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통합 임원회가 특별사면 선포를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철회 성명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채영남 총회장) 임원회가 특별사면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9월 12일 김기동·박윤식·변승우·이명범 목사를 사면한다고 선포했지만, 역대 총회장들과 교단 내부 반발에 따라 재논의에 들어갔다.

예장통합 임원회는 9월 21일 임원회를 열고, 특별사면 취소에 관해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해야 할 채영남 총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이성희 부총회장이 회의를 이끌었다. 비공개로 열린 임원회는 5시간 넘게 진행됐다.

결론이 나기 전까지 임원들은 함구했다. 회의 중간중간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바깥으로 나왔지만, 기자의 질문에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부총회장 이성희 목사도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가 특별사면 취소를 논의하고 있냐고 묻자 이 목사는 "취소가 아니고 특별사면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후속 조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말에 "광범위하다"며 짧게 말했다.

임원회 후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역대 총회장들과 교단 의견을 수렴해 9월 12일 채영남 총회장이 단행한 특별사면 선포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 사면 철회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장통합은 발표를 미루고 있다.

임원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역대 총회장단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직전 총회장 정영택 목사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채 총회장을 만나 특별사면 선포 철회를 요구했다. 사실 하지 말아야 할 걸 (채 총회장이) 했다. 사면 선포는 총회에 보고하고,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채 총회장이 임원회에서 논의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 회의는 비공개로 5시간 동안 진행됐다. 결론이 나기 전까지 임원들은 함구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채영남 총회장이 임원회에 불참한 이유는 뭘까. 총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채 총회장은 수세에 몰렸다. 임원들 다수가 선포를 철회하자는 입장이지만, 채 총회장 의견은 확고하다는 것이다. 20일 역대 총회장들과의 만남도 채 총회장이 주선했으나, 사면 선포를 철회하라는 이야기만 듣고 왔다고 했다. 당시 채 총회장은 임원회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으나, 일부 언론이 "이단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내보내 부담을 떠안았다고 한다.

<뉴스앤조이>는 채 총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특별사면 대상이었던 교회들은 말을 아꼈다. 평강제일교회 관계자는 "일이 잘 풀릴 수 있도록 목사님과 교인들이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성락교회와 사랑하는교회는 상황을 보고 입장을 알려 주겠다고 했다.

거센 후폭풍에 몸살

예장통합 특별사면 후폭풍은 거셌다. 내부 반발부터 시작해 총신대·고신대·서울신대 등 신학대 교수들까지 나서 사면을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한국교회연합은 채 총회장과 특별사면위원장 이정환 목사를 이단 연루자로 규정하고, 예장통합이 101회 총회 때 특별사면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단 안팎의 반발에도 채 총회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9월 19일 '해명서'를 발표하고, 특별사면 논란에 적극 대응했다. 채 총회장은 이단을 해제한 게 아니라 사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단 특별사면은 교계 안팎으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예장통합이 101회 총회에서 어떤 절차를 밟아 수습할지 교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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