느끼는 반목에 대해 좀 더 창의적이고 용감한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재영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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