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교육시민포럼이 6월 18일 미수습자 조은화 양 부모님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세월호 선수 들기가 실패했다. 이유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해양수산부와 인양 업체 상하이샐비지는 예상치 못한 너울성 파도 때문에 선수를 들고 있는 와이어에 하중이 가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JTBC가 입수한 회의록에는, 인양 자문 업체가 아직 선수 들기에 필요한 계산이 끝나지 않았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아직 그곳에 9명의 사람이 있다. 다음 소조기를 기다리느라 인양 일정은 8월로 미뤄졌다. 미수습자 가족은 타들어 가는 마음을 누르고 인양 현장을 빠져나왔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어떤 심정일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광명교육시민포럼(황의진 대표)이 6월 18일 미수습자 가족 간담회를 열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부모님 조남성·이금희 씨가 초청됐다. 시민 30여 명이 미수습자 가족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경기도 광명동에 있는 광명문화의집에 모였다.

▲ 광명시민 30여 명이 미수습자 가족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조남성 씨는 "무엇보다 지금은 상하이샐비지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인양은 배가 뭍으로 나오는 것이다. 일단 배를 올린 다음 여러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아직 배가 올라오지 않았는데 자꾸 부정적인 추측으로 이슈를 만드는 건 좋지 않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히려 그런 거에 속이 상한다. 감시를 하니 어쩌니 해도 작업 주체는 상하이샐비지다. 그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금희 씨도 "선수 들기에 실패했으니 결과적으로 상하이샐비지와 해수부가 잘못한 게 맞다. 하지만 너울성 파도는 바다 속에서 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막을 수가 없다. 이번에 실패했으면 다음에는 계산을 더 잘해서 성공하면 된다.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작업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인양 과정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한다. 누구보다 할 말이 많지만 한마디도 못하고 작업 현장을 나오는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은화 부모님은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 생존자의 아픔은 각각 다르지만, 인양이 되어야 모든 사람이 치유될 수 있다고 했다. 미수습자 가족은 무엇보다 가족을 찾아야 하고, 유가족들도 세월호 선체가 있어야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다. 생존자들도 미수습자를 모두 찾아야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은화 부모님은 "진상 규명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다만 순서대로 가자는 말이다. 인양이 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가족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은화 부모님도, 다윤이 부모님도 건강이 좋지 않지만, 병원에 가는 것도 죄스러워한다. 인양이 진행될수록, 이제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와 영영 못 만날지 모른다는 공포가 뒤엉킨다. 기대와 공포, 미쳐 버릴 것 같은데 기다려야만 하는 비참함. 이금희 씨가 말로 정리되지 않는 심정을 이야기하며 울먹이자 사람들도 함께 울었다.

마지막으로 은화 부모님은 "좋은 날씨와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 달라. 세월호가 온전하게 인양되어서 한 명도 유실되지 않고 아홉 명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아직 세월호에 9명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 간담회에 앞서 아이들이 미수습자 가족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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