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시간강사 수업 폐지로 논란을 빚은 총신대학교가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성차별', '여성 탄압'이라는 주장에 총신대 교무지원처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총신대학교(총신대·김영우 총장)가 여성 시간강사 수업 취소 문제와 관련해 뒤늦게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총신대는 2016년 1학기 강의를 앞두고, 여성 시간강사 2명에게 배정된 강의가 취소됐다고 갑자기 통보했다. '성차별', '여성 탄압'이라는 당사자들 주장에 학교 당국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뉴스앤조이>는 2월 24일 "여성 안수 허용해 달라고? 강의하지 마!"라는 기사에서 총신대학교(총신대·김영우 총장) 여성 시간강사 수업 취소 문제를 보도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들은 지난해 여동문회 송년회 예배에서 나온 기도가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아무개 강사가 "총신에서도 여성 안수의 길을 열어 달라"고 기도하자, 설교자로 나선 김영우 총장은 "개혁주의 신학에서 여성 안수는 안 된다", "여성 안수라는 보루가 무너지면 성경적 신앙의 보루가 무너진다"며 여성 안수 반대 설교를 했다.

당사자들은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학교 당국은 부인했다.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무처 관계자는 강사 교체는 여성 안수 기도와 관련 없고, 전임교원 비율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시간강사 강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김 총장 자신은 시간강사 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총신대 정관에는 총장이 직접 비전임교원 인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강호숙 박사는 수업이 폐강된 것과 관련해 두 번에 걸쳐 김 총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공개 사과도 요청했다. 학교 안에 편만한 성차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했지만, 김 총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총신대 신학과 학생들도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신학과 학생회는 3월 17일 정기총회에서, 강 박사의 내용증명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갑자기 폐강 통보받은 교수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두 강사 외에도 총 8번 수강 편람이 바뀌었지만, 학교 당국의 공지나 해명은 없었다. 

"여성 탄압 주장, 사실무근"

▲ 교무지원처가 신학과 학생회에 보낸 '여성 시간강사에 대한 학교 측의 부당 해고와 관련된 답변'.

학교는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지 약 2달 만에 답변을 내놓았다. 총신대 교무지원처는 5월 11일 '여성 시간강사에 대한 학교 측의 부당 해고와 관련된 답변'에서 강호숙 박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답변이 늦어진 것도 강 박사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학과 학생회) 요청 사항에 대한 답변이 늦어진 점은 강호숙 씨가 본인의 신학과 신앙의 부모와 같은 우리 대학을 상대로 각종 언론과 정부기관, 노동위원회를 통하여 본인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점이 명확하고, 학교의 답변을 역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인함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강 박사는 부당 해고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강의계획서까지 올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폐강 조치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무처는 '관례'와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부당 해고 주장의 법적 쟁점은 강호숙 본인은 2016년 1학기 강의계획서를 학교의 요청대로 1월 20일 입력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 계획과 강사 선정에 관한 것은 교양교육과정위원회를 통해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며, 시점이 쟁점이 될 수는 있지만 관례에 따른 것입니다.

또한, 대학 시간강사에 관한 규정 제3조(해촉)에 따르면, 시간강사가 연속하여 3년, 통산 5년 이상 계속하면 해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바 강호숙 강사는 2009년부터 시간강사를 하였으므로 이미 동 기간을 초월(통산 7년)하였습니다."

총신대 교무처는 여성 탄압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강의를 폐지한 실질적인 사유가 '성차별'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했다. 다만, 강 박사가 제기하는 여성 안수는 교단 차원의 문제이며, 학교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강호숙 박사는 교무지원처 답변에 하나하나 반박했다. (사진 제공 강호숙)

강호숙 박사는 6월 1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무처 답변서에 들어 있는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답변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처사나 다름없다. 1월 30일 강의계획서를 제출했는데, 2월 중순 강의가 폐지됐다고 통보받았다. 학교 한 관계자는 '김영우 총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얘기해 줬다. 교무처 답변서에는 '관례'라고 나와 있는데, 이런 '관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강사 규정도 마찬가지다. 교무처는 3년 또는 5년이 되는 시점에 강사를 해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나는 여기에 저촉되지 않는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1학기만 강의했다. 실제로 강의한 기간은 3.5년밖에 안 된다. 총장 지시를 받은 학교 당국이 '규정'을 핑계로 제지를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차별'과 '여성 탄압'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강 박사는 "남자들과 똑같이 총신대 나오고 박사과정 밟아도 여자는 신학과 교수로 채용되지 못한다. 심지어 신대원 강사는 전부 '남자'다. 학교가 말하는 '성차별'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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