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캠퍼스 안에는 결이 다른 다양한 선교 단체가 공존한다. 이름이 다르듯 주요 관심사와 강점도 다르다. 어떤 단체는 성경, 어떤 단체는 성령 운동, 어떤 단체는 사회문제를 주요 이슈로 삼는다.

<뉴스앤조이>는 급변하는 캠퍼스 환경에서 분투하는 선교 단체를 연속 인터뷰한다. IVF에 이어 캠퍼스·민족·세계 복음화를 모토로 삼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학원사역연구소 윤용호 소장을 만났다.

캠퍼스에서 활동하는 선교 단체 회원 수가 2000년대 들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CCC는 다른 선교 단체와는 다르게 회원 수가 유지·증가하는 모양새다. 기사는 윤 소장과 나눈 이야기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CCC 학원사역연구소 윤용호 소장을 만나 캠퍼스 현실을 들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CCC를 소개해 달라.

CCC는 1951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다. 한국에는 1958년에 들어왔다. CCC는 주님의 지상 명령을 성취하기 위해 존재한다. 캠퍼스 운동으로 시작해 1960년대 말부터는 민족과 세계 복음화에 집중했다. 학생 자발성(SLM·Student Leading Movement)을 중시하고 캠퍼스 전도를 사명으로 여긴다.

- 학원사역연구소 소장이다. 무슨 일을 하는가.

모두 알다시피 대학교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학원사역연구소는 변하는 캠퍼스, 학생들 특징, 트렌드를 읽고 전략을 세우는 일을 한다. 주로 설문 조사를 한다. 신입생들에게는 종교에 관한 내용을, C맨(CCC를 하는 학생을 부르는 말 – 기자 주)에게는 사역을 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 팀 안에서 본인의 역할 등을 질문한다. 설문에 참여한 C맨이 질문지를 통해 본인의 약점과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 학생 자발성을 말하지만 간사들의 개입도 많다는 지적이 있다.

경험과 노하우, 역사를 배제하고 현재를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캠퍼스 사역을 오래 한 사람들에게 그런 힘이 있다. 지금까지 그 기반 위에 사역이 세워져 왔다. 기득권 남용을 피하고 학생들과 연계를 이뤄야 한다. 경험과 연륜 있는 사람들의 지혜를 무시하거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무시하면 양쪽 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균형 있게 가야 한다.

그래서 학생과 간사가 하나로 팀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 상하 구조를 지양할 일이지만 좋은 팀으로 모이면 역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대학가 상황이 좋지 않다고들 한다. 신입생 수도 줄고 점차 공대, 특성화 중심 대학으로 변할 거라고 한다. CCC 사역도 영향을 받고 있나.

지난 10년간 전체 인원 지표를 보면 소폭 상승하고 있다. 2014년 이후로는 소폭 감소를 보인다. 2015년에는 메르스도 있었고, 대학 구조조정이나 신입생 감소 등 교육정책이 변하고 있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큰 틀에서 보면 유지 및 상승 곡선을 그린다. 최근 3년 신입생 비율만 보면 '유지'하고 있다. 2015년 전체 수가 1만 2,000명가량 된다. 여름마다 전국 수련회를 진행하는데, 이때 1학년이 수련회 참가자의 약 35%를 차지한다.

변화될 대학 상황을 예측해 보면 이제 대도시, 특히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개편될 거라고 생각한다. 캠퍼스 사역 간사들은 이 문제를 연구해야 한다. 변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다가갈까 생각한다.

현재 CCC에서 의료·교육·예술·체육계 학생들은 따로 모이고 있다. 각자 자신의 분야를 살릴 수 있는 활동을 한다. 의료봉사를 가거나, MK(선교사 자녀)를 위한 자비량 교육 선교를 나간다. CCC 안에 있는 사역팀과도 만나 디자인 활동을 하는 등 연계 활동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점을 더욱 강화하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중요한 건 변화 상황에 대처하되 우리가 왜 학생 사역을 하느냐, 우리 사명이 무엇이냐는 분명히 해야 하는 것 같다. 사명을 명확하게 확실히 알 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 CCC는 전도법으로 사영리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사영리를 활용한 사영리 큐브, 사영리 샌드 아트 등으로 전도한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내국인 자리를 외국인 유학생이 많이 채우고 있다. 특화된 사역이 있나.

외국인 유학생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미국 대학도 학생이 줄면서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했다. 한국 대학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이쪽에 집중할 것 같다.

CCC에는 외국인 유학생팀이 따로 있다. 서울 수도권에 가장 많이 몰려 있다 보니 이곳을 중심으로 주로 모인다. 영어, 중국어를 하는 간사들이 모임을 진행한다. 자료가 필요하면 해외 CCC와 연결해 각 언어로 된 자료를 받을 수 있다.

- 캠퍼스, 외국인 유학생, 전문 사역팀이 많아서 간사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 간사 현황은 어떤가.

