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번 사건은 서울메트로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동환경의 구조적 병폐라 할 수 있다. 이미 성수역, 강남역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우리의 문제였다."

▲ 5월 28일 구의역 안전문을 수리하던 19살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목정평은 이번 사고를 사회구조적 병폐로 규정했다. 반복되는 사고 앞에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 놓인 추모의 글. ⓒ뉴스앤조이 심규원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가 5월 28일 서울 구의역에서 작업 중 목숨을 잃은 19살 청년과 관련해 논평을 발표했다.

목정평은 19살 청년의 죽음이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노동을 강요받았고,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2인 1조' 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소중한 생명이 죽임당하지 않도록, 하청의 재하청 최저 입찰로 이어지는 구조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했다.

비단 서울메트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목정평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동환경의 구조적 병폐를 지적했다. 앞서 같은 사고가 반복해 일어났음에도,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은 '우리'의 문제라고 했다. 목정평은 19살 청년과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명명백백한 조사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

19살 청년의 죽임을 마주하며…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생명이 이 땅에 이뤄지길 소망해 온 우리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지난 5월 28일 구의역에서 혼자 안전문을 고치다 죽임을 당한 19살 청년의 사고 소식에 침통을 금할 수 없다. 밥 먹을 시간조차 없어 컵라면과 수저를 가방에 넣어 다니며 짬짬이 배를 채우려 했던 19살 청년은 그 마저도 먹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갔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더 죽임을 당해야 안전한 사회, 생명이 소중한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사고는 서울메트로의 비용 절감과 이익 창출을 위해 하청에 재하청, 최저 입찰로 이루어진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했다. 19살의 청년은 배를 곯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의 노동을 강요받았으며, 인력 부족을 핑계로 2인 1조의 수칙마저 무시당한 채 생명을 담보로 하는 노동까지 강요받았다.

어쩌면 이번 사건은 서울메트로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동환경의 구조적 병폐라 할 수 있다. 이미 성수역, 강남역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우리의 문제였다. 19살 청년의 죽음 앞에 책임을 통감하기보다 죽임당한 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서울메트로와 일부 언론에 우리는 분노한다.

더 이상 자본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이 죽임을 당하는 일들은 멈추어야 한다. 하청의 재하청, 최저 입찰의 구조를 중단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자본으로부터 더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사고가 발생한 역사 하청에 대한 조사를 명명백백히 하여 책임자를 처벌하고 상시 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자본의 노예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이 땅, 19살 청년의 삶을 앗아 가 버린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가 임재하시기를 바라며 19살 청년의 영혼과 유가족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다.

이 땅에 주님의 나라를 이루어 주소서!

2016년 6월 2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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