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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썼는데도 '부총회장' 못 됐다
교인 헌금으로 치르는 '돈 선거'…목사가 총회장 되면 교인들은 뭐가 좋을까
  • 구권효 기자 (mastaqu@newsnjoy.or.kr)
  • 승인 2016.09.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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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로회가 다 같은 장로회가 아니다.  (포털 사이트 갈무리)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자기 교회가 정확히 어느 교단 소속인지 모르는 교인도 많을 것이다. 장로교단만 해도 100개가 넘으니 모르는 건 교인 탓이 아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색깔이 다르지만 보통 교인들은 그냥 '장로교회'로 인식한다.

교단마다 '총회'라는 조직이 있다. 총회에는 총회장이 있고, 부총회장이 있고, 서기, 부서기, 회계, 부회계… 등등 직책이 있다. 총회 각 기관에도 장이 있고, 각 부서에도 장이 있다. 총회라는 조직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데 누가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지, 교인들은 별 관심이 없다.

문제는 총회 요직에 오르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두 푼이 아니라 '억' 소리 나는 돈이. 그 돈이 어디서 나올까, 대부분 교회 헌금에서 나온다. 자기가 낸 헌금이 목사님 총회장 되는 데 사용됐다는 걸 안다면, 헌금을 낸 교인들은 과연 어떤 마음이 들까.

부총회장 되기 위해 교회 돈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연동교회 담임 이성희 목사는 다음 주 열리는 예장통합 101회 총회에서 총회장으로 추대된다. 그는 2010년 부총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 2015년 다시 출마해 부총회장에 당선됐다(부총회장이 되면 다음 해 총회장으로 추대된다. 부총회장 선거가 치열한 이유다).

이성희 목사는 2010년 선거 당시 14억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후원회가 결성돼 모은 돈이 6억 원이고, 나머지 8억 원은 교회 돈이다. 교인 대부분은 이 사실을 몰랐다. 2014년, 교회 빚이 늘어 가는 상황을 우려한 몇몇 안수집사가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2010년 선거운동에 쓰인 돈이 드러났다.

선거에 쓰인 교회 재정 8억 중 5억은 한 집사가 헌금한 것이고, 3억은 교회 부지 매매금 중 일부였다. A 안수집사는 2015년 말 이성희 목사를 횡령으로 고소했다. 그는 이 목사가 교회 돈을 자신의 선거 자금으로 임의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 다음 주 예장통합 총회장이 되는 이성희 목사.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성희 목사는 교회 돈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회와 제직회 의결을 거쳐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선거대책위원회가 돈을 집행했기 때문에 자신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교회 관계자들도 이 목사와 같은 입장이었다.

선거 자금은 △당선 기원 릴레이 기도회 경비(식대·강사료 등) △총회 및 유관 인사 접촉 경비(식대·여비·숙박비, 후보자 저술 책자 등) △각 선교 단체 및 지역별 장로회협의회, 남선교회협의회 광고 협찬 △노회별 숙원 사업 및 민원 해결 지원 △기타 소견 발표회 및 총회 당일 소요 경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상세한 내역은 문서 보존 기간이 지나 파기했다고 했다.

검찰은 6월 이성희 목사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교회 돈을 선거 자금으로 쓴 건 사실이지만 횡령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A 집사는 항소했지만 이마저 기각됐다. 현재 재정신청을 한 상태다.

법적으로 횡령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보다 부총회장 선거에 14억이 넘게 들었다는 사실에 '억' 소리가 난다. 그러고도 부총회장에 당선되지 못했다니 도대체 다른 후보는 돈을 얼마나 썼다는 건가. 연동교회에 출석하는 B 집사는 "선거인이 1,500명밖에 되지 않는데 무슨 돈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느냐"고 한탄했다.

후보 등록금만 수천만 원

예장통합 부총회장 선거에만 돈이 들어가는 건 아니다. 대형 교단 임원 선거에 나가 당선되려면 억이 필요하다는 건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2013년 10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감독회장 선거 당시 후보였던 강문호 목사는 선거운동에 5억 원을 썼다고 진술했다. 감독회장으로 당선된 전용재 목사도 4억 원을 지출했다고 했다.

국내 최대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은 2001년부터 주요 임원직을 '제비뽑기'로 선출했다. 2000년 총회에서 "금권 선거를 막을 다른 대안이 없다"며 선거 방식을 직선제에서 제비뽑기로 바꿨다. 목사와 장로들이 모여 선거를 하는데 도저히 '돈 선거'를 막을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당선을 위해 음지에서 쓰는 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선거를 하지 않는다 해도, 총회 요직을 꿰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돈이 필요하다. 그것도 많이. 총회 임원을 비롯한 중요직은 공식적인 후보 등록금만 해도 수천만 원이다. 이는 교단 총회 선거법 내규에 명시되어 있다.

예장합동 총회장과 목사부총회장 발전 기금 및 등록금은 7,000만 원, 장로부총회장은 4,000만 원이다. 다른 임원은 2,000만 원이다. 이외에도 기관장 2,000만 원, 공천위원장 500만 원, 상비부장 200만 원이다. 목사부총회장은 이듬해 총회장이 된다. 총회장이 될 사람은 1억 4,000만 원을 공식적으로 내야 한다는 소리다.

예장통합 임원 후보 공탁금은 목사 5,000만 원, 장로 3,000만 원이다. 감리회 감독회장 후보 등록금은 5,000만 원, 연회 감독 후보 등록금은 2,500만 원이다. 대부분 중도 사퇴하거나 낙선해도 이 돈은 돌려받지 못한다.

   
▲ 보통 사람은 평생 일해도 모으기 힘든 돈을 총회 목사님들은 대수롭지 않게 낸다.

노골적으로 거액을 내놓기로 약속하고 총회 수장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는 2013년, 구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예장대신)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당시 전 목사는 △총회 회관 매입으로 생긴 부채 25억 원에 대한 이자 1년간 납입 △1년 후 1억 원 기부, 두 가지를 약속했다.

돈이 있어야 총회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목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상식이다. 후보 등록 즈음 '임직식'이 많이 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교인들은 장로와 권사직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생각하고 감사 헌금을 내겠지만, 자기 헌금이 담임목사 총회 임원 등록금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까.

담임목사가 총회장이 되면 해당 교회 교인들은 뭐가 좋아질까. 오히려 담임목사는 교회 안보다 밖으로 돌게 되어 교회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교인들 돈으로 총회장이 됐다면 그만큼 교인들에게 서비스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목사님은 총회장도 하신 분이야"라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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