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와 차별이 이슈인 요즘,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복교연‧강경민 상임대표)가 '창조질서 역행하는 21세기판 여성 차별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은 보수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을 향하고 있다.

복교연은 예장합동과 평양노회가 여성 교인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해 온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의 목사 자격을 박탈하고, 공교회의 거룩성과 공의로움을 공포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여성 목사 안수를 비롯해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교회를 상대로도 권면했다.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에서 보이는 노골적인 여성 차별과 비하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깊은 성찰과 책임 있는 행동이 시작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창조질서 역행하는 21세기판 여성 차별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지난 5월 1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삼일교회(송태근 목사)가 전병욱 목사를 상대로 낸 전별금 반환 소송에서 전 목사 성 중독 치료 조건 및 성추행 사실 등의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냈다. 물론 이 판결은 전 목사의 불법행위 자체에 대한 무죄판결은 아니지만, 교회 내에서 상습적 성범죄를 일으켜도 압도적 지위를 갖고 있는 남성 목사가 이를 전면 은폐하려 하면, 교계도, 사회도 이를 적극적으로 바로잡을 의지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사례가 되어 통탄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기독교계의 노골적인 여성 차별과 무시의 처사는 강력한 신학적 편견으로 무장되어 있다. 10여 년 전 현직 총회장의 '여성 기저귀 발언'에서 보이듯 여성의 목사 안수는 성경이 금하는 반성경적 행위라는 태도를 고수하며 예장합동 교단은 기독교계의 여성 차별 행태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2월 14일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 송년 예배에서 총신대 김영우 총장은 여성 목사 안수를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설교하는가 하면, 총신대학교는 여성 목사 안수를 강력히 주장해 왔던 여성 강사의 수업을 개강 직전 폐강시켰고, 또 다른 여성학 강사도 강의에서 배제시켰다.

급기야 지난 5월 17일에는 강남역 한복판에서 '여성 혐오'의 이유만으로 버젓이 한 여성이 살해당하는 참극까지 발생했고, 이어 5월 25일에도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한 남성이 두 명의 여성을 이유 없이 각목으로 폭행하는 일이 일어났다. 우리 사회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차별과 불이익을 당해 온 관행이 더욱 일상화되어 가고 있는 증거다.

이러한 일들은 각각 별개로 일어난 우발적 사안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서로 돕는 배필로 만드신 여성을 인격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차별하고, 무시해 온 관행들이 21세기 문명 시대에도 얼마나 굳게 뿌리내려 있는가를 깨우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 일부 기독교계에서는 이러한 부당한 차별과 멸시를 부끄럽게도 성경을 끌어대며 정당화하고 있어 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하나님나라 의로부터 심각히 탈선해 있는 한국 기독교의 참회와 한국교회의 건강한 회복을 위한 연합을 목적으로 2014년 출범한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은 다음과 같이 우리의 주장을 천명한다.

첫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박무용 총회장) 교단과 산하 평양노회는 자기 교회 여성 성도를 오랜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성추행해 온 전병욱 씨의 목사 자격을 박탈하여 공교회의 거룩성과 공의로움을 만천하에 공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둘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과 산하 총신대학교(김영우 총장)는 시대를 역행하는 아전인수식 성경 해석으로 여성 비하, 차별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여성 목사 안수를 비롯해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허심탄회한 신학적 논의를 즉각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한국교회는 이번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에서 보이는 노골적인 여성 차별과 비하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깊은 성찰과 책임 있는 행동이 시작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6년 5월 30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상임대표 강경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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