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새 회기를 시작하는 교단장들이 이단, 동성애, 대북 지원 사업 등에 주요 교단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 19일 오전 C채널에서 방영한 특집 좌담 '교단장에게 듣는다'에 출연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김선규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이성희 총회장,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 당선자, 기독교한국침례회 유관재 총회장 모두 교단 연합을 강조했다.

동성애 이슈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김선규 총회장은 "(동성애는) 교회뿐 아니라 사회를 좀먹고 가정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성희 총회장은 차별금지법에서 독소 조항을 제거해 종교의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네 사람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사회로 목회자 성윤리, 교단 연합 및 교류, 통일 및 대북 지원, 동성애, 청탁금지법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번 좌담은 C채널과 <국민일보>가 공동 주관했다.

다음은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왼쪽부터 김선규 총회장(예장합동), 이성희 총회장(예장통합), 전명구 감독회장 당선자(감리회), 유관재 총회장(침례교). (C채널 영상 갈무리)

- 목회자 성 윤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령 같은 게 있는가.

이성희 / 우리 교단 같은 경우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규범이 있고, 치유하고 상담할 수 있는 기관이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 윤리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김선규 / 윤리 강령이라든지 방향성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목회자와 장로들이 이 사안에 대해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목사·장로를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려 했는데, 아쉽게 이번 총회에서 기각됐다.

유관재 / 교단 산하 3,000여 교회가 있는데 아직까지 큰 문제로 홍역을 앓은 적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예전 같으면 성희롱인가 싶던 것들이 요즘은 명백하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교단 차원에서 연구하려고 한다.

전명구 / 우리 교단도 일벌백계해야 한다 해서 출교 결정도 내렸다. 그러나 그런 것에 앞서 무엇보다 목사 안수 전에 성 윤리를 철저하게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추고 부끄러워하기보다 치료할 문제라고 본다.

▲ 김선규 총회장은 목사

- 교단별로 통일에 대한 대안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

김선규 / 통일은 우리 민족의 과제이자 우리가 늘 기도해야 할 제목이다. 우리는 통일준비위원회를 세워 인력과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 대화 채널이 열리면 실행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성희 / 우리 교단은 남선교회가 중심이 돼 봉수교회를 재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교단의 북한 지원 부서를 일원화하려고 준비 중이다.

유관재 / 우리는 평신도가 통일 일꾼으로 세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자기 사업, 기술, 달란트를 가지고 어떻게 북한으로 들어갈 것인가 생각하면서 연구하고 있다.

전명구 / 우리 교단은 북한 지역을 관장하는 서부연회를 오래전부터 형성해서 북한 전담 사역을 하고 있다. 통일 비용도 준비해야 한다. 동독 선례를 봐도 통일은 비용 문제가 크다.

- 인도주의적 북한 지원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가.

김선규 / 전에 북한에 빵 공장 세워서 돕고 그랬지만, 남북이 경직되면서 다 닫혔다. 이 관계가 먼저 풀려야 인도주의 지원이 실행될 텐데, 그런 채널이 너무 없다. 지금은 찾고 있는 상태다.

전명구 / 나라가 있어야 교회도 신앙도 존재하는 것 아니겠나. 교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동족이 굶어 죽는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정부에 전달해야 한다. 국민들이 통일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한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리 시대에 통일 안 되었으면 좋겠다는 위험한 발상이 만연하다. 비용 들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교회가 짐을 져야 한다. 교파를 초월해 기도해야 한다.

이성희 / 통일 비용보다 분단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정부는 정치적으로 닫혔을 때 민간에 뒷길을 열어 줘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동독 니콜라이교회 사례를 보듯이 수십 년 노력이 있어야 담이 헐어진다. 그들을 살려 놔야 통일되면 전도할 것 아닌가. 살려야 전도할 수 있다. 선교적 관점에서 살아 있어 달라는 것이다.

▲ 전명구 감독회장 당선자는 북한 인도 지원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단이 연합해 정부에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C채널 영상 갈무리)

- 동성애는 한국교회 생태계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고 본다. 대처 방안은?

김선규 / 동성애는 각 교단 대책보다 연합체를 구성해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성애는 교회뿐 아니라 사회를 좀먹고 가정을 파괴하는 일이기에 연합 대처가 필요하다.

이성희 / 나는 누구보다 동성애를 적극적으로 공부한 사람이다. 책으로 본 게 아니라 동성애자들과 만나서 대화한 사람이다. 정상적으로 돌려놓는다는 게 굉장히 어렵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전문적인 스킬이 없어서 동성애자를 방치하고 있다고 본다. 심층 상담을 통해 바꿔 놓는 게 필요하다. 기독의사회 같은 곳에서도 의학적으로 볼 때 아니라고 얘기해 주면 좋겠다.

내가 있는 지역구 의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이다. 지난번 정 의장을 만나 차별금지법 독소 조항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다. 동성애가 비성경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 할 수 없다. 종교의자유가 있는 국가에서 그것을 금지한다면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제소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가장 평등한 종교가 기독교다. 차별하자는 게 아니다. 독소 조항을 빼자는 것이다. 그걸 위해 우리가 하나 될 수 있어야 한다.

(동성애에 대한 유관재 총회장과 전명구 감독회장 당선자의 답변은 방영되지 않았다. - 기자 주)

▲ 이성희 총회장은 동성애를 막기 위해서는 차별금지법 독소 조항을 없애고, 그렇지 않으면 헌법 소원도 불사하는 등 법적인 저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채널 영상 갈무리)

-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김선규 / 우리는 먼저 기념대회를 열고, 세미나도 열려고 한다.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눠서 집회와 기도회도 할 예정이고, 교단에서 큰 행사인 '목사·장로 기도회' 주제를 종교개혁에 맞추려고 한다. 예장통합과의 연합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성희 / 개혁은 회개에서 시작한다. 많은 행사보다 개인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나부터' 변하겠다는 취지의 캠패인을 진행하려 한다. 종교개혁에 관한 설교집과 97개 기도문도 배포하고 있다.

전명구 / 500년 전 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세습이나 성직 매매와 같은 도덕 윤리 문제를 먼저 회개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야 할 것이다.

유관재 / 종교개혁 정신은 금권화와 권력화의 개혁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이 관점에서 행사도 과시적으로 하지 않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 교단에는 성장 대회라는 고유 행사가 있는데, 성공했다는 교회 목사가 가르치는 세미나 식으로 하지 않고 시골 교회 목회자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 한다.

▲ 유관재 총회장은 30~40대가 교회를 찾아야 아이들도 교회를 찾는다며, 이들이 교회에 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C채널 영상 갈무리)

이밖에 교단장들은 △이단 문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국교회연합 통합 △부활절 연합 예배 △교단 간 교회학교 교육 교류 △목회자 김영란법 교육 방안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교단장들은 한국교회 연합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에 대해 네 수장들은 모두 조속히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희 총회장은 "부활절 연합 예배 또한 진보나 보수를 따질 것 없이 함께 모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단 사면 파문에 관해 이성희 총회장은 12일 CTS 방송에서 밝힌 것처럼 "특별 사면 문제는 성급했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전명구 감독회장 당선자와 유관재 총회장은 전문 연구 신학자들을 배치해 한국교회가 결과를 함께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사회를 봤다. (C채널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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