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많은 교회가 '단기 선교' 혹은 '비전 트립'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선교 사역을 한다. 직장인 혹은 학생들에게는 여름이 적기(適期)이기 때문에 단기 선교 대부분이 이때 집중된다. 단기로 선교지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것 중 하나가 '의료팀'이다. 의료 시설이 부족한 현지인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교회에서는 단기 의료 선교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단기 의료팀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선교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갈등을 일으킨다든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가지고 간 약을 일정 기간밖에 처방할 수 없다든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단기 의료 선교의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 책이 출간됐다. <단기 의료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좋은씨앗)다. 지은이는 총 8명으로 의료 선교사로 수십 년 동안 헌신한 사람들이다. 현장에서 의료 선교를 하며 수많은 단기 선교팀을 맞이한 경험과 의사로서 선교지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의료 선교의 현주소를 짚었다.

▲ <단기 의료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 심재두 외 7인 지음 / 좋은씨앗 펴냄 / 288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 박요셉

베테랑 의료 선교사가 전하는 단기 의료 선교의 모든 것

책을 기획하고 1장 '의료 선교사의 관점으로 바라본 단기 의료 선교 총론'을 집필한 심재두 선교사는 알바니아에서 20여 년 동안 의료 선교사로 헌신했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선교사로 생활한 경험을 살려 단기 선교의 정의·의미·동기를 차례로 설명한다. 이후에는 단기 의료 선교에 대한 집중적인 소개가 주를 이룬다.

<단기 의료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는 단기 의료 선교를 긍정적으로만 소개하지 않는다. 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김용재 선교사 입을 빌려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부분을 설명한다. 동시에 단기 의료 선교가 현지에 어떤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는지 실제 사례를 소개하며 단기 의료 선교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단기 의료 선교는 자칫하면 시혜적인 차원에서 진행될 수 있다. 서강석 원장(서강석내과)은 현지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그뿐 아니라 자칫 '하나님'보다 '내'가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단기 선교팀이 준비하고 추구해야 할 것은 모든 활동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현지인들에게 보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는 어떤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아니라 현지에서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생명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것이 현지인들에게 살아 있는 메시지가 되고 그들에게 변화를 일으키는 원천이 된다. 오늘날 우리가 행하고 있는 단기 선교는 이 원리에 얼마나 충실한가?" (90쪽)

책 후반부에는 단기 의료 선교에 참여한 학생, 의료인들의 소감문과 현지인 반응이 수록돼 있다. 실제 단기 의료 선교를 경험한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현지에서 어떤 사역을 진행했는지 간접 경험할 수 있다. 내년 여름 단기 선교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막연하게 선교를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미리 읽어 보는 것도 좋겠다.

단기 의료 선교를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이 참고할 만한 자료도 있다. 남서울교회·소망교회·주안장로교회·새문안교회 등 현재 단기 의료 선교팀을 운영하는 교회들이 작성한 의료 선교 포럼 자료도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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