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낯선 문화에 잠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음식·언어·행동 모든 것이 낯선 이국에서 어린 자녀들과 함께 살기로 작정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선택도 아니다. 선교사들은 생활환경이 열악한 곳이라도 복음을 전한다는 사명으로 기꺼이 그곳을 선택한다.

다른 문화권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살면서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언어가 능통하지 않아 생기는 오해, 인종이 다르기 때문에 받는 위협. 전염병이나 풍토병에도 쉽게 노출된다. 실제 그런 위협에 좌절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선교사 파송에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 수를 자랑해 왔다. 하지만 선교사를 파송한 후 돌봄이 부족했다. 후원금 보내는 것은 당연시하면서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겪는 어려움은 잘 알지 못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사역 보고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았다.

▲ <선교사 멤버 케어 핸드북> / 로라 매 가드너 지음 / 아바서원 펴냄 / 348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 최승현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 실제 선교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 나왔다. <선교사 멤버 케어 핸드북>(아바서원)이다. 저자 로라 매 가드너는 남편과 함께 50여 년 동안 미국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 파송을 받아 성경을 번역했다. 이후 선교사 멤버 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한 이 분야 베테랑이다.

저자는 '선교사 멤버 케어'라는 말을 소개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가드너는 "선교사들이 파송된 단체 혹은 교회에서 돌봄을 받는다고 느끼도록 하고 그들이 효과적으로 사역하고 자신과 가족을 잘 돌보는 데 필요한 자원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품을 수 있도록 합당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20쪽)이 '멤버 케어'라고 설명했다.

1부에서는 타 문화 사역자들을 위한 멤버 케어 필요성과 방법을 포괄적으로 개관한다. 2부에서는 선교사들이 직면하는 여러 이슈를 하나씩 다루면서 선교 단체와 교회, 선교사 친구들이 선교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차례로 제시한다.

2부 내용을 하나만 예로 들면, MK로 통칭하는 선교사 자녀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선교사 자녀들은 목사 자녀와 마찬가지로 누릴 수 있는 사생활 범주가 좁다. 선교사 자녀라는 이유로 타인에게 평가 대상이 되기 일쑤다.

<선교사 멤버 케어 핸드북>은 이런 문제에 직면한 선교사들에게 어떤 부분을 유의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가이드라인을 정해 주고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했다. 선교사를 파송한 선교 단체 또는 교회가 지켜야 할 유의점도 명기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갈등·위기·돈·싱글 선교사·도덕적 딜레마·은퇴 문제에 대처하는 행동 지침을 자세히 알려 준다. 사역지로 떠나기 전과 현지에 정착한 후, 재입국해야 하는 단계에서 사역자 자신, 친구들, 교회 또는 파송 단체, 멤버 케어 담당자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놨다.

건강한 선교를 위해 선교사 멤버 케어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 책은 멤버 케어의 모든 면을 통합적으로 다룬다. 선교사, 선교 단체 케어 담당자, 파송 교회 담당자 모두에게 유익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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