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전북 김제에 위치한 100년 역사를 지닌 교회가 내분을 겪고 있다. 해외 선교사로 15년간 활동하다 2012년 9월 부임한 A 목사와 일부 교인 사이의 갈등이다. 교인들은 A 목사의 목회 방식과 재정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교인들은 A 목사가 부임 이후 꾸준히 저주, 사단, 영적 전쟁에 대한 설교로 공포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2012년 9월 9일 첫 설교부터 A 목사 스타일이 드러났다. '여호와는 나의 깃발'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A 목사는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 상황을 어떻게 축복으로 바꿀 것인가를 다뤘다. 그중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단의 특성을 언급했다.

원로장로에게 "후레자식", 설교 시간 '영'에 대한 얘기만

2012년 9월 24일 설교에서는 "이제 영적 전쟁을 자주 이야기할 거다"라고 교인들에게 예고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설교 영상과 설교 녹취본에는, 영적으로 분별하지 않으면 사단에게 이용당하는 사람이 된다는 등 영적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빈번히 등장했다. 한 설교에서 이 주제는 교인들이 싫어해 한국교회가 잘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이어졌다. 처음 교회 와서 40일 작정 기도를 하는데, 한 교인에게 "교회 안에 소독을 했느냐? 이상한 냄새가 나서 기도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새벽·수요·주일 예배 때는 교인들이 앉아 있는 자리를 향해 사탄이 앉아 있다,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고 말했다.

설교는 일부 교인의 반발을 샀다. 아무개 원로장로(84)는 설교 시간, 기도회 시간에 A 목사에게 반발했다. A 목사는 새벽 예배 때 원로장로에게 "후레자식"이라고 소리쳤다. 한 교인이 A 목사에게 목사님이 욕하면 어떡하느냐고 따지자 "성령님이 시켰다. 영적으로 보니까 후레자식이었다"고 답했다.

2015년 10월 12일 예배 시간에도 소란이 났다. 평소처럼 마귀와 불순종, 영적 전쟁을 주제로 설교했다. "우리 교회에 미혹의 영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중략) 제가 여러분 겁주기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우리 교회가 얼마나 속아 왔는지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바리새인처럼 꼬투리, 트집 잡으려 하고, 그런 목적으로 질문하는 건 마귀 짓이라고 설교했다.

그때, 원로장로가 소리를 높였다. "과거 (설교한) 사람은 다 죄인이고 당신이 하는 말은 진리냐"고 했다. 주변에서는 "장로님, 참으라", "듣기 싫으면 당신이 나가라"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장로는 "방해하는 게 아니다. 교인 중에 사탄이 있다고 하면, 그 말을 어떤 사람이 (참고 있겠냐)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말했다.

▲ A 목사는 설교 중 원로장로에게 욕설을 날려 교인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목회자와 교인, 엇갈리는 의견

A 목사는 교인들의 문제 제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 교인 의견도 아니고, 자신을 교회에서 쫓아내려는 일부 사람들 이야기라는 것이다. 주축이 되는 인물은 이전에도 다른 목사들을 쫓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놓고 목사 쫓아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A 목사는 목회 방식이나 설교 내용 모두 성령님이 이끄시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회에 필요한 말씀이다", "영적으로 보니 귀신 들린 사람이 있고, 교회가 있는 지역에 우상이 많아 영적 전쟁을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장로들도 자신에게 햇볕 정책으로 교인을 대하라고 권했지만, 하나님, 성령님이 주시는 감동이 있어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설교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교인들에게, 본인이 저지른 부정적인 행동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후레자식" 발언은 해야 했던 말이라고 강변했다. 원로장로도 자기에게 욕을 했고, 원로장로를 하나님 아버지 없는 후레자식으로 판단했다는 말이다. 이후 자신의 태도에 상처받은 사람이 있었을 것 같아 교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교인들은 A 목사의 제왕적인 태도도 문제 삼았다. A 목사가 교회 안에 있는 선교원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고, 선교원의 이사회를 일방적으로 해체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A 목사는 "2014년 4월 13일 이사회를 소집해 해체를 이야기했다. 이사회 회의록은 따로 없고 내 수첩에만 적혀 있다. 이사회에서는 이야기하지 않다가 지금 딴소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례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뉴스앤조이> 조사 결과, 2016년 교회 예산은 2억 6,000만 원이다. 그중 목사가 가져가는 금액은 7,220만 원이다. 총예산 1/4이 넘는 금액이다. A 목사는 사례비로 월 250만 원, 목회 활동비 연 600만 원을 포함해 도서비, 식량비 등을 가져간다. 자녀 교육비 같은 비정기 급여를 제외하면 월 500만 원가량이 고정 급여에 해당한다.

교회 예산을 사정을 잘 아는 아무개 교인은 "전도비 1년 예산이 300만 원이고, 선교비는 따로 책정돼 있지 않다. 큰 교회에서는 목회 활동비 600만 원이 작을지 몰라도 우리 교회는 출석 인원이 200명도 되지 않는다. 김제에서는 큰돈"이라고 했다. 이 교회에서 일하는 파트타임 전도사는 보너스 포함 월 75만 원을 받는다.

A 목사는 이 부분에 대해 "처음 왔을 때 월 180만 원을 받았다. 생활비를 현실화해 달라고 했다. 목회 활동비도 월 20만 원이었고, 나머지는 심방 헌금, 부흥회비에서 충당하는 시스템이었다. 심방 헌금을 받는 게 이상해서 목회 활동비를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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