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교수 3명이 6년간 사랑의교회로부터 받은 돈이 총 3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랑의교회 재정 장부에서 총신대학교 김정우(은퇴)·박용규·김지찬 교수에게 지원된 명목을 살펴보면, 김정우 교수가 2억 1,050만 원을, 박용규 교수가 6,819만 원을, 김지찬 교수가 5,300만 원을 설교 사례비와 후원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받았다.

10월 17일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는 총신대 양지캠퍼스 앞에서 오정현 목사 편목 입학 과정 무효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며 이 같은 내용을 주장한 바 있다. <뉴스앤조이>는 자료를 입수해 세부 계정 명목을 살펴봤다.

섰다. 김지찬 교수는 2004년부터 주일예배 설교만 31번. 1~4부 예배 설교를 모두 하고 받는 평균 사례비는 400만 원이다. (사랑의교회 설교 영상 갈무리)

당시 보도한 대로, 총신대 교수들은 주일에 1~4부 예배 설교를 하고 현금(수표)으로 평균 300~400만 원씩 받았다. 단순 계산으로 설교 한 번에 100만 원 꼴이다. 재정 장부 열람으로 확인한 지급 액수는 김지찬 교수 5,300만 원(14회), 김정우 교수 2,050만 원(7회), 박용규 교수 750만 원(3회)다. 세 사람 설교 사례비만 8,100만 원이다.

교수들이 장부에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이 사랑의교회 강단에 섰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사례비를 받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김지찬 교수의 경우, 장부상 발견된 14회보다 실제 설교 횟수가 두 배 이상 많다. 그는 2004년부터 2016년 5월까지 주일예배 설교만 총 31번을 했다. 2010년에는 2월, 3월, 5월(2회), 6월, 7월, 8월, 9월, 10월 등 한 달에 한 번 꼴로 강단에 섰다.

김정우 교수도 장부상 영수증은 7개 발견됐지만 2004년부터 올해까지 총 17회 주일 강단에 섰다. 박용규 교수도 총 10번 주일 강단에 올랐다.

그뿐 아니라 교수들은 이런저런 명목으로 교회에서 기타 후원을 더 받았는데, 이 액수가 설교 사례비보다 더 크다. 김정우 교수가 설립한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은 사랑의교회로부터 이사회비 명목으로 해마다 3,000~6,000만 원씩 받았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받은 돈은 발견된 것만 총 1억 9,000만 원이다. 한국신학정보연구원 이사장은 오정현 목사다.

박용규 교수는 2006~2008년 3년간 이단 소송 후원금 명목으로 사랑의교회로부터 5,500만 원을 받았다. 박 교수는 이때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목사와 소송 중이었다. 이후 박 교수는 암 투병 중 570여 만 원의 후원을 받기도 했다.

갱신위는 10월 말 교수 세 명을 관할 세무서에 소득세 탈루 혐의로 신고했다. 원칙적으로 강사 사례비를 받으면 소득을 세무 당국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갱신위는 이들이 교수 신분으로 받은 설교 사례비를 소득 신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관할 세무서에서는 교수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통보해 온 상태다.

▲ 재정 장부 열람으로 확인된 사례비, 후원금 영수증(상)과 김정우 교수의 후원 요청 편지(하). 사랑의교회는 김정우 교수에게 이사회비 명목으로 2억 원 가까운 돈을 지급했다. 물론 교회가 후원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총신대 교수들이 사랑의교회로부터 받은 돈은 명목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 오히려 이단과의 소송을 지원하거나 신학 연구를 장려하는 등 교계 입장에서는 권장할 만한 내용들이다. 발견된 영수증 계정과목 중 상당수는 사랑의교회의 '한국교회 회복' 예산에서 지불됐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사랑의교회 지원이 세 교수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랑의교회에서 김정우·김지찬·박용규 교수를 제외한 다른 총신대 교수 설교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랑의교회 홈페이지에서 검색해 보면, 2001년부터 총신대 교수가 주일예배 강단에 선 횟수는 총 61회인데 이 중 58회가 김지찬, 김정우, 박용규 교수 설교다.

또한 이 교수들은 오정현 목사의 문제에 대해 사랑의교회와 '비밀 메일'을 주고받으며 대책을 논의했다. <뉴스앤조이>는 1일 김정우 교수가 쓰고 김지찬 교수와 주연종 부목사 등이 수신한 비밀 메일을 보도했다. 오정현 목사 편목 과정 무효화를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내용이었다.

교회 측은 "개인의 의견 진술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이 메일에는 "학교가 감춰 온 모든 자료들을 공개하도록 요청하라", "사랑의교회가 총신대 총장에 보낸 내용증명이 교수들의 정서에 영향을 주도록 총장이 프레임을 만들었다"와 같이 의례적인 조언이나 정보 전달로는 보기 어려운 내용들이 담겨 있다.

<뉴스앤조이>는 세 교수에게 설교 사례와 후원금 지원, 소득 신고 여부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이들은 전화를 거절하거나 받았다가 바로 끊는 등 모두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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