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침례신학대학교(침신대)가 차기 리더십 선출을 놓고 혼란에 빠졌다. 이사장은 직무가 정지됐고, 후임 총장을 뽑지 못해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접어들었다.

6월 20일 7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윤양수 목사(새소망침례교회)는 9월 28일 법원으로부터 이사장 직무를 정지당했다. 침신대 이사 중 한 명이 신청한 이사장 직무 정지 집행 가처분이 인용됐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사회가 비정상적인 절차로 이사장을 선출했다고 판단하고, 대전 지역 변호사를 임시 이사장으로 파송했다.

▲ 침신대 이사장과 총장이 모두 직무 대행 체제를 겪고 있다. 이사회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탓에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않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오랜 시간 침신대 이사회는 파행을 거듭하며 이사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10년 넘게 이사 정원 11명을 채워 본 적이 없다. 학사 운영을 위해 개회 정족수이자 의결정족수인 6명을 겨우 채워 왔다.

이사를 새로 선임하려 해도 '상대편 이사'라는 이유 등으로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이사회가 정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 예산이나 교수 인사 문제도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시간이 갈수록 퇴임하는 이사는 늘어나는데 새로 뽑히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침신대 이사회는 '긴급처리권' 규정을 준용해 퇴임 이사들을 불러 윤양수 목사를 이사장으로 뽑았다. 이에 반발한 한 이사가 이는 불법이라며 직무 정지 집행 가처분을 신청했다.

윤양수 목사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원이 이사장 선출 절차에 문제 있었다고 한 만큼, 절차를 잘 보완해서 학교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사장 재임 중 새로 뽑은 이사들에 대해서도 선출 효력을 다투는 재판이 진행 중이기에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사회가 파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후임 총장 선출도 무산됐다. 일단 이형원 교수(구약학)가 10월 15일부터 총장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침신대 관계자는 "이사회가 언제 열릴지 몰라 차기 총장 선임 계획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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