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미국장로교(PCUSA) 222차 총회(General Assembly)가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18일(토)부터 시작해 오는 25일까지 계속된다.

전국 172개 노회로부터 파송된 총대들은 1주일간 비지니스와 각 위원회 모임, 전시회, 예배, 선교 여행 등의 활동들을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총회는 여성목사 안수허용 60주년과 첫번째 여성장로 안수 85주년을 기념해 데니스 앤더슨(Denise Anderson)과 잰 에드미스턴(Jan Edmiston) 등 교단 역사상 최초로 두 명의 여성 총회장(Moderator)이 선출돼 화제가 되고 있다.

▲ 교단 역사상 최초로 두 명의 여성 총회장(Moderator)이 선출돼 화제가 된 데니스 앤더슨(Denise Anderson)과 잰 에드미스턴(Jan Edmiston) 목사(사진출처: 미국장로교 홈페이지)

교단 역사상 최연소 총회장으로 선출된 메릴랜드주 유니티장로교회 앤더슨 목사는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 총회장을 선출한 역사적 날이다"고 전했으며, 에드미스턴 총회장은 "우리는 21세기 교회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했다고"고 평했다.

18일(토) 아침 오레곤 컨벤션센터에서 3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개회예배에서 221회 총회장인 히스 라다(Heath Rada) 목사는 '희망은 우리의 소명'(Hope is our calling)이란 주제로 지난 2년간의 임기를 돌아보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다 목사는 지난 총회에서 결정된 '동성결혼 합법화'와 '올랜도 게이클럽'에서 발생한 참사를 언급하며 "우리 교단은 LGBTQ 형제, 자매들을 향한 관심을 통해 차별을 줄일 수 있었다. 사랑과 애정으로 (올랜드 참사와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기독교 선교사의 중대 사안 논의 예정"

한편, 지난 총회에선 '결혼의 정의에 대한 수정'을 통해 동성결혼과 관련한 안건이 집중 논의되었다면, 이번 총회에선 미국 원주민 약탈의 근거가 된 '발견주의 원칙'(Doctrine of Discovery)과 관련한 안건(overture)이 상정돼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견주의 원칙'은 수백년동안 서구 제국주의가 비서구 지역을 점령 및 약탈하는 법적 근거가 된 것으로 '새로 발견되는 땅의 소유권은 발견한 국가에 귀속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번 안건을 상정한 수도노회(National Capital Presbytery)는 ‘발견주의 원칙'은 여전히 미국사회의 원주민 차별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도노회는 상정안을 통해 "1823년 '발견주의 원칙'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해석이 미국법원에서 효력을 발하고 있으며, 여전히 원주민에 대한 차별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라며 "이는 2007년 UN에서  통과된 '원주민 권리선언'(Declaration on the Rights of Indigenous Peoples)에 반하는 조치이다"고 주장했다.

수도노회는 "이번 회기를 통해 '발견주의 원칙'과 단절하고, 이 원칙이 어떻게 원주민들의 땅과 자원들, 그리고 그들의 권리를 약탈해왔는가를 교단 멤버들이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북미 원주민 선교를 계속해온 안맹호 선교사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맞부딪혔을 때 교황은 그 유명한 '인터 체테라'(Inter Caetera Bull)를 마련해줘 제국주의의 침탈을 합법화해 전 세계적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라며, "미국의 영토권에 대한 근거 역시 '발견주의 원칙'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인해 미국 성공회는 2009년 총회를 통해 복음적이지 못한 '발견주의 원칙'과의 단절을 선언했으며, 주요교단들이 연이어 단절을 선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 선교사는 "미국장로교 내에서 원주민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다코타와 볼티모어 노회가 수도노회와 함께 이번 안건을 제안했다”라며 “다른 교단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 문제는 원주민들의 '기숙학교'(Boarding School)문제와 더불어 기독교 선교사의 대전환이 될 수 있는 중대사안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개신교 주류교단으로 '발견주의 원칙'과의 단절을 선언한 교단은 '성공회'(2009), '캐나다 성공회'(2010), '유니테리언'(2011), '세계교회협의회'(WCC, 2012), 연합감리교회(UMC, 2012), '종교친우회'(일명 퀘이커교, 2012), '크리스천교회'(미국과 캐나다, 일명 제자회, 2013), ‘미국연합그리스도교회’(UCC, 2013) 등이 있다.

▲ 수도노회가 상정한 '발견주의 원칙 철회' 안 (사진 출처: 미국장로교 홈페이지)

양재영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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