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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이 뭐라고' 소송 총동원한 사랑의교회
절도로 고소하고 민사소송 걸었다 전부 패소…회계장부 제출하고도 6억 원 배상 위기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6.10.1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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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인텔 코어2 듀오 프로세서, 512MB 메모리, 라데온 X1400 칩셋. 출시된 지 10년 된 후지쯔 E8210 모델 노트북이다. 지금은 사려고 해도 매물이 없는 골동품인데, 이 노트북을 내놓으라고 민형사 소송을 불사하는 곳이 있다.

사랑의교회는 9월 29일 이 노트북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걸었다가 각하 패소했다. 사건명은 '동산 인도'. 피고는 고 옥한흠 목사의 아들 옥성호 대표(도서출판 은보)다. 옥 목사가 쓰던 후지쯔 E8210 노트북이 교회 재산이니 내놓으라는 주장이다.

법원은 노트북이 사랑의교회 재산이라면 민법상 사원총회에 해당하는 공동의회를 열어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결의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런 결의가 없으면 민법상 사단의 대표자(오정현 목사)여도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한발 더 나아가, 법원은 이 노트북이 사랑의교회 소유라고 인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법원 판단에 승복하지 않고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양측은 이 문제를 놓고 2심에 들어간다.

   
▲ 2006년식 노트북을 놓고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아버지 노트북을 돌려주지 않아 형사 고소당한 옥 대표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민사 1심에서도 이겼다.

법원은 앞선 형사재판에서도 고 옥한흠 목사 유가족이 사랑의교회에 노트북을 돌려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랑의교회 도 아무개 총무 장로는 옥성호 대표가 노트북을 내놓지 않자 2014년 '절도' 혐의로 형사 고소한 바 있다. 옥한흠 목사가 쓰던 물품을 모아 전시관을 만들려 하는데, 옥 대표가 노트북을 내놓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 사건은 '횡령' 혐의로 정식 재판이 열렸고, 옥 대표는 2016년 2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사랑의교회는 옥한흠 목사 사망 후 4년이 경과하고 유족 측과 노트북에 담긴 내용에 관하여 다툼이 생기자 그제야 노트북 반환을 요청했다 △고 옥한흠은 사랑의교회 초대 담임목사였고 사후 노트북 반환 문제가 처음 생겼을 뿐 과거 노트북을 담임목사로부터 반환받은 예가 없다 △증언과 교회 규정에 따르면 교회에서 제공하는 노트북은 교역자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는 옥한흠 목사가 오정현 목사에게 쓴 편지 때문에, 노트북을 빼앗으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사랑의교회는 왜 노트북에 집착하는 것일까.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관계자는 "옥한흠 목사가 오정현 목사에게 쓴 편지를 이 노트북으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 노트북에서 "우리가 정말 한배를 타고 있는가?"라고 물은 편지, "고등학교 운영은 교회 비전이 될 수 없다"고 일갈한 편지가 나왔다.

사랑의교회 집사인 채 아무개 씨는 이 편지들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옥성호 대표가 채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까지 나서 조작으로 볼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채 씨는 재검토를 요청했고, 2차 판단 역시 문제없음으로 결론 났다.

갱신위 관계자들은 사랑의교회가 노트북 안에 편지를 비롯해 민감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노트북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노트북과 관련된 소송만 현재 진행 중인 것을 포함해 다섯 건이다. 갱신위는 옥한흠 목사 편지가 가짜라고 주장하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후, 국과수 감정을 의뢰한 채 아무개 씨도 사랑의교회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사랑의교회가 노트북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적어도 수천만 원을 지출했다고 보고 있다. 논란의 노트북은 현재 중고 매매 사이트에서 5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회계장부 제출 때 일부 누락, 6억 2,000만 원 내야 할 판

10월 6일, 또 하나 판결이 나왔다. 사건명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 법원은 2015년 3월 27일, 사랑의교회가 재정 장부 열람을 막으면 하루에 2,000만 원씩 내야 한다는 간접강제를 명령했다. 결국 사랑의교회는 4월 8일 회계장부 33박스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랑의교회가 간접강제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사랑의교회가 하루 2,000만 원씩 31일을 계산해 6억 2,000만 원을 갱신위에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랑의교회가 법원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본 근거로 △3월 27일 법원 명령이 송달된 후 7일 이내에 장부를 제출해야 했지만 4월 8일에서야 장부를 제출한 점 △서류를 제출하며 일부 문서가 누락돼 4월 30일 박스 5개 분량 문서를 새로 제출한 점 △교직원 사례비 항목에 관해 전산 파일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파일 일부만 제출한 점(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 등을 들었다.

사랑의교회로서는 회계장부를 제출하고도 적지 않은 비용을 갱신위에 지불할 위기에 몰렸다. 공개된 회계장부에서는 한 끼 20만 원 출장 식사, 수백만 원짜리 의류 구입 등 오정현 목사의 납득하기 어려운 지출 내역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사랑의교회의 항소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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