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유명 목사가 또다시 성 문제로 뉴스에 등장했다. 중국 동포, 다문화 가정 선교에 앞장섰던 김해성 목사였다. 김 목사는 교계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 온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최부옥 총회장) 소속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여성 목회자, 여성 장로 비율이 다른 교단보다 높은 곳이다.

교계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 기장 목회자들이 김해성 목사 소식에 실망을 감추지 못한 이유다. 기장여성연대는 김해성 목사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했다.

기장여성연대는 △김해성 목사 목사직 사퇴 △배태진 총무 공식 사과 △재발 방지 위한 교육 △교단 차원의 성 윤리 지침 제정 등 네 가지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기장여성연대

부끄럽습니다.
너무 놀랍고 화가 나고 참담합니다.

추락해 가는 한국 기독교지만, 우리 기장 목사님들 대부분은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의 심장이라는 자긍심으로 힘겨운 목회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교우들도 같은 자부심으로 교회를 섬겼습니다.

김해성 목사는 우리 교단 선교의 상징이었습니다.

지난 봄 신학대학원생의 성매매 사건으로 우리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데, 김해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대하며 황당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첫째, 교단은 김해성 목사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사회에 사죄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김해성 목사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정의 실현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한 우리 교단에게 인권유린, 직위를 이용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라는 최악의 선례를 남겼습니다.

둘째, 우리를 더 말문이 막히고 슬프게 한 일은 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 교단의 총무가 구차한 변명으로 가해자인 김해성 목사를 편들고 두둔한 행동입니다.

이 일은 기장인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으며, 일반인들에게 기장 교단이 성차별과 성폭력을 묵인하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하게 하였습니다. 교단 총무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한 보도는 피해자뿐 아니라 분노하는 우리에게 2차적 상처를 가한 것입니다.

셋째, 목회자 성추행 사건이 수면에 떠올라도 쉬쉬하고 덮으려 하는 목회자들의 성 윤리와 신도들의 태도가 반복적인 사태를 초래합니다.

우리 여성들은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교단적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 줄 것을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1. 이 사태를 초래한 김해성 목사는 목사직을 내려놓으십시오.
2. 부적절하게 대응한 배태진 총무는 교단과 사회에 사죄하십시오.
3. 추후 이 같은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성 평등 교육과 목회자 성 윤리 교육을 교단, 노회, 신대원, 개교회 별로 실시하십시오.
4. 성차별 폭력 방지를 위한 교단 차원의 성 윤리 지침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십시오.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전국여장로회
한신여동문회
여교역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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