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보다 사진 한 장이 효과가 클 때가 있다. 그래서 활자 매체보다 영상 매체 영향력이 더 큰 듯하다. 활자 매체도 글 자체보다 사이사이 들어가는 보도 사진에 더 눈길이 가곤 한다. 사진이 글을 돕는 역할일 때도 있지만, 사진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 근거가 될 때도 많다.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오래 묵은 전혀 다른 성격의 사진을 재활용하는 보도를 한국 언론 매체에서 어렵지 않게 보곤 한다. 아니면 현장을 왜곡하기 위해 연출한 사진으로 사실을 호도하기도 한다. 다른 사연을 가진 사진을 가져와 임의적으로 진실을 날조할 때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사진은 진실을 강력하게 드러내는 도구지만, 너무 자주 진실을 왜곡한다. 언론사의 부주의와 무관심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정한 시각과 의지를 가진 이들에 의한 사진 왜곡은, 이미 일상 속에 가득하다. 말 그대로 이미지 조작이다.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특정 종교 아냐…사실 왜곡, 상황 왜곡 바로잡아야

오늘은 무슬림의 성폭력을 언급하는 글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들 중 일부를 짚어 보았다. 마치 현장 사진인 양, 증거자료인 양 버젓이 사진을 사용했지만, 그 사진은 실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글쓴이가 자신이 전달하려는 어떤 특정 목적을 위해 사진의 진실을 왜곡했다. 부주의함이나 무의식적으로,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 왜곡한 사진의 원본 출처를 찾는 작업은 왜곡된 글의 원자료를 찾는 것보다 간단하지 않다.

가자 지구에서 10살 이하 여자아이 450명이 강제로 결혼을 (당)했다는 이야기, 7살 (또는 9살) 여자아이가 강제 결혼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 손이 묶인 채로 성 노예로 끌려간다는 부르카를 뒤집어쓴 어린 여자 이야기 등을 마주한다.

이번 글에서는 사진 자료만 다룬다. 중앙 일간지는 물론 기독교 매체나 온라인 매체 할 것 없이, 사진 출처와 진실을 확인하지 않고,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이라는 설명도 없이 사용했다. 이는 왜곡이다. 사실 왜곡이고 상황 왜곡이다.

IS의 반인권적 여성 학대와 억압은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어떤 무슬림의 남성 중심적 말과 행동을 옹호하거나 지지할 의사가 내게는 없다. 그러나 그 세계에도 그런 잘못된 관행과 전통, 현실로 아파하는 이가 많으며, 그 현실을 깨뜨리고자 고통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특정 종교가 아니다. 종교를 막론하고, 종류와 형태에 갇히지 않고, 어떤 것이든 인권과 자유에 대한 억압, 여성 혐오 등과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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