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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에게'만' 분노하지 말자
교회 내 지위 불평등을 보자
  • 전세훈 (vision7025@naver.com)
  • 승인 2016.08.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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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업이라는 단체의 '청소년 사역자' 목사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내용이 보도되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다. 네티즌은 '성직자'인 목사의 성적 타락과 기독교에 분노하는 중이다. 라이즈업이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주는 단체였고, 이동현 목사가 '청소년 사역자'로 활동했기 때문에 분노가 배가 되고 있다.

이러한 분노가 이동현 목사와 라이즈업에'만' 가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정확히는 이동현 목사 개인에게만 쏠리는 관심은 '아까운' 것이다. 그에게는 관심 대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인 '지위 불평등'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이동현 사건'은 다시 한 번 교회 내 '젠더 불평등'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다. 젠더 성폭력 문제는 젠더 간 지위 불평등 문제에서 발생한다. 교회 내 젠더 지위는 남성이 '월등'하다. 일례로 몇 개 교단을 제외하고는 여성 성직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여자는 교회 내에서 잠잠해야 한다",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 등의 신앙 교육이 지금까지도 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신학, 신앙적 기반을 통한 교리화는 교회 내 젠더 불평등 문제를 지속시키고 있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표현처럼 이러한 교리적 장치들은 자신의 지위를 '당연시 여기도록' 만들고 있는 셈이다. 교회 내 젠더 불평등은 너무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진다.

젠더 문제와 함께 '목회자-평신도 간 지위 불평등'도 함께 거론이 되어야 한다. 이은선 세종대 교수가 쓴 논문 "교회 내 성폭력 추방과 '성직'의 '비신화화'"에 따르면 교회 내 성폭행은 목회자들에 대한 '맹신'에서 나온다. 지금도 교회에서는 목회자들에 대한 '순종'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다.

세상과 자신을 구분 지으며, 교회 내에서는 무소불위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개신교 목회자다. 목회자 말에 "절대 순종해야 한다"는 '목회자-평신도' 사이의 불평등이 있고, 여기에 기독교 특유의 젠더 불평등 질서가 더해져 버린다. 이렇게 되면 '목회자-여성 평신도' 문제는 철저하게 종속적인 관계가 되어 버린다.

'목회자-여성 평신도'라고 하는 이 특수한 관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은폐 가능성이 더 높은 점 때문이다. 성별 간, 성도와 평신도 간의 불평등 문제가 사실을 왜곡시킬 수 있다. 지난해 교회개혁실천연대가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라는 학술회를 통해서 발표 중 성직자인 가해자를 성도들이 비호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따르면 피해자인 여성들이 "성직자를 유혹했다", "시험에 들게 했다", "교회를 파괴시키려는 사탄이다" 등 강력한 비난이나 배척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목회자들에 의한 성폭력 문제는 수면 위로 드러나기가 더욱 어려운 셈이다. 단순히 목회자라고 하는 사람 자체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는 점이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 교회 내 지위 불평등 문제는 예수의 가르침도, 교회의 전통도 아니다. 예수께서는 복음서에서 예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군중의 수를 표현하는 대목엔 "사람들 가운데 남자가 몇 명"이라는 표현 대신 "사람이 몇 명"이라는 표현이 빈번하다.

당시 사람들에게 여성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남성)을 섬기고 보조하는 '존재 없는 존재'였다. 함께 데리고 다니던 사람들에서도 여성이 존재하였다. 거기다 지금의 평신도를 뜻하는 '라오스'는 '하나님나라의 백성'을 의미하는 뜻이다. 이 의미에서 평신도와 성직자의 구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성직자를 뜻하는 사제(priest)라는 단어 역시 직무 수행과 관련한 단어는 아니었다. 지금의 평신도와 성직자 구분은 제2바티칸공의회 이전 가톨릭교회와 유대교 전통에 가까운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기독교는 이런 제도들에서 나오는 불평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명제는 이미 무시된 지 오래다.    

더 이상 '제2의 이동현'을 낳을 수 있는 교회 내 불평등한 지위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성적으로 깨끗한 성직자도 많다", "남을 정죄하지 말자"라는 의견들이 나오고는 한다. 이는 계속해서 문제를 재발하도록 만드는 생각이다. 교회 내에 있는 목회자-평신도 그리고 남성-여성 사이에 있는 지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문제가 이동현이 처음이라면 모를까, 교회 내 성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의 분노는 "이동현 나쁜 놈"이라는 데서 그치기에는 아깝다. 이동현이 물러난다고 해도 '제2의 이동현'을 나올 수 있다. 지금 분노가 지위 불평등 문제 개선의 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움을 얻은 글들
이은선(2007), 교회 내 성폭력 추방과 '성직'의 '비신화화', <한국 여성신학> 제65호, 10~21쪽
옥한흠(2003), <길>, 국제제자훈련원
"목회자의 강력한 권한, 교회 '성폭력' 은폐 불렀다", <아이굿뉴스>, 2015.05.31
"우리의 여러 시간들", <경향신문>, 201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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