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한국은 '해외 선교 강국'이다. 한동안 '해외 선교사 파송' 세계 2위를 놓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선교사 수가 줄고 있다 염려하지만 여전히 선교에 대한 관심은 깊다. 많은 교회가 여름·겨울마다 단기 선교를 떠나고, 선교를 주제로 한 수련회가 꾸준히 열린다. 한국교회가 선교에서 되돌아봐야 하는 건 무얼까.

8월 29일 방주교회(반태효 목사)에서 선교에서 놓치고 있는 지점을 수록한 <교회와 선교>(죠이선교회) 북 콘서트가 열렸다. 저자 손창남 선교사(OMF), 안중열 목사(방주교회), 오상복 이사(OMF)가 이야기 손님으로 나왔다.

손 선교사는 선교의 체질화를 비중 있게 다뤘다. 단순히 선교지 방문을 넘어 기독교인이 선교지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를 중요하게 여겼다. 타 문화권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렇게 체질화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선교를 할 수 없다고 봤다.

▲ <교회와 선교>(죠이선교회) 북 콘서트가 열렸다. 오상복 이사(OMF), 안중열 목사(방주교회), 손창남 선교사(OMF)가 패널로 참가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선교의 시작, 뼛속 깊이 타 문화를 받아들이는 일

"선교 담당 장로님이 인도 사람들을 전도했다. 20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렸다. 성가대실을 빌려 줬다. 예배 끝나고 음식을 먹는데 장로님이 손으로 먹는 걸 보고 노발대발했다. 더럽다고 생각한 거다. 인도 사람들이 위축됐다. 아무리 선교에 많이 참여했다 하더라도 체질화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선교가 나올 수 없다."

인도 사람의 행동에 질겁한 장로처럼, 자기 문화와 다르면 잘못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선교는 자신의 룰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와 불편한 삶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오상복 이사는 체질화가 되면 현지인과 친구가 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마사이족을 사역한 선교사 이야기를 꺼냈다. 마사이족은 종종 피와 우유를 섞은 차를 마신다. 어느 날 선교사에게도 자신들이 마시는 차를 권했다. 선교사는 불편했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권유를 받아들였다. 이후로 현지인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반면 자신은 방글라데시 여행 중 현지인이 대접한 차를 거절했다. 잔이 청결하지 않아서였다. 점차 선교 체질화를 이해하면서 당시 행동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현지인과 친구가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교회와 선교 단체, 경쟁 아닌 협력 관계

교회와 선교 단체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세 사람은 지역 교회가 선교 단체와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지점에 의견을 모았다.

아프리카 사역 경험이 있는 안중열 목사는 지역 교회가 직접 선교사를 파송하는 점을 우려했다. 교단·선교 단체 차원에서 선교사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별로 선교사를 배출할 때 현지에 방치되는 선교사가 생기기 때문이다.

교회가 현장에 상주하며 사역지와 선교사 가정을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교회가 예비 선교사를 도전하고 동원하는 역할을 하지만 서포트하고 점검하는 역할은 전문 단체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지역 교회가 놓치고 있는 역할은 선교 단체가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 사역을 위해 세워진 선교 단체가 선교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부족한 점을 짚어 줄 수도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돌파구를 제시해 줄 수도 있다. 손창남 선교사는 교회와 선교 단체가 서로 경쟁하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사역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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