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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여, 몽매에서 깨어나라
콘스탄티누스주의에 빠진 기독교…십자가는 정치적 승리의 표지 아냐
  • 박철수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6.11.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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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교회는 콘스탄티누스주의에 깊이 빠져 있다. 콘스탄티누스주의는 정치와 기독교가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을 죽인 형벌 도구인 십자가가 어떻게 군사적이고 정치적 승리의 표지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십자가는 죽음에 이르는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표지이지 다른 그 무엇도 아니다. 십자가는 군사적 승리의 표지가 될 수 없고, 특히나 강력한 정치적 우두머리에게 주는 표지가 될 수는 더욱 없다. 여기에서 한 가지 교환이 이루어진다. 교회는 정치권력을 부여하고, 대신 황제에게는 종교 권력을 부여한다." - 자끄 엘륄, <뒤틀려진 기독교>(대장간)

초대교회는 고난과 역경에서도 서서히 성장하는 교회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것을 정치적 혜안과 통찰력으로 가장 먼저 바라본 사람이 로마제국의 왕 콘스탄티누스(Constantinus, 274~337년)였다. 콘스탄티누스는 기독교야말로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기독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그는 A.D. 313년 밀라노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해 주었고, 교회는 그동안 억압에서 벗어나 종교적 자유를 누리는 것에 한없이 기뻐하면서 콘스탄티누스에게 충성을 결의하였다. 이렇게 해서 기독교는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다.

"콘스탄티누스는 죽을 때까지 기독교인이 아니었고, 죽을 무렵을 몇 개월 앞두고 할 수 없이 세례를 받은 정도였다. 또한 그는 역사에 남을 매우 잔인한 통치자였다. 콘스탄티누스는 니케아종교회의 등을 집전하는 등 교회 문제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로마가 지배하는 곳마다 성직자들을 포진시켜 주었다." - 알렌 크라이더, <회심의 변질>(대장간)

기독교는 그 뒤 황제-교황-황제 순으로 권력을 주고받으면서 국가와 하나가 되었다. 이때부터 기독교는 크게 성장했지만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타락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국교회가 바로 콘스탄티누스주의에 빠져 있다고 본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교회는 항상 그때를 그리워하며 그때가 다시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금, 승리주의와 번영신학의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부터 황제숭배에 이어 이승만 정권,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등의 기득권 편에 항상 서 있었다[자세한 내용은 강성호의 <한국기독교흑역사>(짓다)를 참고하라].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 말씀을 기본적으로 기억하더라도 이건 분명 아니다. 한국교회는 역사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기보다 권력과 돈을 탐하였다. "해방 전후로 한국교회는 정치권력과 최대한 밀착함으로 교회의 이권을 고수하려고 몸부림을 쳤다."[김동춘, <대한민국은 왜?>(사계절)] 예수님이 가신 고난의 길과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 아닌가.

'바퀴 달린 십자가', 한국교회 민낯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은 2006년 1월 19일, 바퀴 달린 십자가를 메고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다. 바퀴 달린 십자가는 한국교회가 어떤 모습인지를 놀랍게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기독교의 십자가 상징을 코미디 풍자극으로 만들어 버렸다. 변질된 십자가다. 이건 일종의 십자가 모독이다. 십자가를 지는 것-진리를 위해 고난을 지는 것을 아주 쉽게 만들어 버렸다. 십자가는 있었지만, 지고 가기 쉬운 바퀴 달린 십자가였다. 지금 우리는 가득한 탐욕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할 때가 아닌가.

그 무리들은 또 시청 앞 광장을 채우며 미국(USA)을 향하여 "I LOVE USA"를 외쳤다. USA가 어떤 나라인가. 한국교회는 아직도 반공주의에 사로잡혀 USA가 어느 나라인지도 잘 모른다. USA가 신식민주의,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면서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계를 지배하려 하는 나라임을 최소한 알아야 한다.

어찌 목사들의 입에서 "I LOVE USA"라는 말이 나오며, 수많은 플래카드를 만들어 홍보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 "I LOVE JESUS"라고 해도 모자랄 판이 아닌가. 예수님 시대에는 로마가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이 있었고, 오늘에는 미국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모르는가. 한국교회, 특히 대형 교회를 비롯한 한기총 등은 미국의 실체가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면서 따르고, 그 편에 서 있다.

