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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목사 "세습하려는 목사 끊임없이 불편하게 해야"
3년간의 세습반대운동연대 활동 정리한 <교회 세습 하지 맙시다> 북 콘서트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6.06.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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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습 반대 운동기가 책으로 정리돼 나왔다. 3년 여 운동을 함께한 김동호 목사, 방인성 목사, 배덕만 교수와 김근주 교수가 북 콘서트를 열고 한국교회 세습사를 돌아봤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1. 2013년 9월, 명성교회(김삼환 목사)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98회 총회에서 세습방지법이 만들어졌다. 김동호 목사(높은뜻정의선교회)는 이 사건을 회상하며 세습 반대 운동의 중요한 기점으로 보았다. '신대원 동기'이자 전 총회장으로, 세습을 준비한다고 의심을 사던 김삼환 목사의 교회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2. 2015년 11월, 인천 소재 대형 교회 인천순복음교회는 최성규 목사 후임으로 아들 최용호 목사를 지목한다.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가 최 목사를 찾아 항의하자 최 목사는 도리어 "우리처럼 공정하게 한 곳 없다"며 칭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회 세습을 막기 위해 3년 6개월간 전국을 누비며 활동하던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공동대표 김동호·오세택·백종국) 이야기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세반연은 왕성교회(길자연 원로목사), 성남성결교회(이용규 원로목사)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전직 교단장과 지역 대형 교회들이 세습을 시도할 때마다 나서서, 세상에 이를 알리고 세습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온갖 욕설과 핍박을 받아 가며 세습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세반연이 그간의 기록을 모아 책을 펴냈다. <교회 세습, 하지 맙시다>(홍성사) 출간을 기념하는 북 콘서트가 6월 17일 '한겨레 미디어카페 후'에서 열렸다. 김동호 목사, 방인성 목사, 기록을 집대성한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나서 그간의 활동을 되짚고 교회 세습 반대 운동의 의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교회 세습의 A to Z, 세반연

세반연은 2012년 10월,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의 세습 결정을 철회하라는 피켓 시위를 기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교회들을 찾아다니며 항의하는 것 외에도 세반연은 교단별, 지역별, 유형별 세습 현황을 정리해 공개하고, 각 교회들의 상담을 받고 전국 순회 강연을 여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책의 책임 집필을 맡은 배덕만 교수는 "세습 반대 운동 초기, 한국교회에는 세습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아예없었다.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함께 '왜 세습이 문제인지' 학문적인 접근부터 시작해야 했다"고 말했다. 세습이 정당하다며 제시하는 근거들을 분석해 왜 틀렸는지 성서학, 역사신학, 조직신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비판하면서, 좌담도 열고 포럼도 열고 전국 순회 강연도 열면서 세습의 부당성을 알렸다.

반대 여론이 퍼지면서 세반연은 구체적인 활동에 나섰다. 세습을 시도하는 왕성교회·성남성결교회 등 주요 교회들을 찾아다니며 철회를 촉구하고, 교단들에도 세습방지 법제화를 요구했다. 전국에서 제보를 받아 피해 사례를 종합하고 상담에 나서기도 했다. 2013년부터 2016년 2월까지 세반연이 다룬 세습 사례만 128건이다.

세반연은 이 책을 한국교회 세습 역사를 총망라한 기록적 가치가 있다고 자평한다. 그간 왕성했던 세반연 활동을 시기별로 정리하고 이것이 지니는 신학적 의의를 분석했다. 김동호 목사는 "누군가 '세습을 왜 반대하느냐'고 물을 때 내놓을 수 있는 좋은 교과서이자 무기"라고 평가했고, 김근주 교수는 "세습하려는 교회도 보고 배워야 할 정도로 정리가 잘돼 있다"고 했다.

방인성 목사는 3년간 활동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을 얘기했다. 대형 장로교회 앞에서 시위하던 중 교인들에게 우산으로 찔리고, 내팽개쳐지고 사진기를 빼았겼던 기억, "구약에도 세습이 있었다"고 항의하는 권사들 이야기가 실렸다고 했다. 방인성 목사는 이 책이 한국교회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다. "돈을 사랑한 교회의 부패상, 돈과 명예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아프지만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고 말했다.

세습 반대 운동의 성과 "김삼환 목사 교회에서 세습방지법 가결"

반대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시선도 있지만, 세반연이 거둔 성과는 적지 않다. 세반연 활동과 맞물려 기독교대한감리회를 기점으로 예장통합 등 주요 교단들이 '세습방지법'을 만들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해 '징검다리 세습'까지 막는 '징검다리세습 방지법'도 만들었다.

배덕만 교수는 개교회별 긍정 사례도 발표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홍성교회는 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였다. 이 교회에서 오래 시무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던 송헌빈 목사는 슬하에 4남 2녀가 있었는데, 네 아들이 모두 목사였다. 그렇지만 세습하기는커녕 교회를 떠나면서 사택까지 다 내놓고 교회를 떠났다.

교인들이 나서서 세습을 막아 낸 곳도 있다. 성남 소재 1,000명 규모의 한 장로교회는 2013년 5월, 안수받은 지 1주일 된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목사의 말에 교인들이 들고일어나 세습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

서울 서대문구 한 성결교회 담임목사는 2010년 4월, 자신은 조기 은퇴하고 미국에서 목회하는 아들에게 후임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했다가 장로들이 두 패로 갈라섰다. 분쟁 속에 1,000여 명 교인 중 500명이 떠났다. 남은 교인들 중에서도 반대가 이어지자 결국 세습은 없던 일이 됐고 갈등 끝에 새로운 목사가 부임했다. 반으로 쪼개졌던 장로들은 전 교인이 보는 앞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회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습 반대 운동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대형 교회 목회자인 김동호 목사의 동참이 큰 몫을 했다. 방인성 목사는 "세습 반대 운동 과정에서 대형 교회 목회자와의 협력 경험이 굉장히 낯설지만 중요한 모델"이라면서 이것이 다른 교회 개혁 운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습 방조도 죄…"신발 속 모래처럼 계속 불편하게 만들어야"

몇몇 성과로 자축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아직도 많은 교회가 세습을 시도하거나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반연으로 접수되는 피해 사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동호 목사는 세습에 반대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습하는 목회자 입장에서는 사실 반대 교인들 떼어 내고 싶다. 그러나 죄를 저지르려는 목사 편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지 못한 게 아닌가. 의를 위해서는 핍박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망정 신발 속에 들어간 모래알처럼 끊임없이 불편하게 해야 한다. 목사 편하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 브레이크를 자꾸 걸어야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패널들은 다만 세습 반대 운동이 무언가를 '반대'하는 활동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은퇴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고 싶어했던 모세가 느보산에서 죽은 것처럼, 목회자들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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