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책임을 져야 한다. 아니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대한민국이 병들어 죽는다." 교회협 교단장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 선언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동춘 회장) 소속 교단장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국 선언을 했다. 나라를 어지럽힌 국정 농단은 박 대통령의 잘못이라며 책임지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협 교단장은 11월 3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인근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오륜 총회장(기장), 전명구 감독회장(감리회), 최기학 부총회장(예장통합), 김필수 사령관(구세군), 김근상 의장주교(성공회), 이동춘 총회장(복음교회), 오황동 총회장(기하성), 김철환 총회장(루터회) 등이 참석했다. 기독교계 언론뿐만 아니라 JTBC, TV조선 등 종편도 취재했다.

김근상 주교가 대표로 '대통령계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시국 선언문을 낭독했다.

"대통령은 우리 믿음을 저버렸다. 이제 더 이상 대통령에게 희망을 두지 않는다.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중략) 내각도, 당도, 친박도, 비서진도, 비선 실세도, 최순실 일가에도 책임을 미루지 말라. 어느 누구보다 대통령의 잘못이다. 책임을 져야 한다.

청와대 비서진을 교체하고 개각을 해도 잘못이 숨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잘못과 죄인을 만들 뿐이다. 제발 스스로 손과 발을 묶어 달라. 그래야 이 나라가 산다. (중략) 우리가 처형당하는 심정으로 대통령께 마지막 기회를 드린다. 책임지고 법의 심판을 받아라."

시국 선언에는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반복해서 나왔다. 대통령 '하야'나 '탄핵'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질의응답 시간 김근상 주교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보다 소중한 것은 (박 대통령이) 잘못을 받아들이고, 사법 당국의 심판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도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동춘 총회장은 "물론 기도도 해야 한다. 기도와 더불어 엄중한 시기인 만큼 대통령이 솔직하게 자기의 잘못을 밝히고,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총무는 시국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12월 8일 범교단이 참여하는 대규모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 전에는 소속 교단 교인들의 동의를 밟아 만민공동의회 시국 선언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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