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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를 폐지하라 곧 승리하리라~♬
"나의 자궁은 나의 것" 검은 시위…'낙태 합법화' 외치는 여성들
  • 구권효 기자 (mastaqu@newsnjoy.or.kr)
  • 승인 2016.10.16 21:58

   
▲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외쳤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뉴스앤조이 구권효

"왜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항상 사회적 문제가 되지 못할까요? 인터넷에 '낙태 수술'이라고 검색하면 '살인마', '너는 죄책감도 없냐', '어떻게 여자가 모성애도 없냐', '어떻게 살인을 저지르고서 그렇게 당당하냐'…. 근데 저는 살인을 한 적이 없거든요. 그냥 원하는 임신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여자이기 전에, 예비 신부이기 전에, 엄마이기 전에, '인간'일 뿐이지 않습니까!"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 경험이 있는 한 20대 여성이 사람들 앞에서 입을 뗐다. 울먹이며 힘들게 한마디씩 이어 가는 여성에게 사람들은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10월 14일 서울 보신각 앞에 모인 여성들은 서로에게 공감하며 같이 눈물지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성과 여성의 권리를 지지하는 사람 500여 명이 "나의 자궁은 나의 것이다",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 낙태 수술에 관한 논의에서 여성이 빠졌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정부·의사가 고려하지 않는 '여성'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9월 2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료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비도덕적 진료 행위'를 구체화하고, 이를 어긴 의료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개정안이 명시한 비도덕적 진료 행위에는 모자보건법 제14조 1항을 위반하고 임신중절수술을 하는 경우가 포함됐다. 모자보건법 제14조 1항에 나오는 '합법적으로' 낙태 수술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優生學的)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2.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準强姦)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한국에서 위 케이스 외 이유로 낙태 수술을 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불법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매년 최소 17만 건 낙태 수술이 이뤄진다고 추정된다. 기존에는 이런 사례가 적발되면 의사는 자격 정지 1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격 정지 12개월 중징계를 받게 된다.

먼저 반발한 건 의료계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9월 28일 "비도덕적 의료 행위 세분화 안에 인공임신중절 수술이 포함된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은 "법적 강제와 현실을 무시한 윤리적 강요를 통해 윤리적 의료를 성취하겠다는 발상은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사회적 논의를 통해 현재 임신중절 허용 사유 외에 여성에게 생길 수 있는 사유에 의한 규정을 현실에 맞게 제정하도록 촉구한다"고 했다.

의사회는 "보건복지부의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모든 낙태 시술을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 여성들은 임신을 거부할 권리를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이 모든 논의 속에 정작 당사자인 '여성'은 빠져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0월 11일 '비도덕? 수술 전면 중단? 같잖고 또 같잖다'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불법과 비도덕으로 낙인찍는 자들, 여성의 몸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자들, 누가 더 불법이고 누가 더 비도덕적인가"라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를 질타했다.

또 "합법적이고 안전한 인공임신중절 수술은 여성의 재생산 권리의 하나로, 반드시 보장받아야 하는 인권의 문제다. 법의 이름으로, 도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여성의 몸에 대한 탄압과 통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정안을 내놓은 보건복지부의 복심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검은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저는 딸인 걸 알고 지우라는 가족들 압박에도 굴하지 않은 엄마 때문에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남아 선호 사상으로 남자가 아니면 낙태를 권유한 사람들이 누군데, 이제 와서 낙태를 죄라고 합니까"라고 외쳤다.

   
▲ 여성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각양각색 피켓이 등장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검은 옷과 옷걸이, 그리고 찬송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논의 속에 여성은 없는 현실. 여성들은 검은 옷을 입고 옷걸이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검은 옷은 최근 '낙태금지법' 폐지를 이끈 폴란드 여성들 시위에서 착안했다. 옷걸이는 '자가 낙태' 도구다. 낙태 수술이 불법이라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혼자서 옷걸이를 사용해야만 하는 여성들의 고통과 억압을 보여 주는 상징물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보신각 앞에서 노래, 구호, 발언 시간을 보낸 뒤, 종로 일대를 한 바퀴 행진해 보신각으로 돌아왔다. "낙태죄를 폐지하고 인간답게 살아 보자!", "내 자궁은 내 것이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임신 결정권은 여성의 권리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 시위 현장에는 남성도 많았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각자 만들어 온 다양한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압권은 찬송가 '마귀들아 싸울지라'와 CCM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개사한 노래였다. 여성의 고통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낙태는 살인"이라고 주창해 왔던 기독교를 풍자한 것이다.

"덮어 놓고 낳다 보면 나는 인생 개망해 / 덮어 놓고 낳다 보면 나는 경력 단절녀 / 몸 상하는 것도 비난받는 것도 모두 나 / 나도 사람이란다 / 낙태죄를 폐지하라 낙태죄를 폐지하라 / 낙태죄를 폐지하라 곧 승리하리라"

"우리는 애 낳는 기계가 아니랍니다 / 그러나 우리들은 임신을 강요받지요 / 남자들은 콘돔을 하기 싫다 하지만 / 우리가 임신을 하면 도망을 가고 / 낙태를 한다 하면 살인마라고 하네 / 우리에게 임신 거부 결정권을 내놔 /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잖아 / 낙태죄 없애고 꽃길만 걷자"

   
▲ 시위에서는 찬송가를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여성들 경험은 실제하는 고통이다. 10대 여성들도 사람들 앞에 서서 자기 경험, 친구 경험을 이야기했다. 콘돔을 착용하기 싫어하는 그놈의 고집 때문에 생리가 늦어질 때마다 초조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에게 닥칠 미래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놈은 여성의 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나도 아빠가 되는 건가"라고 중얼거렸다. 어떤 놈은 휴대폰을 꺼 버리고 잠적했다. 또 어떤 놈은 낙태 수술도 남자 동의가 필요하다며 협박했다.

여성들은 낙태 수술 합법화를 주장했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중절하기 위해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여성의 권리라고 외쳤다.

   
▲ 출산율을 올리려면 살 만한 세상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구호도 많았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낙태 수술을 합법화하면 무분별한 낙태가 횡행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일지 모른다. 정재훈 교수(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는 <여성신문> 기고에서 "낙태를 사실상 합법화한 독일의 경우, 그 이전보다 낙태 수술은 감소했고 출산율은 올랐다"고 주장했다.

낙태 합법화와 함께 자녀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여성은 "출산 장려하기 전에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을 먼저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아이들 수학여행 가서 사고 나면 다 살릴 수 있습니까!"라고 절규했다.

※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 시위 "나의 자궁은 나의 것" 라이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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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정원경 2016-10-19 11:52:14

    내 지인 중 권사 할머니.... 손주가 결혼할 여자가 미혼모 자식....
    그것도 강간당한 거 낙태 못하고 낳아서 키운 여자라는 이야기 드러나자
    펄펄 뛰고 여자 머리채 잡으면서 내 손주 그런 드런 출생 여자와 결혼 못시킨다 발악.
    ㅋㅋㅋ
    교회 아줌마들, 자기 아들이 자기 딸이 미혼모 자식이랑 결혼한다고 하면 잘도 좋아하겠네.
    낙태 반대할 사람들은 미혼모 자식들을 자신들이 모두 책임져라.
    주장하는 곳에 책임 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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