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면 미국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깊은 인식을 가지고 이해하기를, 우리의 사람들, 즉 흑인, 백인, 라티노, 아시아계 미국인들, 동성애자들, 이성애자들, 남성들이나 여성들,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들, 미국에 올 사람들을 함께함으로 이끌어, 항상 우리를 분열하는 것을 '이겨 낼'(trump)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로 지지해 주며 서로 도와줄 때가 우리에게 최선입니다. 내가 당신을 위해 그곳에 존재하며, 당신이 나를 위해 그곳에 존재할 때, 우리가 서로의 자녀들을 위해 그곳에 존재할 때, 바로 그 '함께함'의 인식이 항상 이기주의를 '이겨 냅니다'(trump). 무엇보다도,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킬 것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사랑이 증오를 '이겨 낼'(trump)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영상 바로 가기)

버니 샌더스는 짧은 명연설에서 'Trump'(도박에서 이기다)라는 단어, 즉 트럼프의 증오주의와 분열주의를 극복하리라는 뜻으로 'triumph'와 유사어를 연상 화법을 사용했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되풀이한 연설이다. 샌더스는 트럼프로 형상화된 미국 배타주의(American apartheid) 에 직격탄을 날리며, 아름다운 언어유희로 트럼프의 미국식 증오주의와 이기주의는 이미 미국인들에게 설 자리가 없음을 선포했다.

이 짧은 연설 속에 인종차별과 이민 노동력을 착취하며 미국식 우월주의로 성장해 온 미국의 흑역사와 그에 반발하여 인간 존엄성과 평등한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미국식 자유주의 역사가 함축되어 있다. 미국의 이 두 반대 세력은 때로는 남과 북으로, 보수 기독교와 진보 기독교, 혹은 기독교 이신론,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서로 갈등하며 대립해 왔지만, 이제 트럼프로 대변되어 온 미국 배타주의가 이기적이고 증오주의적인 낡은 가치로 역사에서 퇴보되고 있음을 샌더스의 대선 돌풍이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신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분리와 혐오, 정당한가?

샌더스 연설은 또한 명설교에서 얻을 수 있는 가르침을 기독인들에게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나라를 현실 국가에 세워 보겠다던 미국 청교도들은 그것이 오히려 개신교 본질적 정신인 개인 신앙의 자유와 모순된 신기루임을 일찌감치 깨닫고, 국가정책으로 종교의자유를 표방하며 자신들의 기독교 보수 가치를 사회도덕법으로 만들어 국가와 사회를 통제하려고 끊임없이 정치 우파 기득권 세력을 형성해 왔다.

기독교 보수 가치에 도전하는 사회 구성원들을 약화하기 위해, 그리고 타 종교 이민자들과 미국 원주민들, 흑인 노예들에게 자행한 자신들의 악행을 무마하기 위해 피부색과 신앙과 성, 가족 구성, 전통 양식이 다르다는 것을 타자화하며 분리하였다. 기독교 신앙의 이름으로 흑인, 미국 원주민들, 소수 이민자들을 저주·혐오하며 하나님 이름으로 심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한국 보수 기독교 세력은 흑인, 미국 원주민들에게 행했던 혐오와 저주를 공산주의자들, 낙태 찬성자들, 동성애 지지자들, 진화론자들에게 똑같이 적용하며 혐오와 분리주의를 양분으로 정치적 세력을 배양하고 집결하려고 했던 미국 보수 기독교 역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기독교 이름으로 분리주의, 혐오주의를 외치면서 정치 이익 세력을 집결하려는 한국 보수 기독교 세력은 이미 구시대 가치로 몰락하고 있는 미국 보수 기독교 정치 세력과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된 트럼프 현상으로 마지막으로 발악하는 미국 분리주의가 성경의 복음과 얼마나 모순된 이기주의, 혐오 사상에 지나지 않은지를 샌더스의 연설로 깨달아야 되지 않을까.

누가 복음적인가?

미국의 복음적 자유와 평등과 사랑은 역설적으로 초기 청교도 이민자들 사회에서 꽃피운 것이 아니다. 조지 휫필드나 찰스 피니의 대각성 운동들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소수민족인 미국 흑인 사회 기독교 시민운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실현된 1950~1960년대 시민권 운동(The Civil Rights Movement)으로 미국 사회에 이루어진다.

로자 파크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존 루이스, 앤드류 영, 제시 잭슨, 엘라 베이커, 파니 루 해머 등 걸출한 기독교 시민운동 리더들이 결집한 시민운동가들은 비폭력, 평화, 사랑과 용서 실천을 무기로 삼고 있다.

이들은 인종차별법인 짐크로우법(Jim Crow laws) 철폐와 참정권, 평등한 교육과 취업 기회 보장을 위해 기독교 극우파인 쿠클럭스클랜(Ku Klux Klan)의 무자비한 테러와 경찰의 무력 진압에 맞서며, 미국 사회악을 치유를 위해 "미국의 정신을 구속하기", "우리는 마침내 이겨 내리라" ("To Redeem the Soul of America", "We shall overcome")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사회 운동을 이끌어 미국 증오주의와 분리주의를 이겨 내고, 마침내 평등한 참정권과 인종차별을 금하는 민주 시민사회를 이루어 낸다.

바로 이 시민권 운동의 대학생 시민운동가로서 정치 사회참여에 첫발을 내민 샌더스는 시카고대학 재학 시절 시민권 운동 주축 단체인 인종평등회의(The Congress of Racial Equality, CORE)와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The Student Nonviolent Coordinating Committee, SNCC) 간부로서 활동했다. 샌더스는 이 같은 이력을 쌓아 온 만큼 트럼프의 미국식 우월주의, 혐오주의, 분리주의에 종말을 선포한다.

미국 보수 기독교의 적극적 지지로 성장한 미국 인종차별주의와 소수자 혐오주의는 이미 낡은 가치로, 현대 시민사회에 설 자리가 없음을 분명히 해 주고 있다. 불법 이민노동자들, 성 소수자들, 비기독교인들에게 막말을 퍼부으며 인기를 얻은 트럼프와 인종, 출신 나라, 성 정체성, 성별, 종교의 벽을 넘어 우리가 서로 도와주고 사랑할 때 미국은 최선이고 사랑과 용서가 미국의 분리주의와 증오를 이겨 낼 것이라 말하는 샌더스, 둘 중 누가 '복음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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