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사람들은 살면서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할까? 영국의 한 매체는 사람이 80년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일하는 데만 26년을 보낸다고 발표했다. 평생 주어진 시간 중 1/3이 넘는다. 일하며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길지만, 하는 일에 항상 만족하기는 어렵다.

추리소설 작가이자 신학자인 세이어즈 지적처럼 일을 소명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일의 기술>(CUP)은 하나님께 받은 부르심, 천직, 소명을 찾는 여정을 설명한다. 본인에게 딱 맞는 일을 찾는 기술을 알려 준다. 저자 제프 고인스는 말한다.

"이 책의 주제는 소명을 찾는 것이다. 우리의 천직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다. 소명이란 우리가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내 인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해묵은 물음에 대한 답이다." (21쪽)

▲ <일의 기술> / 제프 고인스 지음 / 윤종석 옮김 / CUP 펴냄 / 272쪽 / 1만 3,800원 ⓒ뉴스앤조이 강동석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오스 기니스의 <소명>을 포함, 그간 많은 책에서 다뤘던 것이다. 그러나 <일의 기술은>은 앞서 나온 책들의 이야기를 반복하진 않는다. 각 파트마다 고정관념을 뒤집는 방식을 소개하며 글을 시작한다.

'천직'이라고 하면, 보통 천부적인 재능이 뒷받침되기에 쉽고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 상상한다. 저자 의견은 다르다. 천직일지라도 쉬운 일은 없고 꾸준한 연습과 숙련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대개 소명은 기도 중에 갑자기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프 고인스는 소명은 한 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몇 단계를 통해 발견된다고 지적한다.

"자기 일을 천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진정한 연습에는 고통이 따른다. 시간뿐 아니라 의지적 노력도 필요하다." (99쪽)

저자는 자기 길을 찾은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특징 일곱 가지를 설명한다. △인식 △도제 △연습 △발견 △직업 △숙련 △유산이다. 풀어 설명하자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내면의 소리를 듣고 소명을 발견하되 공동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각 장마다 예화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도 실용적이다.

소명은 오로지 직업을 말하는 것일까?

주목할 만한 점은 저자가 소명을 설명하면서 그 의미를 직업에만 국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강조한다. '포트폴리오 인생'이란 직업을 하나의 활동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복합적 관심사와 활동의 집합체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돈을 벌며 하는 일만 소명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 전반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찰스 핸디의 <비이성의 시대>(21세기북스)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다. 저자는 이 개념을 차용해 △노동 △가정 △놀이 △목적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라고 권한다. 노동은 돈 버는 일, 가정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 놀이는 좋아하는 활동으로 삶의 만족을 높이는 일, 목적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세우는 것을 뜻한다.

저자는 "소명을 단일한 일로 보지 않고 포트폴리오로 보기로 했더니 삶이 전보다 더 조화로워졌고 하는 활동들이 더 의미 있어졌다. 어쩌면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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