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늘 수고했어. 네 키스 때문에 오늘 XX했어."
"감기 때문에? 감기하고 XX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뉴스타파'가 7월 21일 밤 10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보도한 후, 지금까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이건희', 2위는 '뉴스타파'다.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이유는 보도 내용이 충격적이고 신빙성이 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가 제보받은 영상들은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해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이건희 회장의 얼굴이 정확하게 포착됐다. 또 성매매를 암시하는 이 회장과 젊은 여성 3~4명이 나눈 대화 내용이 나온다. 영상은 이 여성들 중 한 명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찍은 것이었다.

이건희 회장이 여성 한 명 한 명에게 돈 봉투를 주는 모습도 나온다. 이들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다음 예약도 잡혔다. 봐라, 50만 원을 주니까 500만 원씩 받지 않았느냐"라며 "다음에 올 때는 밝은색 원피스를 입고 오라"고 말한다.

▲ 영상에 나온 이건희 회장.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뉴스타파는 영상을 토대로 이곳이 어딘지 추적했다. 그 결과 영상이 찍힌 장소는 이건희 회장 이름으로 되어 있는 서울 삼성동 고급 저택과 김인 삼성SDS 고문 이름으로 전세 계약되어 있는 논현동 고급 빌라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세 계약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김인 고문은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취재진이 등기부 등본 등을 보여 주자 "외국 손님들을 맞을 때 쓰는 빌라인 것 같다. 내가 회사의 대표였으니 내 명의로 하지 않았겠나 싶다"고 말했다. 회사가 전셋값을 지불한 곳에서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가 이뤄진 것이다.

뉴스타파는 영상이 조작된 것은 아닌지 검증하는 절차도 거쳤다. 대학교수 2명을 비롯한 영상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또 영상에 나오는 이건희 회장의 음성과 언론에 노출된 이 회장의 음성을 비교해 '상당히 유사'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영상이 찍힌 경위도 순수하지는 않았다. 뉴스타파가 제보받은 외장 하드에 있는 파일들을 조사해 보니, 이 영상은 두 남성이 이건희 회장에게 불려 간 한 여성과 짜고 여성에게 몰래 촬영을 시킨 것이었다. 두 남성은 영상을 빌미로 삼성 측에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측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그런 영상이 있다는 소문은 알고 있었지만 터무니없어 대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에서 전세를 지불했다고 말했던 김인 고문은 갑자기 "내가 스스로 계약한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실시간 검색어 1위 이건희, 언론들은?

밤사이 언론들은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하며 기사를 쏟아 냈다.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KBS는 22일 0시 20분경 '뉴스타파,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공식 입장 아직 없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그러나 30분 후 이 기사에 접속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이 기사는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기사를 삭제한 것이다.

▲ 기사를 삭제했을 경우 이런 오류가 뜬다. (KBS 홈페이지 갈무리)

의혹이 상당히 짙고 12시간이 넘어가도록 양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2위에 오르고 있는데, <조선>·<중앙>·<동아일보>와 MBC·KBS 등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들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인용 보도조차 내지 않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진정한 언론인으로 추앙받는 손석희 사장이 이끄는 JTBC가 이를 보도할 것인지 여부다. JTBC는 <중앙일보>의 종편 방송이며, <중앙일보>는 창간 당시 삼성의 계열사였다. 지금은 지분이 정리돼 독립돼 있다고는 하지만, JTBC와 <중앙일보>의 회장 홍석현 씨는 이건희 회장의 아내 홍라희 리움 관장의 동생이다.

삼성은 22일 "이건희 회장의 문제로 물의를 빚어 송구하다. 사생활의 문제라서 회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간단한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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