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900일째 되는 10월 1일은 미수습자 허다윤 양의 생일이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900번째 2014년 4월 16일이 됐다. 10월 1일 백남기 농민 추모 대회에 이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가 열렸다. 추모 대회에 연대한 세월호 유가족 50여 명과 함께 시민 5,000여 명이 광장을 채웠다.

많은 사람이 함께해 문화제는 활기찼지만 현 상황은 어둡다. 특별조사위원회가 9월 30일 부로 강제 해산됐다. 특조위 활동이 끝났다는 정부와 여당의 법 해석은 자의적이고, 진실 규명과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정된 특별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바닷속에는 9명의 미수습자가 있고, 여전히 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 "세월호를 인양하라!" 5,000여 명이 광화문광장을 채웠다. 대학생들이 특히 많았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이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문화제 시간에 특조위 이석태 위원장과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장, 박종운 안전사회소위원장, 김서중 위원이 발언대에 섰다.

이석태 위원장은 "이제 다시 생각해 보니까 (특조위는) 처음부터 이 정부에 의해서는 태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였다. 누가 진실을 감추고 있는지, 정부의 정체를 이제 우리 모두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조위는 세월호 가족들이, 국민이 만들어 준 옷이다. 그 옷을 입고 우리가 활동해 왔다. 그 옷을 강탈당했다고 해서, 진실을 원하는 몸이 어디 가는가. 우리는 어제부로 새로 태어나서 모두가 염원하는 진상 규명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 ⓒ뉴스앤조이 구권효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국민조사단과 새로운 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국의, 또 해외에 있는 동포들과 함께 모든 힘을 모아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는 국민조사단을 꾸릴 것이다. 또 하나, 지금 국회는 국민의 목소리를 다 담아 내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 개정이 안 된다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법안 제정안을 발의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4·16연대 김혜진 상임위원과 세월호 유가족 재욱 엄마 홍영미 씨가 선언문을 읽는 것으로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홍영미 씨는 당찬 어조로 외쳤다.

"첫째, 정부가 찬탈한 특조위의 권한을 국민의 힘으로 채울 것입니다. 범국민적인 힘으로 진상 조사를 하겠습니다.
둘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건설의 염원을 뒷받침할 새로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입니다.
셋째, 진상 규명 방해에 앞장선 해수부 장관을 퇴진시켜 다시는 정부가 감히 진상 규명을 방해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넷째, 더 이상 국가에 의해 죽임당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백남기투쟁본부와 함께 싸울 것입니다.

▲ 4.16연대 김혜진 상임위원(왼쪽)과 재욱 엄마 홍영미 씨. ⓒ뉴스앤조이 구권효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길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의 곁에 세월호 유가족이 있듯이, 세월호 유가족의 곁에 진실과 안전을 희망하는 우리 모두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서로를 살려 온 것처럼, 더욱 강한 우리가 되어 이 길을 갈 것입니다. 우리는 진실의 길을 우리 스스로 열어 왔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므로 진실의 끝은 우리가 정하며, 이 길의 끝까지 맞잡은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 라이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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