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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로님의 탄식
제사장이 타락하면 백정이다
  • 신성남 (canavillage@yahoo.com)
  • 승인 2016.07.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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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광주 지역에 있는 한 보수 교단 소속의 S교회 시무장로에게서 아주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다. 그 교회는 한때 출석 교인이 천 명이 훨씬 넘었던 중형 교회였지만 현재는 그 수가 크게 줄었다. 그래도 매년 어려운 학생들에게 수십만 원을 지원하고, 신학생들에게도 백만 원 정도를 지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에 비해 담임목사의 아들에게는 수천만 원을 지원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교회 돈을 주머니에 있는 돈 갖다 쓰듯 추가로 지출하고, 정작 자기 교인 병문안은 달랑 음료수 1박스 들고 간다고 한다.

게다가 자식에게 교회 세습을 시도하다가 명분상 그게 그리 쉽지 않자 갑자기 거액을 지출하여 미국에 무슨 선교 센터인지를 세우고 목사 아들을 선교사로 보내겠다고 난리를 쳤다.

아니 지금 미국이 정말 한국인 선교사가 절실하게 필요한 나라일까. 만일 이런 사실을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알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물론 우리는 이 순간에도 수많은 선교사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오직 복음을 위해 주야로 수고하며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어떤 경우이든 그분들의 귀한 사역을 함부로 폄하해선 결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제 선교 현장의 실상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30년 전 나는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한국의 장로교 교단이 파송한 한 선교사 가정을 만났는데 그들은 가정부를 2명이나 두며 살고 있었다. 물론 생활이 어려운 현지인을 고용해서 경제적 도움을 주려는 선한 의도로 좋게 이해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불편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개신교 선교사 수는 대략 20만 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중 약 91%가 이미 복음이 들어간 기독교권에서 일하고 있고, 단지 8%가 비기독교권에서 일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가 늘 강조하던 미전도 지역에서 제대로 활동하는 선교사는 겨우 1% 미만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니 여러 나라에 파송된 선교사들 중에 상당수는 그들이 진정 '해외 선교'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외국에서 그냥 '해외 친교'를 하고 있는 건지 영 신뢰가 안 간다는 다소 가혹한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아무튼 요즘 일부 중대형 교회들의 종교적 삽질은 자주 이런 식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장로께서 "이런 교회는 누구를 위한 교회이며 공동체인가요!"라고 탄식하는 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는 교회에서 '담임목사의 연봉 공개'를 촉구하는 등 주요 비리 의혹들에 바른 말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교회는 "다른 교역자들과 비교가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등 궁색한 핑계를 대며 제직들조차 모르게 담임목사 연봉을 숨겼다.

나중에는 소속 교단의 노회에 정식으로 제소까지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노회도 담임목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리어 그 장로는 담임목사 미움만 받고 수시로 예배 도중에 원색적인 공격을 당하고 따돌림을 받았다.

그 설교 발언 중 일부를 여기에 그대로 공개하자면 대충 이렇다.  

- 베드로 사도는 거꾸로 십자가에서 순교하고 바울 사도는 감옥에서 순교했는데 왜 사랑하지 않느냐.
- 까칠하게 군다.
- 성령 충만한 사람은 뒷말하지 않는다.
- 설득하지 마라, A 장로의 교회냐?
- 교회에서 말하지 말라.
-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면 어린아이 같이 유치찬란하다. 포장해서 말해야 한다.
- 왜 아멘하지 않느냐 아멘하지 않는 것은 비난하는 것이다.
- 아멘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다.
-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고장 나 때려 부순 사람이다. 나를 건들지 마라.

소위 개혁 교회 목회자란 위인이 예배당 강단에서 참으로 안하무인이다. 더구나 이건 극히 일부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인들을 바지저고리로 보고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과연 이런 설교도 우리는 '하나님 말씀'으로 받고 순종해야 할까. 맹신을 강요하는 교회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다. 그건 단지 교회의 간판을 도용하고 있는 사교 집단이다. 그 장로는 결국 시무장로직을 사임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개신교 일부는 심한 종교적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소통이 잘 안 된다. 누가 조금이라도 자신들 비리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하면 먼저 겸허히 듣고 잘못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도리어 격하게 반응하며 즉각 '교회 분열자'나 '예배 방해자'로 몰아 버린다. 툭하면 무고한 성도들에게 '이단'이란 말을 남발하며 그 하는 작태가 진짜 사이비와 이단들 뺨칠 정도다.

구약의 제사장은 성전에서 제사를 담당하던 신성한 직분이다. 그런데 그 제사장이 타락하면 제사와 성직은 형식적 위선과 기만이 되고 그들은 먹기를 탐하며 애매히 짐승만 죽이는 도살자로 전락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거룩한 소명을 유기하고 교회의 돈과 교권을 사유화하는 목회는 '도둑질'이며 '신성모독'이다. 그리고 그런 탐욕으로 타락한 직분자는 단지 무고한 양을 잡는 백정이 될 뿐이다.  

그래서인지 일찍이 독일의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가 한 말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정의가 없는 교회는 우상과 같다!"

"성직자들이 자기의 배당금을 어떻게 처리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나는 말하지 않는다. 교회와 건물 등에 배당된 나머지도 필요한 때에는 빈민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이미 충분히 설명했다. 그들의 가슴속에 하나님께 대한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들이 먹고 입는 것이 모두 도둑질한 것, 아니 신성모독 행위에서 온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도 그들은 태연할 수 있느냐고 나는 묻고자 한다." - 장 칼뱅(Jean Calvin), <기독교 강요>(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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