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운데는 뭐 장차관급도 있고, 저희 교회 판검사가 한 200명 되거든요? 별로 많지 않습니까?(웃음) 저희 당회원들이 3분의 1은 법조인, 3분의 1은 의사, 3분의 1은 교수. 여러분 끝내주죠?(웃음)"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의 과거 발언이 또 회자되고 있다.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는 7월 5일, 2008년 당시 오 목사 설교 영상을 하나 공개했다. 오정현 목사는 설교 중 사랑의교회에 판검사가 200명 가까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설교 시간 중 농담 삼아 한 말이라도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는, 최근 터진 홍만표 변호사의 비리 의혹과 맞물려 사랑의교회도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홍만표 변호사는 사랑의교회 집사이며, 부장검사 시절 사랑의교회가 관여하고 있는 전국검사신우회에 참여한 바 있다.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그가 오정현 목사 소송에도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겨레>는 7월 5일 사랑의교회 법조선교회에 전현직 고위 법조인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2015년 2월 14일 아침 8시 사랑의교회에 오정현 목사, 김회재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 지대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김건수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 등이 모였다. 갱신위를 법적으로 무력하게 할 조치들을 강구했다는 것이다.

현직 차장검사, 부장판사, 게다가 전관예우 의혹을 받고 있는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오정현 목사 소송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증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판검사들이 모여 사랑의교회를 위해 모종의 회의를 했다는 것은, 오정현 목사가 평소 말해 왔던 사랑의교회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오정현 목사는 작년 9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랑의교회를 '6두품 교회'라고 표현했다. 그는 건축 특혜 논란을 부정하면서 "우리 교회는 강남에서 성골이나 진골이 아니라 6두품 교회다.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새 예배당에 입당할 때도 호화스러운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기도로 빈축을 샀다. 그는 입당을 앞둔 2013년 11월, 교회 소식지 <우리>에 '새 예배당은 이런 교회가 되게 하소서'라는 기도문을 발표했다.

"예수님이 찾으셨던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되고, 고통당하는 자들이 주저없이 왕래하기에 문턱이 없는 편안하고 친근한 그런 교회가 되게 하소서."

"산간벽촌의 교인이 성큼성큼 주저 없이 들어와서 찬송과 기도할 수 있는 교회가 되게 하소서."

- 바로잡습니다
<한겨레>와 사랑의교회 간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라 기사 본문에 나온 '로열층'을 '사랑의교회'로 바로잡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