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대학생선교회(CCC)가 페이스북에 "기독교인은 술 먹으면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가 항의를 받고 있다.

CCC는 20일 저녁 카드뉴스를 올렸다. "술은 방탕하게 하며 많은 사건과 사고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담배 또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요소"이자 "일반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술로 이를 잊으려 하고 일상생활의 긴장과 초조를 담배와 술에 의존한다"고 했다.

이어서 술과 담배를 "구원과 죄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으로서 정결성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기독교인이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의 통념이 되어 이제는 완전히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다"며, 한국사회 통념상 기독교인들의 술과 담배는 덕을 세우지 못하며 좋은 본이 되지 못하기에 삼가는 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게시물에 반발하는 기독교인들이 만만치 않다. 게시물을 올린 지 만 하루인 21일 저녁 9시 기준으로, 공감 650개, 공유 360회, 댓글 90개를 기록하고 있다. 댓글 중 대부분이 CCC와 카드뉴스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CCC는 카드뉴스 마지막 장에 "무엇이든지 네 형제로 거리끼게 하는 일을 아니함이 아름다우니라"라는 로마서 14장 구절을 넣었는데, 이에 반발한 기독교인들은 성경 말씀을 성경으로 반박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개역개정판 성경에는 '포도주'가 총 185번 등장한다.

네티즌들이 올린 성경 구절은 이제부터는 물만 마시지 말고 병 치료를 위해 포도주를 조금씩 마시라는 디모데전서 5장 말씀, "와서 내가 차린 음식을 먹고, 내가 잘 빚은 포도주를 마셔라"라는 잠언 9장 말씀, 만군의 여호와가 이 세상 모든 민족을 시온산에 불러 잘 익은 포도주로 잔치를 베풀 거라는 이사야 25장 말씀 등이다.

물론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님의 첫 이적 '가나의 혼인 잔치', 제자들과 포도주를 마신 최후의 만찬,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 해면에 적신 신 포도주를 마신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주님이 주신 몸이니 몸에 안 좋은 술과 담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라면, 인스턴트식품이나 불량 식품도 섭취해서는 안 되고, 야근도 하지 말고, 밤에 늦게 자고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도 안 된다"는 댓글도 눈에 띈다.

급기야는 종교개혁가 초상화가 붙은 술 사진도 올라왔다. 루터와 칼뱅 이름을 딴 맥주 사진을 댓글로 단 사람도 있다.

한 기독교인은 "예수는 억압과 맞서 싸웠는데 CCC는 억압을 행하는 안티 예수가 된다"고 비판했다. 술 마시는 이들을 정죄하는 CCC가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CCC 내부 문제나 잘 해결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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