한국교회는 최대 보수, 기득권자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24일 시정연설에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이어지는 '최순실 게이트'에 온 나라에 휩싸였는데도 한기총은 서둘러 개헌을 해야 된다고 말한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그들이 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말했기 때문에 맹목적 지지를 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조건 기득권 편이요, 부자의 편인 것이 문제가 된다.

   

정교분리의 참뜻

나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어느 정도 역사적, 정치적 감각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철학, 역사 등 인문학적 소양을 갖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고 본다. 성경적 세계관을 폭넓고 깊게 이해하면서 현실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한국교회 지도자라는 목사들에게서 역사 감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교회 보수주의자들은 매우 정치적이면서 정치가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 안타까운 일이다. 80% 안팎에 이르는 한국교회 보수주의자들은 오직 믿음만을 강조하고 개인적, 내면적 영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십자가 중심도 아니면서 동시에 정치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예수 신앙은 하나님 앞에 죄인이요, 용서받은 자로, 평화를 만드는 자로, 세계를 새롭게 하는 자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가 <칼빈주의>에서 말한 대로 "성경적 세계관을 가지고 모든 영역에 침투하여 이 땅에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기 위해 정진하는 것이다."

성도는 하늘을 보고 땅을 보아야 하며, 땅을 보고 하늘을 보아야 한다. 하나님나라 복음은 개인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이다. 이 둘은 우리 몸과 영혼이 하나인 것 같이 하나이지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동전의 양면이다. 이것이 바로 총체적 복음(Holistic Gospel)이다.

한기총을 비롯한 대형 교회 지도자가 박 대통령 개헌 추진 선언과 '최순실 게이트'에 관심을 보이면서 정치적 견해를 나타낸 것은 당연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박정희 정권 아래에서 '사회적 동물'로 번역됐고, 이를 잘못된 번역이라고 지적한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인간은 정치적 존재다. 이것에 반대하여 정교분리를 말하면서도, 정교분리의 원래 뜻, 참뜻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한국교회는 교회와 정치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고 가르쳐 왔다. 대한민국 현행 헌법 제20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자유를 가진다"이고,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이다.

"이러한 정교분리 원칙 선언의 원조(元朝)를 일반적으로 미국 수정헌법 제1조(1791년 인준)에서 찾는다. '의회는 국교 수립에 관한 혹은 종교의 자유로운 행사를 금지하는 법을 재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교회와 국가의 분리에는 종교가 정치․경제 문제에 대해 일체 침묵을 지키고 어떤 간섭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정교분리의 원래 정신에 의하면 국가는 교회가 자신의 신앙적 양심에 따라 국가가 하는 잘못에 대하여 예언자적 발언과 행동을 하는 자유를 막을 권리가 없다. 우리는 미국의 정교분리를 오해하고 있다. 원래 미국에서 종교분리가 처음 실시된 것은 역사적으로 영국에서 정치가 교회를 너무 간섭하고 핍박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서로 대결하고 있는 정치․경제 구조와 제도들에 대해 중립을 지키거나 침묵하며 특별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질 정치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립이나 침묵은 결과적으로 지배적인 구조와 제도를 지지하는 효과를 낳는다." - 박득훈, <돈에서 해방된 교회>(포이에마)

거짓 평화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지난 총선, 한국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보수 기독교가 만든 기독자유당에서 표방한 선거 구호는 동성애 반대, 이슬람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다. 교회가 이해하는 수준의 정치는 이와 같이 무지한 수준이 아니다. 현실을 너무 모른다. 수많은 인문학자가 한국교회를 향하여, 한국교회가 얼마나 몽매한 집단인지 말하고 있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교회가 세상을 계몽하고 세상을 새롭게 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계몽하려고 하고 있지 아니한가? 성경은 기본적으로 인문학적인 책이다. 인문학을 모르고는 그 깊이를 간파할 수 없는 책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가 말한 대로 '값싼 은혜(cheap grace)'가 한국교회에 판치고 있다. 값싼 은혜는 아무런 순종도 책임감도 없이 입으로 시인하고 단지 세례를 받게 되면 구원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콘스탄티누스 시대가 그러했다.

예수님께서는 종교적 위선자인 바리새인들과 싸웠고, 사탄의 지배 아래 있던 로마에 저항하셨다. 로마는 오늘의 미국이다. 바리새인들은 내부의 적이었고 로마는 외부의 적이었다. 로마는 팍스로마나(Pax Romana)를 외쳤다. 로마가 '평화의 나라'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숨도 쉴 수 없는 우상숭배와 전체주의가 숨어 있다. 그것은 거짓 표어였다.

