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으로 보면 감리회 감독회장은 대한민국 상위 1%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감독회장이 한 해 지출하는 돈은 3억 9,990만 원이다. 2016년 총회실행부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감독회장은 △급여 1억 2,030만 원 △복리 후생비 200만 원을 받고, △업무 추진비 8,200만 원 △여비교통비 7,500만 원 △접대비 2,500만 원 △판공비 1,200만 원을 쓸 수 있다. 여기에 당연직으로 유지재단 이사장이 되어 △업무 추진비 7,560만 원 △여비·교통비 800만 원을 지출할 수 있다.

임기를 다하면 예우도 있다. 감리회 본부는 올해 10월 임기를 마무리하는 전용재 감독회장에게 총 4억 원 상당의 퇴임 예우금을 쓸 것으로 보인다. 감독회장의 연령이 대부분 60세 중후반이고 담임하는 교회도 없기 때문에 노후에 쓸 주택 구입금이다. 주택은 본부 명의로 하되, 이를 현금으로 지급할지 본부가 직접 주택을 구할지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는 중이다. 

차기 감리회 수장 하마평에 오르는 허원배 목사(성은교회)가 감독회장 연봉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허 목사는 6월 24일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회 본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허원배 목사는 차기 감독회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감리회 감독회장은 4년 전임으로, 당선되면 담임하는 교회에서 나와야 한다. 본부에 상근하며 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를 감안해도 연봉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허원배 목사는 "현재 목회자들 평균 급여는 최저생계비 수준이고, 전도사나 미자립 교회 교역자들의 상황은 최저생계비 1/3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근로소득자 중 연봉 1억 3,500만 원 이상은 상위 1%, 연봉 3억 5,000만 원 이상은 상위 0.1%에 해당한다. 교회 지도자가 상위 1%의 생활을 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감독회장 급여는 대한민국 국민 중위 소득(2016년 기준 440만 원) 이하여야 한다 △감독회장 관사는 국민 1인당 평균 주거 면적이 10평(33.5㎡)임을 감안할 때 국민주택(25.7㎡) 규모면 충분하다 △감독회장 전용차는 2000cc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급여 명목을 여러 개로 나누는 '이중 지급'을 금지하고, 업무 추진비 등을 공개해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감리회는 현재 분기마다 내부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를 일반 교인에게 공개하지는 않는다. 허원배 목사는 "지자체장들의 판공비는 사용 내역을 공개하게 돼 있다. 감독회장의 판공비 등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목사는 "차기 감독회장은 취임 즉시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추경 예산을 편성, 앞서 제기한 모든 과제를 먼저 실천하고, 2017년 감리회 입법 의회에서 입법화해 감독회장과 감독직이 희생과 섬김과 봉사의 직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원배 목사는 현 전용재 감독회장이나 특정인을 비판하려고 기자회견을 연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회장 연봉은 전용재 감독회장이 취임하기 전에 결정된 사항이다. 현재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고, 나는 그걸 자료를 통해 정리한 것이다. 누구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감리회 본부 구조 개혁을 위해 제안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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