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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앞둔 사람에게 신앙고백 강요 마세요
김영봉 목사가 펴낸 장례 설교집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6.08.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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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죽음과 십자가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활과 영원에 이르지 못한다. 죽음을 생명의 신비에 한 부분으로 본다면, 그것은 마지막 사건이 아니며 마지막 단어도 아니다." - 러시아 철학가 '니콜라스 베르자예프'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저마다 시기와 사인이 다를 뿐 태어난 이상 죽음을 피해 갈 순 없다. 기독인들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고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까. 의문사, 병사, 이른 죽음, 사고사를 신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8월 16일 IVP 북 카페 산책에서 김영봉 목사의 장례 설교 모음집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IVP) 북 콘서트가 진행됐다. 저자 김영봉 목사(와싱톤사귐의교회)는 독자들에게 장례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죽음을 둘러싼 질문에 답했다. 현장에는 30여 명이 참석했다.

   
   
▲ IVP 북카페 산책에서 김영봉 목사의 신간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불의한 죽음,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김영봉 목사에게 여러 질문에 쏟아졌다. 암 수술 경험이 이번 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망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는 죽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등이다.

김 목사는 2011년 8월 암 수술을 했다. 암 초기였고, 비교적 치료가 쉬운 전립선암이라 다른 암 환자들만큼 심각하진 않았다. 김영봉 목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죽음을 현실로 맞닥뜨리게 됐다. 짧게나마 죽음의 그림자를 경험하고 나서 목회 태도가 달라졌다. 암을 발견한 교인들을 만날 때 그들의 심정을 더욱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게 됐다.

"설명할 수 없다."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김영봉 목사의 답이다. 그 역시 목회를 하면서 이런 상황을 겪었다. 장례 설교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함께 아파하는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께 질문을 던지는 게 주된 설교 내용이었다.

김영봉 목사는 자신이 목사지만 명확한 답은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인생은 신비의 영역으로 90%가 논리로 해석이 된다면 10%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했다.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는 좋은 영역의 신비도 있지만 이유 없는 죽음처럼 아픈 영역도 있다. 그럴 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침묵하는 게 좋다고 했다.

"유가족에게 애써 설명하려고 서두를 필요 없다. 하나님이 자녀를 사랑해서 데려갔다는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모든 일에 해답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기독인이 잘못 하는 일 중 하나다. 사람들은 해답을 원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답을 찾길 원한다. 절대 다른 사람의 불행 앞에서 해석하려고 하지 말고 같이 울고 옆에 있어 주면 하나님이 알아서 하신다."

장례 집도하는 목사들에게 당부한다

김영봉 목사는 목회자들을 향한 당부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지나친 전도 열정으로 죽음을 앞둔 비기독교인에게 신앙고백을 받으려 강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독인들 중에는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는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죽기 전에 꼭 고백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믿음은 하나님과 그 사람의 관계가 핵심이므로 당사자에게 스트레스를 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죽음 앞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당사자를 위해 기독교인이 기도해 주고 함께하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권면했다.

자살 이야기도 나왔다. 김 목사는 현상을 한 가지 잣대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고 했다. 흔히 '자살하면 지옥 간다'고 생각하는데 우울증을 겪다 자살한 분들의 죽음은 다른 기준으로 생각할 것을 권했다.

그는 우울증을 겪는 교인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약물 부작용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앙인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목숨을 끓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은 감미로운 충동에 빠진다고 했다. 그는 만약 약물 부작용으로 교인이 자살을 선택했을 때 이를 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졌다.

김영봉 목사는 유가족들은 목회자가 교리를 언급하지 않아도 자살에 대한 심적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는다고 했다. 보통 죽음보다 회복 기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리니 유가족들이 마음의 어려움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김영봉 목사는 죽음을 앞둔 비기독교인에게 신앙고백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오히려 죽음 앞에서 외로움을 느낄 당사자에 대해 기도하라고 주문했다. 

죽음을 통해 되짚어 보는 인생

김영봉 목사는 미국에서 11년 목회하면서 50여 차례의 장례를 집도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설교 16편이 책에 수록돼 있다.

그는 장례 설교에 최선을 다한다. 누군가의 임종 앞에서 하나님 손길을 강렬히 느끼기도 하고, 무엇보다 장례 설교가 교인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섬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늘 정성스럽게 설교를 준비한다. 가족들에게 고인의 삶을 귀담아듣고 성경 말씀과 함께 엮어내 설교한다.

교인들은 김 목사의 정성스런 설교를 들으며 감사와 위안을 느낀다. 그가 집도한 고인 중에는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도 있다. 비기독인을 위한 설교는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중 '하나님의 품은 넓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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