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합동 소속 이광복 목사가 쓴 책은 무려 876권이나 된다고 한다. 주로 설교를 모아서 책으로 냈다. 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은 쓴 사람과 28권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진은 6월 21일 자 <국민일보>에 실린 '성경 종말론 특별 세미나' 광고.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6월 21일 자 <국민일보> '미션 라이프' 하단에 눈에 띄는 광고 하나가 실렸다.

'성경 종말론 특별 세미나'가 7월 4일~6일까지 서울 목양교회에서 열린다는 내용이다. 강사 이광복 목사 얼굴 사진 위에는 '세계 최고 권위 종말론 세미나'라는 작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 
'종말론'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게 있다. 바로 이 목사 이력이다.

"국내외 목회자 세미나 및 클리닉 1,410회 인도 (30년간)", "국내외 계시록 종말론 목회자 세미나 13만 1,100여 명 인도 (30년간)", "<성경 종말론> 외 875권 저서 집필."

이광복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이다. 1984년 서울 잠실에 목양교회를 개척했다. 2년 뒤 '흰돌선교센터'를 만들었다. 선교센터를 통해 세미나를 열고, 책도 내고 있다. 교계 일각에서는 '요한계시록' 전문가로 통한다. 광고대로라면 이 목사는 1년에 47회씩 세미나를 개최했고, 평균 92명이 참석한 셈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87권이 아닌 876권을 쓰는 게 가능할까. 혹시 몰라 기네스북을 살펴봤다. 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은 낸 사람은 '마리 포크너'(1903-1973)로 무려 904권을 썼다고 한다. 기록상으로 28권밖에 차이가 안 난다. 계산대로라면 이 목사는 1년에 평균 27.3권의 책을 쓴 셈이다.

한 인터넷 서점에서 이광복 목사 저서를 검색해 봤다. 등록된 책은 21권밖에 나오지 않았다. 주로 '계시록'을 다뤘다. 출판사는 대부분 '흰돌'이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은 <구원의 서정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사람>(2009)으로 나왔다.

▲ 이 목사는 1984년 교회를 개척하고 32년간 목회했다. 이 목사는 800권이 넘는 책을 썼다고 홍보하고 있다. (목양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900권에 가까운 책을 쓴 게 사실인지 궁금했다. 이 목사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닿지 않았다. 대신 교회 장로와 이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흰돌선교센터 사무총장에게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두 사람은, 이 목사가 수백 권의 책을 낸 게 맞다고 주장했다. 책은 설교 모음집에 가깝다고 했다.

"보통 목사님은 새벽 2~3시에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30년 넘게 종말론과 계시록을 연구해 오고 있다. 자필로 원고를 쓴 다음 설교를 한다. 문서·선교 담당 목사가, (이 목사) 설교 녹취를 풀어 책으로 낸다. 책 대부분은 '흰돌'에서 출판한다. (이 목사가) 쉬지 않고 사역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다만 모든 책이 정식으로 등록된 것은 아니다."

32년간 목회해 온 이광복 목사는 6월 19일 은퇴했다. 이 목사 측은 저술 활동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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