2014년 기준으로 캠퍼스, 선교, 커뮤니티 등에서 간사 1,4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CCC 재정 정책은 자비량이다. 간사들이 사역비, 생활비를 후원으로 충당한다. 간사가 될 때 1순위 장애 요소가 재정 문제다. 신입 간사들은 후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취업 준비생인 경우가 많아 이중고를 겪는다.

이 때문에 CCC에서는 마중물 역할로 신입 간사부터 3년 차 간사까지 정착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챌런지 2020'은 CCC 사역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아 2020년까지 매년 간사 100명을 세우자는 프로젝트다. 신입 간사 30만 원, 2년 차 20만 원, 3년 차 10만 원을 제공하고 있다. 재정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간사들이 후원에 힘쓸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하고, 훈련 코스도 제공한다.

- CCC하면 사영리 전도가 떠오른다. 사영리가 도입된 1970년대와는 많은 게 변했다. 불신자를 전도하는 데 겪는 어려움은 없나.

현재 CCC는 2, 3, 4년제를 포함해 전국 300여 개 대학교에서 활동한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26% 정도가 대학에 들어와서 전도, 여름 수련회를 통해 예수를 영접했다고 한다. 일단 불신자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고민이 된다.

조사해 보면 현재 무종교, 타 종교라고 답한 사람 중에 50%는 교회를 다녀 본 경험이 있다. 복음에 노출되어 있다라기 보다 교회 문화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응답한 경우도 30%는 현재 교회를 안 다니고 있고 예수를 역사적 인물로만 생각한다. 이런 경우도 새 친구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방법론적으로는 1970년부터 현재까지 사영리를 기본 포맷으로 삼는다. 복음을 소개하기에 사영리만큼 잘 정리된 소책자가 없기 때문이다. 전달 방식은 달라졌다. 예전처럼 (관계없이 노방전도 식으로) 직접적으로 복음을 제시하는 건 어렵다. 사람들이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전에는 10명 중 4명이 복음을 듣겠다고 했다면, 이제는 1명 정도 관심을 보인다.

불신자들에게 전도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 보면 '종교 권유' 정도로 생각한다. 아마 불신자들의 삶에 관심 없이 그저 교인 수를 늘리기 위한 전도를 하니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다 보니 대학생들이 복음 자체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 전국 여름 수련회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C맨에게 알리는 학원사역연구소. (사진 제공 윤용호)

- 방식이 바뀌었다고 해도 취업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을 쏟기 어려운, 관태기를 겪는 학생들에게 사영리가 얼마나 어필이 될지는 모르겠다.

동의한다. CCC도 변하는 대학가를 느낀다. 지난번 기사에서 (학생들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설명한 것을 봤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를 해 보면, 늘 '관계'가 관심 분야에 링크돼 있다. 취업, 연애, 여행과 함께 톱 10에 든다. 사람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그런 학생도 있겠지만, 우리가 만나는 학생들은 관계를 필요로 하고 목말라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점을 고려해 우리는 멤버십을 늘리기 위한 전도를 하지 않고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사영리를 기본으로 샌드 아트 사영리, 사영리 큐브, 단편영화를 매개로 한 SF(Short Film) 프로젝트, 캠퍼스 내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 '고민을 들어줍니다' 등 여러 방식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고민을 들어줍니다'에서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내면의 깊은 대화를 나눈다.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대화가 깊어지면 비어 있는 내면을 복음으로 채운다. 이 방식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이 있다. 복음을 제시하기까지가 힘들지만 제시하면 20~25%는 받아들인다. 20~30년 전에도 비율은 유사했다. 한 불신자 학생은 예수를 영접하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들어 주고 관심 가져 주니 고마웠다고 말했다.

- 사회문제는 등지고 전도만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사회참여를 활발히 하는 사람들과 기조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우리가 사회적 아픔에 어떻게 반응할 건가를 생각해 보면, 접근 방식이 다른 거 같다. 기본적으로 예수님이 주신 계명이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여러 방법론에 있을 것이고 그 부분에 강조점이 다르다. CCC 모토가 "한 손에 사랑 한 손에 복음"이다. 한 영혼을 사랑하고 필요와 아픔을 민감하게 반응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면 방법만 다를 뿐이지 그들과 함께 간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CCC가 캠퍼스를 넘어 민족 복음화를 생각하면서, 한국교회와 함께 간다는 모토도 있다. 지역 교회와 연계하는 사역은 무엇이 있는가.

관심 갖는 부분이다. 매년 여름 수련회 끝나고 순례 전도를 간다. 도시를 정하면 미리 갈 교회를 컨텍한다. 가서 복음을 전한다. 교회를 정하면 정기적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거나 농활을 하는 등 한 손에는 사랑, 한 손에는 복음을 실천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작은 교회 돕기 운동을 한다. 함께하기 원하는 교회의 신청을 받고 한 학기에 한 번씩 전도할 수 있는 학생들을 보낸다. 교회와 같이 전도하면서 지역 교회와의 연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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