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 뮤지션으로 인기 높은 자이언티가 SNS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8월 7일 라이즈업 코리아 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두고 누리꾼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SHOW ME THE MONEY 5' 영상 갈무리)

"#자이언티_불매운동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를 명확하게 차별하는 광신도들의 행사인 '라이즈업 코리아'에서 공연할 예정인 자이언티의 노래를 듣지 않겠습니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7월 2일을 기점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때아닌 '#자이언티_불매운동' 글이 퍼지고 있다. 유명 가수가 청소년 선교 단체에서 주최하는 '라이즈업 코리아' 행사와 함께 묶여 구설에 오른 이유가 뭘까.

라이즈업무브먼트(이동현 대표)는 8월 7일 서울광장에서 라이즈업 코리아 청소년 페스티벌을 연다. 2005년부터 시작된 페스티벌에는 수만 명의 청소년이 참석해 찬양과 기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행사에는 기독 연예인도 참석한다. 작년에는 가수 강균성 씨가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힙합 뮤지션으로 인기 높은 자이언티를 초청했다.

SNS상에서 논란이 된 이유는 라이즈업무브먼트 정체성과 관련 있어 보인다. 글귀 자체만 놓고 봤을 때 라이즈업무브먼트는 성 소수자와 이주 노동자를 차별하는 집단처럼 읽힌다. 이 단체 행사에 자이언티가 참석하는 것을 반대하는 누리꾼들이 글을 복사해 공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각각 120개가 넘는 #자이언티_불매운동 글이 올랐다.

최초로 불매운동 글을 쓴 누리꾼은 라이즈업 코리아를 소개하는 기사와 홍보 영상을 보고, #자이언티_불매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교계 언론이 쓴 '퀴어들이 떠나간 자리, 청소년들이 기도로 채우다'라는 기사와 자체 홍보 영상에 성 소수자와 이주 노동자를 비하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보 영상에 퀴어 축제를 언급하는 동시에 "무너지는 세상"이라는 글귀도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자이언티_불매운동 글 일부에는 <UPKOREA>라는 인터넷 언론사 홈페이지 링크가 첨부돼 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니 "20대 국회는 동성애 조장하는 국가인권위법 제2조 3항 '성적 지향'을 즉각 삭제하라!"는 성명 전문이 떴다. 성명에는 동성애를 허용하면 서구처럼 성적 타락이 심해진다고 나온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83개 시민단체 중에는 '라이즈업코리아운동본부'도 있다.

▲ 7월 2일을 기점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자이언티_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

SNS상에서 벌어지는 논란에 대해 라이즈업무브먼트 이동호 선교사는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설명했다. 이 선교사는 7월 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UPKOREA>와 라이즈업코리아운동본부는 라이즈업무브먼트·라이즈업 코리아와 이름만 비슷할 뿐 무관한 단체다. 일부 네티즌들이 사실관계를 잘 모르고 글을 퍼뜨리는 것 같다. 우리는 반동성애 단체가 아니다"고 말했다.

라이즈업무브먼트는 6월 13일부터 서울광장에서 8월 행사를 위한 새벽 기도회를 하고 있다. 퀴어 문화 축제가 끝나고 난 다음 바로 시작했다. 새벽 기도회가 퀴어 축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선교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200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라이즈업 코리아 행사를 해 오고 있다. 새벽마다 하는 준비 기도회는 행사를 위한 것이다. (퀴어 축제와) 시기가 비슷하다 보니 오해를 사고 있다. 그들을 혐오하거나 공격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 선교사는 퀴어 문화 축제가 열렸던 6월 11일 라이즈업 워십에서 "퀴어 축제가 오늘 있다. 그런 나쁜 XX들. 사역자가 XX라고 해서 죄송하다. 그런데 그놈들은 그렇다. 문제는 뭐냐, 그 더러움을 씻기 위하여 우리는 월요일부터 가서 새벽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선교사는 "기독교적인 차원에서 (동성애는) 당연히 반대한다. 하지만 싸우자는 게 아니다. 우리끼리 조용히 기도하고, 복음에 집중하면 문화적인 부분에서 해결된다는 취지다. 퀴어 축제가 열린 곳에 가서 반대를 하자고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입장을 묻기 위해 자이언티 소속사에 연락했다. 소속사 측은 "행사와 관련해 논란이 있는 줄 몰랐다"고 짧게 말했다. 이동호 선교사는 자이언티는 예정대로 라이즈업 코리아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 퀴어 문화 축제가 열린 6월 11일, 라이즈업무브먼트는 서울 강남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청소년 찬양 집회를 열었다. 찬양을 인도한 이동호 선교사는 "새벽 기도로 퀴어 축제의 더러움을 씻어 내자"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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