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국가(IS)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인질극은 20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 끝났다. (CNN 뉴스 동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아랍어권 국가들이 테러로 신음하고 있다. 6월 28일 터키 아타튀르크공항 테러를 시작으로 지난 주말 사이 방글라데시 다카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민간인 수백 명이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교가 성월로 지키는 라마단 기간 중 일어난 비극이다.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는 이와 관련 방글라데시기독교교회협의회(데이빗 다스 총무)에게 위로 서신을 보냈다. 교회협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며 힘을 합해 종교가 전쟁과 폭력의 구실이 되는 것을 철저히 배격하자고 했다.

교회협 정의·평화위원회(윤길수 위원장)는 이슬람 문화권의 연이은 테러 소식에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테러에 직면하여'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도 발표했다. 성명서는 '신과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과 파괴를 선동하는 종교 근본주의와 극단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기독교도 학살과 정죄에 참여한 역사가 있다며 이를 회개하고 다른 종교와 함께 종교의 본질인 생명과 평화의 충만함을 이루어 내는 일에 앞장서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테러에 직면하여'

본회는 지난 달 28일의 터키 아타튀르크공항의 민간인 테러, 7월 1일 방글라데시 다카 외교가 식당에서 발생한 테러, 그리고 어제 발생한 바그다드 폭탄 테러의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최근 종교의 이름으로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테러에 직면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신과 종교'의 이름으로 무고한 이들에게 자행되고 있는 살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폭력과 파괴를 선동하고 죽음의 문화를 조장하는 종교적 근본주의와 극단주의를 배격한다.

기독교 역사를 성찰해 볼 때 우리 역시 종교와 신앙을 내세워 수많은 폭력과 학살에 참여하였거나 방관해 왔음을 고백한다. 이러한 죄과에 대한 철저한 자성과 회개만이 폭력의 악순환을 끝내고 이 땅에 생명과 평화, 사랑과 정의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아울러 차별과 혐오, 소외와 배제를 정당화하는 부정의한 사회구조를 바꾸어 내는 일에 헌신하는 것이 파괴와 죽음의 세력에 대항하는 유일한 길임을 믿는다.

본회는 모든 종교가 종교의 본질인 생명과 평화의 충만함을 이루어 내는 일에 앞장서기를 바란다. 이를 위하여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고, 부정의한 사회구조를 개혁하는 일에 헌신하며, 증오에 찬 이웃을 사랑하기 위하여 자신을 끊임없이 비워 내는 영성 운동을 전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구촌에 만연하고 있는 증오와 폭력은 우리 모두를 공멸의 길로 인도할 것이며, 이러한 증오와 폭력은 또 다른 폭력과 혐오로 치유할 수 없다. 오직 정의에 근거한 평화, 비움을 통한 사랑으로만 치유될 것이다. 이러한 사랑과 평화를 품어 내는 종교, 그것이 우리 시대의 희망이다.

2016년 7월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 원 장 윤 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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