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기도로 연수회 둘째 날을 맞이하는 참석자들 모습. (사진 제공 공동체지도력훈련원)

'공동체지도력훈련원(최철호 목사) 연수회―한국 공동체 교회 한마당'이 7월 4일부터 2박 3일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열렸다. 둘째 날 첫 강의는 '함께 나누는 대화: 더불어 사는 삶을 시작하는 교회 공동체 이야기'였다. 연수회에는 140여 공동체가 참석했는데, 이 중 공동체를 새롭게 이루어 가기 시작한 교회 이야기를 들었다.

▲ 오전에는 더불어 사는 삶을 시작하는 공동체들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사진 제공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첫 발표자로 나선 강광원 목사(서울·포천 섬기는교회)는 2년간 공동체지도력훈련원 목회자·신학생 과정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나눴다. 지체들과 깊이 사귀지 못하고, 서로 목양하는 관계를 놓치고 교회 운영에 급급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교회는 과연 어떤 것인가. 조직 관리나 행정 운영만 잘하면 되는 것인가. 교회는 생명이고 인격체가 아닌가. 어떻게 교회 본질과 공동체성을 살릴 수 있을까."

이예원 목사(원주 새동네교회)는 성경과 신학을 공부할수록 느껴지는 성경과 교회의 괴리 때문에 고뇌가 깊어져 영적으로 고갈되어 목회를 그만둔 적이 있었다. '나'를 중심에 놓지 않고, 하나님나라를 추구할 때 공동체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공동체에서 '할아버지가 되는 것이 뭘까', '요람에서 무덤까지 어떻게 하나님나라의 삶을 살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박근호 목사(광주 그루터기공동체)는 기존 교회 틀 안에서 공동체를 시작하려 했으나, 장로들과 부딪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시행착오 끝에 1년 전쯤 광주에 '그루터기하우스'를 지어 청년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박은희 자매(포항 사랑마을공동체)는 2012년에 유장춘 교수(한동대학교)와 한동대 학생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여러 공동체에서 많은 환대를 받았고, 감사한 마음이 커져 자신도 공동체를 시작한다면 환대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가족과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서 시골에 땅을 사고 직접 집을 짓기도 하였다.

이번 연수회에 참가한 140여 교회 중 부천 새삶공동체와 양평 갓샘공동체도 자신들의 삶을 증언했다. 공동체 시작에 앞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법, 어떻게 공동체를 일궈야 하는지 등 발표자들에게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 오후 첫 시간에는 김영자 씨와 박은희 씨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제공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오후 첫 시간에는 '증언: 강도 만난 이웃'이라는 주제로, 김영자 씨(밀양 송전탑 피해 마을 할머니)와 박은희 씨(세월호 피해 학생 어머니) 이야기를 들었다. 김 씨는 10년간 투쟁했음에도 송전탑은 세워졌다. 송전이 일부 시작된 상황이지만, 농사짓고 살아가던 밀양 상동면에 그대로 살면서 지금까지 마을 지키기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태양광은 설치할 때 원자력보다 많이 들지는 모르지만 만들어 놓으면 공짜다. 그런데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위해서 원자력 세우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우리 세대에서 끝나는 일이면 우리는 농사를 지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기 주머니 이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생각들이 바뀌면 좋겠는데 안 바뀐다."

박은희 씨는 10여 년 전, 안산으로 이사를 가서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었고 지금까지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선체 인양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는 전국 곳곳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길, 있는 자리에서 모든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를 꿈꾼다.

"희생 학생, 생존 학생, 교사, 일반인 희생자, 일반인 생존자 이렇게 300명 좀 안 되는 인원이 (법인에) 모여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고, 매일 하루씩 돌아가면서 밤마다 당직을 선다. 부모들 중 반이 조금 넘는 인원이 배 보상을 신청했고, 반이 좀 안 되는 인원이 배 보상 거부하고 싸우고 있다.

배 보상을 받았을지라도 아이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 진상 규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일이 생기면 그들도 다 나온다. 결정적 순간마다 서로 위로를 받는다. 배 보상을 받았을지언정 진상 규명을 우리와 같이 원하는구나. 그분들은 배 보상을 경제적 이유로, 가치관이 달라서 받기는 했지만 부모로서 부끄럽지 않구나를 서로 확인하는 순간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까지 온 것 같다."

▲ 5일 오후 열린 '주제가 있는 대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철호 목사(공동체지도력훈련원 원장), 이월영 교장(사랑방공동체학교), 윤성모 목사(라파공동체). (사진 제공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오후 둘째 시간은 윤성모 목사(라파공동체)가 '중독 치유와 상담, 공동체 삶과 회복', 이월영 교장(사랑방공동체학교)이 '공동체 자녀 양육과 교육', 최철호 목사(공동체지도력훈련원 원장)가 '제자훈련과 공동체 지도력 양성'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열었다. 한 몸 이루어 살아가는 교회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제였다.

저녁 시간에는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심화 과정에서 공부한 내용을 직장인들, 육아하는 엄마·아빠 등 생활인들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막 수도자들의 삶과 영성', '프란체스코회와 탁발수도 운동', '경건주의 운동 영성과 공동체', '철저한 종교개혁운동 역사와 삶'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 5일 저녁,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심화 과정에서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공동체지도력훈련원)
▲ 청소년들은 '청소년 한마당'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 제공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