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남노회는 여성 교인을 성추행한 김해성 목사를 면직하지 않고 '사직' 처리하기로 결의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여성 교인을 성추행한 김해성 목사(중국동포교회)가 목사직을 내려놨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남노회(김창환 목사)는 10월 18일 제111회 정기노회에서 김해성 목사 사직청원을 받기로 결의했다. 김해성 목사는 9월 초 자신이 피해자 A 집사를 성추행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노회에 자필로 된 사과문과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피해자 A 집사가 김해성 목사를 성추행 혐의로 노회에 고소한 건은 기각됐다. 정치법제위원회 홍용기 위원장은 김해성 목사가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사직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기각했다고 밝혔다.

노회가 두 안건을 처리하는 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홍용기 위원장이 사직청원을 받기로 하고 피해자 A 집사 고소 건은 기각하겠다고 보고하자, 총대들은 이구동성으로 "예"하고 답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17일 서울남노회가 김해성 목사를 면직해야 한다는 발표문을 냈다. 일부 정치법제위원회 위원들은 상임위원회의에서 면직을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본회의에서 김해성 목사를 징계·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 집사 "면직과 사직은 달라"…노회 "당사자가 인정했으니 받아 주자"

이날 정기노회에는 피해자 A 집사도 참석했다. 서울남노회가 김해성 목사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A 집사는 "노회가 스스로 징계권과 치리권을 유기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A 집사는 "김해성 목사가 더 이상 목사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면직과 사직이 똑같아 보일 수 있겠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만 같고 내용은 천지 차이다"며 "성추행 사실이 드러난 이상 사건을 진지하게 보고 더 이상 불필요한 의혹과 억측이 나오지 않도록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 피해자 A 집사는 노회가 김해성 목사를 제대로 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정치법제위원회 회의 때 피해자가 피켓을 설치해 시위 중인 모습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는 김창환 노회장에게 김해성 목사를 치리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김창환 노회장은 "김해성 목사가 사과문을 제출해 A 집사 고소 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목사직을 내려놓겠다고 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김 노회장은 "밖에서는 면직을 원하겠지만 내부에 너무 많은 의견이 있어 어렵다. 면직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직청원을 받아들이자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논의 끝에 당사자가 잘못했다고 인정했으니 노회가 그걸 받아 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회무 마지막 시간, 김창환 노회장은 서울남노회를 대표해 피해자에게 유감을 표했다. 김 노회장은 "서울남노회는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한국교회에 심심한 유감을 표현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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