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이 7월 27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특조위 조사 활동 기간은 내년 2월까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조위에 인력이 배치되고 예산을 배정한 건 2015년 8월이라는 것이다. 특조위 조사 활동 기간이 6월 30일까지라는 정부의 주장은 위법이라고 했다.

그는 특조위 조사 활동이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고 했다. 세월호에 철근 400톤이 적재됐다는 사실을 밝혀 냈으며, 광범위한 조사로 피해자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온라인상에서 참사 피해자를 비방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도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특조위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세월호에 적재된 철근과 관련해 해군에 질의했지만 묵묵부답이다. 구 해경 본청도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해수부는 선체 인양 일정 등에 대해 특조위와 논의하지 않는다. 최근 국회 농해수위 소위원회에서는 인양된 선체를 국회 차원에서 조사하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벌써부터 특조위를 배제하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조사 활동 기간 보장을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서겠다며,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전향적인 변화와, 국회의 신속하고 올바른 특별법 개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조사관들이 진실 규명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위원장 개인이 아니라 특조위 조사관들의 심정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 기자회견 후 바로 자리를 편 이석태 위원장. ⓒ뉴스앤조이 구권효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정부는 특조위 조사 활동 보장하라
-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한 단식 농성 돌입 -

4.16 세월호 참사가 발행한 지도 벌써 2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직도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아홉 분의 미수습자는 세월호와 함께 차디찬 바닷속에 있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국민의 열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그날의 아픔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계십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바라는 유가족과 국민들의 요구는 지극히 상식적이자, 당연한 권리입니다. 세월호특별법은 그와 같은 유가족과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제정되었고, 그에 근거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독립된 조사 기구로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이라는 엄중한 책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정부의 특조위 강제 종료는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입니다.

정부는 6월 30일로 특조위 활동 기간이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호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하였고 진상 규명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별정직 일부를 채용함으로써 처음 인적 토대를 갖춘 2015년 7월 27일로부터 이제 정확히 1년이 되었을 뿐이며, 작년 8월 4일 뒤늦게 예산 배정을 받아 조사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물적 준비를 갖춘 때로 보면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세월호특조위가 독립적 조사 기구로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보다는 오히려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들을 해 왔습니다. 정부는 특조위가 작년 1월 1일에 출범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직의 체계와 틀을 규정한 시행령은 5월에 제정하였고, 사업비 항목을 대폭 삭감한 예산은 8월에 들어서야 마지못해 지급하였습니다. 별정직 직원 최고직인 진상규명국장을 끝끝내 임명하지 않아 진상 규명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으며, 19명이나 되는 공무원도 파견하지 않아 조사 활동에 전념해야 할 조사관들이 일반 행정 업무에 과도하게 투입됨으로써 업무 스트레스를 가중시켰습니다. 이러한 갖가지 방해와 어려움 속에서도 조사관들은 각자 맡은 바 직무 수행에 만전을 기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조사관들의 노력의 결과로 특조위는 최근 중요한 성과물 일부를 공개해 오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조사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6월 30일로 특조위 활동 기간이 끝났다고 하면서, 조사 활동을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조사 활동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으며, 조사를 위한 출장비와 조사관들의 급여마저 지급하지 않는 등 조사 의지를 꺾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 각 기관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조사에 불응하는 등 조사 방해와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29명의 파견 공무원 중 12명을 원 소속 기관으로 복귀시키기도 하였습니다. 특조위 조사 활동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것입니다.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해 적극적 행동에 돌입하겠습니다.

미수습자의 수습과 선체 조사를 포함하여 아직 조사해야 할 것이 적지 않게 남아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문을 닫으라는 정부의 위법하고 부당한 요구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특조위 위원장으로서 저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염원하는 유가족과 국민의 요구, 그리고 특별법의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 적극적 행위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저는 지난해 5월, 광화문광장에서 올바른 특별법 시행령의 제정을 정부에 요구하며, 일주일 동안 농성을 한 바 있습니다. 정부의 '조사 방해 활동 중단'과 '특조위 조사 활동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1년 3개월여 만에 다시 이곳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자 합니다. 사무실을 뛰쳐나온 것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염원하는 유가족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고뇌 어린 결단입니다.

유가족들은 매일매일이 재작년 4월 16일에 머물러 있으면서, 고통이 치유되기는커녕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진정한 치유와 위로는 참사의 진상 규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전한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조사 활동 보장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며, 국회에도 신속하고 올바른 특별법 개정을 요구합니다. 이를 위한 국민 여러분들의 큰 성원을 바랍니다. 

2016년 7월 27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이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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