오늘의 미국도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외치고 있다. 세계를 휘어잡는 폭력과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미국은 자기 이익을 위하여 한국과 세계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끊이지 않는 무기 배치, 불평등한 주둔군 협정에서의 미국 모습이 이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미국이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랫동안 한 가지 생각을 주입받은 결과다.

자본주의는 성경과 맞지 않아

가난한 자에 대한 관심은 기독교가 당연히 감당해야 할 최고의 실천 강령이다. 그럼에도 가난한 사람에게 무관심할 때, 칼 마르크스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하나님 심판이라는 것을 분명 알아야 한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직무 유기한 것이다. 마르크스가 누군지도 모르고 무조건 그가 나쁜 사람이며, 심지어 사탄이라고 비난하는 기독교인도 있다. 물론 그는 무신론자다. 마르크스가 살았던 시기와 상황이 지금과 같지 않고,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는 가난한 자를 위해서 살았다. 잘못된 현상을 개혁하려 애썼다.

칼 마르크스는 세계의 역사에서 예수님 다음으로 중요하고 위대한 인물이라고 본다.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을 읽고 연구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사회, 한국교회가 신뢰하는 자본주의는 돈 주의요, 승자 독식 시스템이다. 자본주의는 성경과 전혀 상관없는 제도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세계와는 전혀 다른 가난한 사회, 불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지 않는가?

마르크스 사상은 종교 비판으로 시작한다. 그는 기독교가 '민중의 아편'임을 몸으로 깨달았다. 아편은 자신이 아픈 곳을 잠시 모르게 할 뿐이다. 마르크스는 기독교를 향해 땅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마르크스는 진심으로 가난한 자를 마음에 두고, 앞으로 융성할 자본주의를 바라보면서 가난한 자와 함께 잘 살 수 있는 평등한 시대를 꿈꾸었다.

스위스 출신 세계적 신학자 에밀 브루너는 <정의와 자유>(대한기독교서회)에서 "노동운동은 자본주의 보충하기 위해 제도다. 그것은 스위스 교회로부터 시작된 것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런데도 오늘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는 노동운동이라 하면 무조건 잘못된 것이고 종북이니 좌파니 하면서 상식도 없는 말을 하고 있다. 고통받고 가난한 사람을 보면서 도와주기는커녕 안타까워하는 공감 능력까지 상실해 버렸다. 물론 한국교회가 기득권 편에 함몰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린아이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마가복음 3장에 안식일에 손 마른 자를 고치시는 예수님을 보고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안식일을 성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에게 돌직구를 날리셨다. 그들의 완악함(hardness)을 지적하시며 슬퍼(grieve)하시며 분노(anger)하셨다. '완악하다'는 말은 너무 완고하여 자기 뜻을 바꾸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께서 오늘 한국교회 지도자를 보시면 그 완악한 모습 때문에 탄식하시며 분노하실 게 분명하다.

하나님나라를 꿈꾸며

그러나 지금의 시간은 하나님께서 오히려 우리에게 주시려는 역설적인 은총의 시간 아닐까. 한국교회나 세상 권력이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는 시간이 될지 모르지 않는가.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한 손에 성경을, 한 손에 현실을 보며 우리가 회개할 때가 아닌가.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면서 동시에 정의의 하나님이시다. 정의의 나라가 하나님나라다.

성도는 이 땅에 정의와 공의가 강같이 넘치는 나라, 즉 하나님나라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과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분투해야 한다. 정의가 무엇인가? 평등과 샬롬이 이루어지는 나라다. 문자주의를 자처하는 기독교인이 문자적으로라도 성경을 볼 수 있다면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오늘의 교회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알 수 있을 것이다. 듣기는 들어도 듣지 못하고, 보기는 보아도 보지 못하는 자들이 아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시기에 한국교회는 타이타닉호처럼 종말을 바라보면서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정말 회개할 때요, 변할 때다. 하나님이여, 이 부족한 자식과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시고 성령님을 보내 주시어 우리들이 회개하고 변화되는 놀라운 역사(役事)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 박철수 목사.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박철수 / 목사, <축복의 혁명>·<하나님나라>(대장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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