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새누리당은 8월 9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을 이끌어 갈 새로운 대표를 뽑는다. 후보로 나선 4명 중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인물이 있다. '박근혜의 남자',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이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홍보수석과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야당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 내리 당선하는 기염도 토했다.

승승장구하는 듯했던 이 의원은 6월 30일 세월호 보도 개입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 의원은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특정 뉴스 아이템을 빼거나 다시 녹음해 달라고 하고, 대통령이 KBS를 봤다며 보도 내용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녹취록까지 공개되자, 이 의원은 "지나쳤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뉴스앤조이>는 이정현 의원과의 인터뷰를 추진했다. 이 의원은 21년째 교회에 다니고 있는 안수집사다. 이 의원 측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대면 인터뷰는 어렵고, 서면 인터뷰만 가능하다고 알려 왔다. <뉴스앤조이>는 8월 5일 질문지를 발송했고, 이 의원은 8일 답변서를 보내 왔다. 세월호 보도 개입에 대한 입장을 포함,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 당 대표에 도전하는 포부가 담겨있다.

이 의원은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에 대해 "언론 홍보 담당자로서 먼저 구조하고, 추후 시시비비를 가리도록 (KBS 보도국장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활동 기한을 놓고 정부와 대립 중인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와 관련해 "국민 상식으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며 안보를 튼튼히 하고,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치를 확립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이정현 의원(새누리당)이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이정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 가치를 지키겠다"며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정작 국민은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과 사고가 닥치면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겠다"는 말이 과연 통할지 의문이다.

세월호 사건은 너무도 안타깝고 아쉽다. 국가와 정부의 최고 최대 임무는 국민을 잘살게 하고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다. 우리 같이 미사일과 핵을 무차별적으로 개발하고 시험하는 적을 코앞에 두고 있는 나라에서 안보가 튼튼해야 함은 필연이다. 다만 안전 문제는 법치 확립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고 본다. 초고속으로 산업화의 길을 달려오다 보니 너무나 허술한 시설, 관행, 법 집행이 많다. 바로 세워 보겠다.

- KBS 세월호 보도 개입 문제로 물의를 빚었다. 8월 4일 순천 시민단체들로부터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많은 생명이 경각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들을 구조하는 총지휘권은 해경에 있었다. 한 순간 한 순간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언론 쪽 책임을 지고 있는 홍보 담당자로서 우선 구조하고 추후 시시비비를 가리도록 협조 요청했다. 나 말고 지금의 야당 아니 그 어떤 단체, 어떤 사람도 '생명 구하는 것이 우선이냐', '구조 과정에서 시시비비에 대해 지휘부가 해명·변명하는 것이 우선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 대부분 전자가 우선이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그 심정, 그 자세로 협조 요청을 했다.

- 현재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한을 놓고 정부와 여당, 야당이 대립하고 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정부 방침대로 특조위 활동은 끝났다고 보는가.

모든 문제를 당내 활발한 토론을 통해 공론화시켜 결정할 것이다. 이 문제는 국민 상식으로 판단하겠다. 일반 국민이 어떻게 보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 자타공인 '친박'으로 통한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도 역임했는데,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임기 5년의 대통령이 3년 7개월째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부 평가는 임기를 마치고 추진했던 일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을 때 그 일이 잘했다 못했다 평가가 나올 것이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대형 국책 사업 추진에 집착하지 않고, 오랫동안 쌓였던 비정상들을 정상화시켜야 길게 봤을 때 지속 가능한 나라가 된다고 판단한다. 정상화 추진에 상당히 진력하는 것 같다. 평가는 유보하겠다.

- 좌우명이 '대공심 대공심(大空心 大公心)'이라고 들었다. 크게 비워야 크게 공공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뜻인데, 당대표가 되면 어떤 정치를 펼쳐 나갈 생각인가.

당 대표가 되면 노아가 방주를 짓는 마음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닥쳐올 큰 어려움을 차분하고 치밀하게 준비할 것이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라면 모든 안주하던 평안을 내려놓고 명령하신대로 미지의 창조를 위해 길을 나설 것이다. 정치 혁명의 먼 길을 나설 것이다. 야곱처럼 인내하고 믿음으로 때를 기다릴 것이다. 요셉처럼 지혜로운 지도자가 되어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과 대한민국 가치를 지켜 낼 것이다. 부족하지만 모세처럼 대한민국 국민이 빠져나와야 할 패배주의·지역주의·쾌락주의를 벗어나도록 기도하며 행복한 사회를 향해 앞장서 인도하겠다. 여호수아처럼 사심 없이, 싸워야 할 세상의 불평등과 부조리와 맞서 싸우겠다. 다윗과 솔로몬, 다니엘처럼 기도하면서 지혜를 구하겠다. 끊임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찾겠다.

▲ 이정현 의원은 6월 30일 세월호 보도 개입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그는 <뉴스앤조이>와 서면 인터뷰에서 "추후 시시비비를 가리도록 협조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이정현 의원실)

- '정치인'으로 유명하지만, '신앙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신앙인이 부각됐다면, 그것은 진정한 신앙인이 아니지 않을까. 21년째 다니는 서울 상도중앙교회에서 목사님도 교인들도 어떤 누구도 나를 3선 국회의원, 청와대 수석으로 대해 주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변함없이 이정현 안수집사로 대한다. 나 또한 하나님을 내세워 표를 구하거나 정치할 생각은 없다. 세상적으로 너무 부족한 사람이다. 늘 기도와 말씀으로 역경을 극복한다.

- 야당 텃밭이었던 전남 순천에서 내리 두 번 당선됐다.

오직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임했다. 목에 어깨에 힘주지 않고 정치 '쇼' 하지 않고, 진심이면 통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일관성 있게 주민과 함께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 당 대표가 될 경우 지역구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현재 추진 중인 순천대 의과대학과 부속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광양만권 활성화 대책, 경전선 전활화 직선화, 문화 도시 육성 등은 당직이 높아질수록 실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순천시민들께 형언할 수 없이 감사드린다. 특히 하나님을 섬기는 모든 분들께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순천시민이 저를 선택해 주신 일이 얼마나 큰 정치권 변화를 가져 오고 있는지 상상을 다 할 수 없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석, 새누리당이 2석, 국민의당이 23석을 얻는 정치 경쟁 체제가 형성됐다. 경상도도 지역주의가 왕창 무너졌다. 마침내 헌정 이래 최초로 호남 출신 보수 여당 당 대표로까지 나설 수 있다. 정치 혁명이자, 정치 쇄신이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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