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를 무너뜨리는 법을 어떤 사람이 밀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기도할 수 있다. (중략) 정부의 차별금지법 입법 배경에는 유엔 사무총장이 있다. 지속적으로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공식 서한을 보내고, 이것을 통과시키지 않는 '내 조국 대한민국이 수치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서초구 갑)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판했다. 동성애 반대 운동에 앞장서 온 이 의원이 공개 강연에서 반 총장을 직접 언급하며 비판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5월 3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한국교회 다음 세대를 위한 차별금지법(동성애옹호법) 반대' 포럼에서 강사로 나섰다. 5월 30일 20대 국회 개원 후, 이 의원의 첫 공식 일정으로 알려졌다.

"유엔 사무총장이 차별금지법 제정 '압박'"

부축을 받으며 강단에 힘겹게 오른 이 의원은 '차별급지법 입법 시도 사례 및 입법 진행 상황'이란 주제로 20분가량 강의했다. 포럼 사회자는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이 의원이) 큰 부상을 당했는데도 포럼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하나님나라를 무너뜨리는 법으로 규정하고, 반기문 총장을 배후 인물로 지목했다. 2011년부터 유엔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압박해 온 정황과 박근혜 정부가 140개 국정 과제에 관련 법을 포함시킨 내용 등을 근거로 들었다.

"유엔은 대한민국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수차례 권고했다. 2011년, 2012년, 2013년, 2015년. (중략) 이 기간 유엔 사무총장이 누군지 잘 알 것이다. 사무총장이 제일 이 일을 압박하고 있다."

이 의원은 반기문 총장을 적극 비판했지만,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2013년 4월 15일 국제회의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한 공식 연설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세계 정상들에게 성 소수자 차별 금지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력히 요구하겠다."

"2013년 4월 30일, '성 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 행동'에 발송한 서면 내용입니다. '저의 모국인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성애는 대개 금기시되고 있다. 아직도 성인인 동성 간의 합의된 사적인 관계가 범죄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걱정이 된다."

"2014년 6월 6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한 기조연설입니다. '올림픽은 인종이나 지역, 성적 성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경쟁할 권리를 보장했다."

"하나님의 사람 법무장관이 '차별금지법' 추진"

황교안 총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황 총리가 법무장관을 역임할 때 상황을 언급했다. 법무부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독 의원들이 법무장관에게 법안 철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차별금지법 추진) 정보를 알고, 법무장관에게 많은 압력을 행사했지만, 이분은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줬다. 결국 기독 의원들이 다른 경로를 통해 이 법이 국회로 넘어오는 것을 막았다."

이 의원은 17대 국회부터 시작된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17대와 18대 국회에서 각각 10명이었던 입법 발의자가, 19대 국회에서 66명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18대 국회 당시 법무부는 '차별금지법제정을위한소위원회'까지 구성했다고 했다.

이번 포럼은 국가조찬기도회 차별금지법대책위원회가 주최했다. 동성애 반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염안섭 원장(수동연세병원)과 이태희 변호사도 강연에 나섰다. 염 원장과 이 변호사는 "동성애는 선천적이지 않고, 치료 가능하며", "하나님의 진리를 벗어나면 다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가조찬기도회 주최한 포럼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이 결의서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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